성령 강림으로 교회가 탄생한 거대한 축일을 지내고
우리 교회는 여지없이 마리아 축일을 또 지냅니다.
성모 마리는 교회의 어머니시라는 축일입니다.
그런데 마리아의 모든 축일과 관련하여 우리가 늘 알아야 하는 것은
마리아 축일을 지내는 것이 마리아를 들어 높이자는 것만 아니고
성모 마리아를 교회 구성원 모두가 본받자는 것인데
이번에는 마리아처럼 교회적인 모성을 본받자는 것입니다.
그런데 교회적인 모성이란 어떤 것입니까?
마리아처럼 교회를 낳고 키우고 살리는 어머니들이 되는 것인데
마리아처럼 교회를 낳고 키우고 살리는 것이란
성령으로 주님을 잉태하고 낳아 기르신 마리아처럼
성령으로 하느님의 자녀들을 낳아 교회에 주는 것입니다.
사실 성령으로 잉태하는 바로 이것 때문에
성령 강림 대축일 바로 다음 날 이 축일을 지내는 것일 겁니다.
성령 강림 대축일을 지냄으로써
성령의 정배가 되고 성령으로 잉태해야지만
하느님의 자녀들을 낳을 수 있고 키울 수 있으며 살릴 수 있습니다.
이 점이 가정 공동체건 수도공동체건 본당 공동체건
요즘 우리 공동체가 뼈저리게 반성해야 할 점입니다.
요즘 우리 가정들이 자녀를 낳긴 낳았는데
하느님 자녀로 낳지도 않고 키우지도 않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된 것이 세상이 그런 세상이 됐기 때문이라고
세상 탓을 할 수도 있지만 그렇게 세상 탓만 한다면
신앙의 부모로서 무책임한 것입니다.
그러므로 신앙의 부모로서 책임을 통감한다면
내 자녀가 하느님 자녀가 아닌 것은 내가 교회적인 부모가 아니기 때문이라고,
교회적인 부모가 아닌 것은 성령의 정배가 아니기 때문이라고 탓을 돌려야 합니다.
다시 말해서 성령으로 자녀를 잉태하고 키우지 않은 탓을 나에게 돌려야 합니다.
그런데 신앙의 부모들이 교회적인 부모가 아닌 것에
우리 수도공동체와 교회 공동체의 책임과 탓도 큽니다.
우리 수도자들과 성직자들이 교회 안에서
교회적인 모성의 본을 마리아처럼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특히 영성(Spirituality)을 산다고 하는 수도자들이
성령(Holy Spirit)의 정배들이 되지 못한 책임이 큽니다.
그러므로 교회의 어머니이신 마리아 축일을 지내며
가정의 부모들이건 수도자들이건 성직자들이건
교회적인 모성을 지니지 못한 우리 자신을 각기 반성하는 한편
교회적 모성을 마리아에게서 본받는 오늘 우리가 되어야겠습니다.
강론하셨는지 비교하면 더욱 풍성한 내용을
알 수 있으리라는 생각으로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