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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백성이 자기네 임금을 세워달라고 사무엘에게 조릅니다.

만군의 하느님이라고 믿고 있는 사무엘에게 이는 개탄스럽고,

그래서 결코 들어줘서는 아니 되는 요구입니다.

 

그러나 주님께서는 의외로 들어주라고 하시며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그들은 사실 너를 배척한 것이 아니라 나를 배척하여,

더 이상 나를 자기네 임금으로 삼지 않으려는 것이다.

 

엘리의 아들들과 이스라엘 백성은 이미 만군의 하느님을 배척했으며,

그래서 전투에서 두 번 패배한 바 있고 실은 이때 만군의 하느님이

아니라 인간을 자기들의 지배자로 세워야겠다고 생각했을 것입니다.

 

그런데 이것이 그때 이스라엘만 그런 것인가? 아닙니다.

이스라엘만 그런 것이 아니라 이스라엘도 그런 것입니다.

 

지금 우리도 그러고 훨씬 더합니다.

신앙인이라고 하면서 우리도 그렇다는 얘기입니다.

 

우리도 새로운 지도자를 뽑을 때마다 실망하거나 희망을 겁니다.

그때마다 저는 실망하지 말라고 하고

특히 희망을 거는 분에게 희망을 그리 크게 걸지 말라고 합니다.

 

저의 인간적인 지론도 그렇고 신앙적인 지론도 그런데

사람을 하느님처럼 믿지 말라는 것입니다.

하느님처럼 인간이 해줄 거라고 믿지 말라는 것입니다.

 

이것은 아시다시피 인간을 믿지 말라는 것이 아닙니다.

사실 우리는 인간도 믿어야 합니다.

 

그래서 저는 제 체험을 바탕으로 믿기로 선택했음을

여러 차례 말씀드린 적이 있지요.

 

그런데 하느님처럼 믿는 것은 하느님만 믿어야 하고,

인간은 인간으로서 믿어야 하며 그것은 믿어주는 것입니다.

 

믿을 수 있고 믿어도 되기 때문이 아니라 다시 말해서

하느님처럼 믿음을 주고 믿음이 가기 때문이 아니라

인간 그 정도로서 곧 그 이상이 아닌 존재로서 믿는 것입니다.

 

인간은 인간의 기대와 희망을 언제나 배신하는 존재입니다.

그러니 50의 선과 50의 악을 지닌 존재로 믿으면 잘 믿는 것이고,

50의 능력과 50의 불능의 존재라고 믿으면 잘 믿는 것입니다.

 

그래야 하는데도 어떤 인간은 정의로운 지도자일 것이라고 믿고,

어떤 인간은 우리를 잘 살게 해줄 것이라고 믿으며 뽑는데 결코,

그렇지 않을 것이며 지금 대통령도 그럴 것이기에 크게 믿을 것 없습니다.

 

그런데 하느님만 믿을 수 있는 분인데 왜 인간은 하느님 대신 인간을

자기의 지도자로 삼으려고 하고 하느님은 배척하는 겁니까?

 

그것은 하느님은 우리가 우리 맘대로 할 수 있는 존재가 아니기 때문이고,

오히려 우리가 절대 순종하고 복종해야 하는 분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하느님을 믿더라도 내가 원하는 대로 해달라고 하거나

아예 내 맘대로 주무를 수 있는 인간을 우리 지도자로 삼는 것입니다.

 

그러나 거듭 말씀드리건대

인간을 하느님처럼 희망을 걸고 믿지 말 것이고,

오직 하느님에게만 희망을 걸고 믿어야겠습니다.

우리가 진정한 신앙인이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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