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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오베르 성당(L'église Notre Dame D'Auvers)(1890)

작가: 빈센트 반 고흐

크기: 켐퍼스 유채 94 x 74cm

소재지 : 프랑스 파리 오르세 미술관




예술가 중에 성인의 칭호를 받는 사람들이 종종있다. 프라 안젤리코(1390-1455)는 도미니코 수도자로서 피렌체의 성 마르코 수도원을 경건한 그림으로 채웠기에 교회는 성인으로 인정했고, 17세기 이태리 시칠리아의 프란치스코 수도자로서 일생 예수님의 십자가만을 조각했던 프라 우밀래(Fra Umile)는 일생을 주님의 십자가상을 조각하면서 그분의 죽음의 고뇌, 잔잔한 미소와 평화로움으로 표현되는 인류를 향한 용서와 자비와 같은 영적 신비주의를 표현해서 복자위에 오르기도 했다.



근래 스페인 바르셀로나에 건축중인 성가정 대성당을 설계 건축 지휘한 안토니오 가우디 (Antonio Gaudi) 역시 이 성당의 준공과 함께 시복될 준비를 하면서 아름다움이 단순한 교회에 필요한 장식 요소가 아니라 하느님의 존재 자체를 증거하는 좋은 조건임을 제시하고 있다.



헌데 이 작품의 작가인 고흐는 교회적 차원에서 볼 때 어디를 보더라도 성인이라고 부르긴 너무 거리가 먼 사람이다.



우선 그는 개신교 신자였고 목사였던 아버지의 영향으로 그도 목사가 되어 성서에 나타난 예수님처럼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의 벗이 되고자 했으나, 제도적인 교회의 부패와 위선에 의해 성직자로서 부적격자라는 판정을 받으며 실망한 그는 목사의 직업을 포기하고 화가로서의 삶을 통해 예수의 삶을 재현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것 역시 쉽지 않았고, 그는 선천성 정신 질환과, 생계를 잇기 위해 자식을 두고 창녀 생활을 하는 여인을 보고 불쌍한 생각이 들어 그녀와 결혼을 결심할 만큼 세상의 상식을 벗어난 그의 생활 태도 때문에 신앙과는 거리가 먼 그런 인간으로 치부되면서 소외된 삶을 살아야 했다.



이런 어려움에 겹쳐 그린 작품들이 한점도 팔리지 않아 물감도 사기 힘드는 비참한 처지였으나 형의 순수하고 맑은 열정을 이해한 동생의 도움으로 미친 듯이 작품에 몰두하다가 너무나 순수한 그의 영혼이 받은 충격으로 귀를 짜르는 충격적인 일을 저지름으로 정신과 병동에서 치료를 받게 되면서 그의 인생은 실패의 막장이 되었다.



그후 요양을 위해 이 마을에 와서 그를 이해해주던 의사였던 가세의 보살핌을 받으며 2개월 남짓 기간에 70여점의 작품을 남길만큼 대단한 작품 활동을 했다. 여기의 생활은 그의 인생의 마지막 시기였으나 그는 이 시기에 자기 일생의 예술 작업의 금자탑을 이루는 시기였으며 양 못지 않게 질에 있어서도 완성의 경지에 있는 작품들을 남겼다.



이 작품은 이 시기에 그 마을에 있던 가톨릭 성당이다. 조그만 시골 성당으로 별 특성이 없는 그런 곳이며 개신교 신자인 그에게 더욱 별 관심 밖의 그런 장소였다. 그러나 그는 개신교 신자로서 목회의 길을 결심하면서 그가 본 개신교 성직자들과 교회에 깊이 들어있는 위선과 거짓에 대한 상처가 이 성당을 바라보면서 상기되어 가톨릭을 향한 비판이 아닌 그리스도교 전체를 향한 질책성을 이 작품을 통해 투사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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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는 이 성당의 앞면이 아니라 제단이 있는 뒷부분을 그렸다. 보통 앞부분을 그리는 것이 정상인데 뒷부분을 그렸고, 여기에서 양쪽으로 난 길들을 붓질을 마구 휘갈리는 것 같은 모습으로 표현하면서 정적인 모습으로 서 있는 성당과 달리 안정감이 없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 겹쳐 아래로부터 그린 모습으로 성당이 땅에 뿌리를 내린 것이 아니라 둥 뜬 모습처럼  드러나고 있다. 회오리처럼 돌아가는 듯 사용된 그의 붓터치와 진하고 선명한 색채감은 그의 그림에 표현주의적 요소를 더하고 있고, 이 색상의 종합적인 조화는 대각선으로 구도를 가르는 성당에 존재감을 더하고 있다.



이것은 교회가 자기 체제 유지를 목표로 예수님의 복음과 실재적으로 거리가 먼 그런 제도나 관례를 우선시함으로서 복음화되어야 할 인간의 현실을 외면하는 것을 표현하고 있다.



제단 부분을 그린 이 성당은 당연스럽게 문이 없기에 사람들로부터 단절된 공간으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성당은 하느님을 만날 수 있는 곳이고 성당 문은 바로 하느님을 찾고자 하는 사람들이 거쳐야할 필수 공간인데, 문이 없다는 것은 사람들의 입장이 불가능한 공간의 상징이 되고 있다



작가는 이 성당을 보면서 자신의 쓰라린 실망을 담은 기억을 재생하게 되었다. 복음을 글자 그대로 순수하고 살고자 하는 자신의 목회자의 길을 차가운 형식과 복음과 거리가 먼 다른 권위의식의 수준을 요구하면서 자신의 목회자로서의 길을 막은 고향 교회가 보였던 충격적 실망의 기억을 하게 되었다.

  

또한 보루나쥬의 탄광촌에서 인생의 어려운 삶을 살고 있는 광부들의 어려움에 동참하면서  복음적 목회자의 삶을 살고자 하는 그에게 목회자로서의 품격을 떨어트리기에 목회자의 자격이 없다는 평가를 내리는 보르나쥬 탄광촌 교회를 생각하며 교회 전체를 암청색으로 그렸다.한마디로 차거운 형식의 위선으로 가득찬 것이 당시 교회의 현실이라는 그의 슬픈 평가였다.



그가 과거 개신교에서 격었던 이런 불쾌하고 슬픈 기억은 바로 이 성당에서 재현되었다.



1890년 그는 정신질환으로 권총 자살을 하게 되자, 가톨릭 지역인 이곳에 개신교회를 찾지 못한 동생 테오와 그의 친구들은 이 성당 본당 신부 테오트릭에게 불쌍한 영혼을 위한 장례식장을 부탁했으나 이 신부는 그가 천주교 신자가 아닌 개신교도인데다 교회가 대죄로 인정하는 자살을 했으니 교회 장례는 불가하다는 판정으로 거절했다.



그의 자살은 윤리적 행위가 아니었고 오늘도 우울증 환자들이 자주 범하는 병의 결과인데 교회의 대변자인 이 사제의 뜻은 자비와 사랑의 하느님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매정 일색이었다.



더욱이 장례식에 필요한 시신을 운반할 상여나 장례 장비의 사용 역시 금지했으나 이 기막힌 딱한 사정을 들은 이웃 본당 신부의 동정으로 겨우 장례식을 치를 수 있었다.



형의 갑작스러운 자살로 경황이 없던 동생 테오는 부고장을 준비하면서 장례식장을 성당으로 해둔 것을 일일이 교정해서 보내야 했고 장례식은 작가가 머물던 하숙집에서 서글프고 비참하게 거행하게 되었다.



그러나 이런 서글프고 실망스런 과정을 거친 작가의 삶의 현장을 그린 이 작품은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명작이 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이 성당을 찾게 되었다.



예수님의 마음으로 살아간 이 영혼은 예수의 어떤 형상도 그리지 않았으나 앞에서 언급한 예술을 통해 성인이 된 이들과 다른 차원의 성인으로 인정받고 있다.



오늘 그토록 착한 영혼을 매정히 대하고 상처를 이 성당은 작가가 이 작품을 그린 후 많은 사람들이 찾는 명소가 되었다. 참으로 역설적인 일이다.



순수한 열정 하나로 복음을 살고자 했던 개신교 영혼이 가톨릭 교회에서도 왕따를 당하게 만든 이 성당으로 상징되는 교회는 오늘 이 작가 덕분에 많은 이들이 찾고 있는 명소가 되었다는 것은  참으로 교회가 보이는 큰 역설의 하나이다.



마르코 복음에서 예수님의 십자가 죽음앞에 제자들도 도망친 처지에 이방인인 백부장을 통해 예수님의 진면모가 드러나는 것을 다음과 같이 전하고 있다.



“이 사람은 참으로 하느님의 아드님이 셨다.”(마르 16,19)



예수님을 너무 순수하게 따르고자 했던 반고흐를 제도적인 교회는 부적격자로 처방을 내렸으나 그의 행적을 지켜본 많은 사람들은 그를 또 다른 형태의 성인으로 받아 들이고 있다. 오늘의 교회가 예수님의 모습을 보이는 교회로 정화되고 탈바꿈하기 위해선 반 고흐를 성인의 차원으로 바라보는 것이 중요한 시도가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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