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사가 방문하고 간 다음
마리아는 엘리사벳을 찾아갑니다.
마리아의 인사를 받고 엘리사벳은 그 인사에 응답합니다.
엘리사벳의 응답 속에서 우리는
놀라운 사실 하나를 발견하게 됩니다.
엘리사벳은 마리아를 가리켜
'내 주님의 어머니'라고 부릅니다.
이 표현 바로 앞의 문장과 연결해서 보면
'내 주님'은 마리아 태중의 아기를 가리킨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즉 엘리사벳은 예수님을 '내 주님'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그녀의 말에서 '주님'이라는 단어는
한 번 더 나옵니다.
그녀의 응답 마지막 부분에
'주님께서 하신 말씀'이라는 표현이 나옵니다.
이 표현은 천사를 통해 하신 말씀으로 이해할 수 있는데
여기에서 주님은 성부 하느님으로 알아들을 수 있습니다.
구약 성경에서는 성부 하느님만 '주님'이라고 불렀습니다.
이것은 물론 유일신 신앙의 영향으로 볼 수 있습니다.
신약 성경에서는, 특히 다른 복음에서
예수님도 '주님'이라고 부르지만
성부 하느님과 성자 예수 그리스도를
바로 이어서 '주님'으로 고백하는 것은
더 나아가 복음의 시작부분에서 그렇게 하는 것은
루카복음만의 특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성부 하느님께만 해당하는 표현으로
성자 예수 그리스도를 부르면서
엘리사벳은 복음의 시작부분에서
그리스도의 신성을 고백합니다.
동시에 마리아를 하느님의 어머니로 부르게 됩니다.
이것은 마리아의 신성을 가리킨다기보다는
하느님의 구원 업적에 함께하는 마리아에 대한
존경과 감사를 드러내는 표현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우리 각자도 신앙 생활을 통해
하느님의 뜻을 이루려고 노력합니다.
물론 그 모습은 서로 다를 수 있지만
하느님과 함께 살아간다는 관점에서는 서로 같으며
이 모습은 더 나아가 마리아의 삶과도 같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하느님의 뜻을 살아가면서
우리도 제2의 마리아, 제3의 마리아로서
마리아가 누린 복을 함께 누릴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