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믿는 하느님은 나에게 어떤 분이신가?
내가 믿는 하느님 상(像)
나의 전부이신 하느님께 드리는 시 (詩)
만 개의 이름으로 나를 채우시는 분
당신은 삼위이시고 일체이시며 나의 영원하신 아버지,
나의 뿌리와 열매여,
당신은 태초부터 나를 창조하시고 부르신 아버지시니,
무너질 듯 위태로운 삶의 경계마다
단단한 기둥으로 서서 나를 보호하셨네.
세상의 무게에 어깨가 꺾일 때도
침묵 속의 엄위로 바른 길을 가리키셨네.
당신은 상처를 덮는 무궁한 어머니시니,
따스한 품으로 안아 모든 눈물을 닦아주셨네.
실패와 죄악의 얼룩 속에서도 버리지 않으시고
다시 일어설 힘을 주는 젖줄이 되셨네.
나의 가장 깊은 외로움까지 어루만지시며
무조건적인 용서로 나를 양육하셨네.
나의 진정한 스승이시여,
나의 빛과 불꽃이여
당신은 어둠을 밝히는 영원한 스승이시니,
어리석음의 장막을 걷어 올리시고 진리를 보이셨네.
세상 지혜의 유한함을 넘어선 깊은 깨달음으로
나의 영혼에 생명의 말씀을 새기셨네.
침묵 속의 가르침으로 존재의 의미를 묻게 하시니,
당신이야말로 길이며 진리이며 생명이시네.
당신은 영혼을 사로잡는 뜨거운 연인이시니,
다른 어떤 것과도 나눌 수 없는
유일한 사랑의 대상.
나를 향한 갈망으로 밤낮없이 기다리시는 분,
가장 친밀한 곳에서 은밀한 언어를 속삭이시네.
내 마음의 보좌에 당신을 모시고 나니,
세상은 시들어도 우리의 사랑은 영원히 타오르네.
친구시며, 동반자시여,
나의 기쁨과 안식이여,
당신은 가장 가까이 계신 신실한 친구시니,
내 모든 솔직한 모습을 있는 그대로 받아주셨네.
거짓 가면을 벗고 맨 얼굴로 마주 앉아
깊은 신뢰 속에서 고독을 나누는 사이.
기쁨의 순간에는 함께 웃고,
슬픔의 순간에는 말없이 옆자리를 지키시는
변치 않는 그림자.
오, 나의 하느님!
당신은 이 모든 이름의 합(合)이시며,
나의 삶에 부족함이 없도록
완벽하게 채우시는 충만(充滿)이시네.
아버지의 권위로 나를 굳게 세우시고,
어머니의 자비로 나를 깊이 품으시며,
스승의 지혜로 나를 깨닫게 하시고,
연인의 사랑으로 나를 불태우시며,
친구의 우정으로 나와 영원히 동행하시네.
만 개의 이름으로 불리우셔도,
결국 당신은 나의 전부이시며,
나의 처음과 마지막이십니다.
오 나의 하느님,
나의 주님,
나의 사랑,
나의 전부시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