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에 대해서 아시는 분은 잘 아실 텐데
제 일생 꿈은 오늘 복음 말씀을 프란치스코 방식으로 사는 것 곧
돌아다니며 일도 하고 복음을 선포하는 것이고 그래서 여러 차례
시도한 바도 있고 안식년이 주어지면 올해 이렇게 지내려고 합니다.
그러나 솔직히 얘기하면 흉내나 조금 내고 시늉이나 하는 것이지,
오늘 주님께서 말씀하시는 것을 똑같이 실천하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왜냐면 두 가지 면에서 오늘 말씀을 제대로 실천하지 못할 것 같기 때문입니다.
첫째로 걸리는 것은 아무것도 가지지 말고 다니라고 하시는데
제가 최소한으로 가지고 다녀도 아무것도 가지지 않고 다니지는 못할 것입니다.
그러므로 아무것도 없이 다니지는 못할지라도 그 정신만은 지녀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 그렇다면 이제 그 정신이란 무엇이겠습니까?
프란치스칸 정신은 다니며 일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바오로 사도의 방식이기도 하지요.
많은 사람이 오해하는데 바오로 사도나 프란치스코가 애긍으로 산 것이 아닙니다.
게으르지 않고 열심히 일해야 하고 일을 해줬는데도 먹을 것을 주지 않을 때
그때 먹을 것을 애긍하라고 하였고 돈은 받지 말라고 하였지요.
그래서 저는 아무것도 없이 다니지는 못하지만 돈 없이 일해서 먹고 살 생각이며
일을 하더라도 돈 벌기 위해서가 아니라 어려운 집을 돕는 차원에서 할 것입니다.
사실 ‘아무것도 없이’ 정신 곧 무소유의 정신이나 가난 정신은
하느님 외에 다른 어느 것에도 의지하지 않으려는 정신이지요.
그러므로 이 정신은 돈이 없으면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아무것이 없어도 하느님만 계시면 다 할 수 있다는 믿음의 정신이요,
바오로 사도 말씀대로 하느님의 도우심으로 무엇이든 하려는 정신입니다.
두 번째로 제가 걸리는 것은 복음 선포입니다.
즐기기 위한 여행이 아니라 복음 선포를 위한 여행이라면
다니며 복음 선포를 해야 하는데 지금까지 경험으로 보면
그렇게 적극적으로 복음 선포를 하지 못할 것 같습니다.
적극적인 복음 선포란 물론 광장에서 외치는 그런 것이 아닙니다.
그렇지만 가능한 한 복음을 말과 행위로 전해야 하는데
저는 말로도 전하려는 그런 적극성이 없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적극성이 없다고 제가 얘기했는데
실은 적극성이 없는 것이 아니라 열성이 없는 것이 아닌지,
열성이 없는 것은 사랑이 없기 때문이 아닌지 반성하는 오늘 저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