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조회 수 6 추천 수 1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오그라든 인생길에 펼쳐진 인생길을 가려면 2

 

상처를 길의 안내자로 받아들이기

인생길이 곧게 펴진다는 것이 고통이 사라진다는 뜻은 아닙니다. 펼쳐진 길로 가려면: 오그라들었던 흔적, 즉 인생의 옹이와 상처를 부끄러워하지 마십시오. 프란치스코 성인의 오상의 상처가 하느님 사랑의 흔적이었듯, 당신의 고단했던 세월도 하느님의 자비가 머물렀던 '사랑의 지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 상처를 긍정할 때 인생길은 비로소 구속 없는 평야가 됩니다.

 

십자가 위에서 활짝 펴진 손

프란치스칸 영성에서 손이 펴지는 모델은 십자가 위의 그리스도입니다. 예수님은 십자가 위에서 손을 오그려 고통을 피하지 않으셨습니다. 오히려 손바닥을 완전히 드러내어 못 박히심으로써, 인간이 가질 수 있는 가장 취약한 상태로 '완전한 내어줌'을 실천하셨습니다. 우리의 오그라든 손이 펴진다는 것은, 단순히 근육이 이완되는 것이 아니라 '나를 내어줄 수 있는 존재'로 변모되는 파스카적 신비를 의미합니다.

 

흉터 있는 손의 아름다움

손이 펴진다고 해서 고생의 흔적이나 옹이가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하느님의 사랑으로 펴진 손에는 여전히 오그라들었던 시절의 흔적(흉터)이 남아 있습니다. 그러나 그 흉터는 이제 부끄러움이 아니라, 공감의 도구가 됩니다. "나도 당신처럼 시린 손을 가져보았기에 당신의 추위를 안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만이, 하느님의 자비를 건네주는 '귀한 존재'로서 진정한 사명을 수행하게 됩니다. "오그라든 손은 죄의 증거가 아니라, 사랑이 필요한 주소지입니다.“

 

결국 오그라든 손에 대한 깊은 통찰은 '수용으로 귀결됩니다. 내가 하느님의 무상한 밥상 위에 놓인 존재임을 받아들일 때, 비로소 손의 긴장은 풀립니다. 내가 나를 지키지 않아도 하느님이 나를 살리신다는 신뢰가 손가락 마디마디에 스며들 때, 우리의 손은 비로소 누군가를 안아줄 수 있는 '사랑의 도구'로 거듭납니다.

 

오그라든 손을 녹이는 작은 온기

움켜쥔 손은 사실 '아픈 손'입니다. 우리는 흔히 나밖에 모르는 사람을 '이기적'이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프란치스칸의 눈으로 깊이 들여다보면, 그들은 이기적인 것이 아니라 너무나 추워서 떨고 있는 것입니다. 손이 시리면 우리는 본능적으로 주먹을 꽉 쥐게 됩니다. 마음이 얼어붙은 이들이 나밖에 모르는 이유는, 그렇게라도 움켜쥐지 않으면 내 존재가 부서져 버릴 것 같은 두려움 때문입니다. 그들의 닫힌 손을 비난하기보다, "얼마나 추우면 저토록 꽉 쥐고 있을까" 하는 가련한 마음으로 바라봐 주는 것, 그것이 온기의 시작입니다.

 

내 생존 위에 차려진 '타자의 밥상'

'나밖에 모르는' 상태에서 벗어나는 길은, 역설적으로 내 생존이 누군가의 희생 위에 세워져 있음을 깨닫는 것입니다. 오늘 내가 마신 물 한 잔, 내가 입은 옷 한 벌은 이름 모를 수많은 이들의 노동과 피조물의 내어줌으로 차려진 밥상입니다. 성 프란치스코가 나병 환자의 손을 잡았을 때, 그는 자신의 우월함을 준 것이 아니라 그 환자를 통해 하느님의 자비를 '선물'로 받았습니다. 나를 살리기 위해 오늘 얼마나 많은 피조물이 제 몸을 펴서 밥상이 되어주었는지 헤아려 보십시오. ''라는 존재는 타자의 자비 없이는 단 하루도 실존할 수 없습니다.

 

억지로 펴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꽁꽁 얼어붙은 얼음은 망치로 친다고 깨지지 않습니다. 그저 따뜻한 곁에 두면 스스로 녹아 물이 됩니다. 하느님의 사랑도 그러합니다. 우리에게 "당장 손을 펴라"고 다그치지 않으십니다. 그저 그 시린 손을 당신의 품에 가만히 넣고 기다려주실 뿐입니다. 오늘 나밖에 모르는 마음이 올라온다면, 스스로를 탓하지 말고 그저 하느님의 따스한 밥상 앞에 앉아 하느님의 자비라는 온기를 충분히 쬐다 보면, 오그라든 손가락은 어느새 힘을 빼고 세상을 향해 기지개를 켤 것입니다.

 

아무런 자격도 묻지 않는 '비움'의 사랑

프란치스코 성인에게 하느님의 사랑은 '가장 높은 곳에서 가장 낮은 곳으로' 끊임없이 흘러넘치는 겸비의 사랑입니다. 우리가 무언가를 잘해서, 혹은 오그라든 손을 스스로 폈기 때문에 사랑하시는 것이 아닙니다. 하느님은 당신의 가난함과 허물을 보시고 오히려 그곳에 당신의 온 존재를 쏟아부으십니다. "무상"이란, 우리가 갚을 길이 없음을 하느님이 이미 알고 계신다는 뜻이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신 자신을 우리 손에 쥐여주시는 파격적인 투신입니다.

 

만물 안에서 일렁이는 '보편적 형제애'

프란치스칸 강성의 핵심은 사랑의 범위에 경계가 없다는 것입니다. 하느님의 사랑은 성당의 제대 위에만 머물지 않습니다. 길가에 핀 이름 없는 풀꽃, 구걸하는 나병 환자의 일그러진 손, 사나운 늑대와 차가운 바람 이 모든 것 안에 하느님의 숨결이 깃들어 있습니다. 당신의 '오그라든 손' 역시 하느님께는 흉측한 상처가 아니라, 그분이 머물고 싶어 하시는 가장 따뜻한 보금자리입니다. 만물을 '형제와 자매'라 부를 수 있는 힘은, 하느님이 우리 모두를 차별 없이 품고 계신다는 그 압도적인 보편성에서 나옵니다.

 

'완전한 기쁨'으로 승화되는 고통

프란치스코는 고통과 모욕 속에서도 '완전한 기쁨'을 노래했습니다. 하느님의 사랑은 우리를 온실 속에 두는 것이 아니라, 폭풍우 속에서도 춤추게 하는 강인함입니다. 오그라든 손이 펴지는 과정은 아플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아픔조차 하느님의 손길이 닿아 있다는 확신이 있다면, 그것은 더 이상 비극이 아니라 거룩한 변모의 과정이 됩니다.

 

 

서비스 선택
<-클릭 로그인해주세요.
댓글
?
Powered by SocialXE

자유나눔 게시판

자유롭게 글을 남겨주세요.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 오그라든 인생길에 펼쳐진 인생길을 가려면 2 오그라든 인생길에 펼쳐진 인생길을 가려면 2   상처를 길의 안내자로 받아들이기 인생길이 곧게 펴진다는 것이 고통이 사라진다는 뜻은 아닙니다. 펼쳐진 길로 ... new 이마르첼리노M 2026.01.21 6
1732 오그라든 인생길에 펼쳐진 인생길을 가려면 1 오그라든 인생길에 펼쳐진 인생길을 가려면 1   1. 오그라든 손에 대한 통찰   오그라든 인생길에서 활짝 펼쳐진 인생길로 나아가는 것은, 단순히 환경이 바뀌는... new 이마르첼리노M 2026.01.21 6
1731 오그라든 손, 오그라든 마음 오그라든 손, 오그라든 마음   아침 식탁에서 우리는 더 이상 서로의 눈을 오래 바라보지 않습니다. 김이 오르는 국그릇 위로 말 대신 피로가 먼저 올라오고, ... new 이마르첼리노M 2026.01.20 16
1730 안식일의 얼굴 안식일의 얼굴   안식일은 하늘의 규정표가 아니라 지친 인간의 숨결에서 태어났습니다. 돌판에 먼저 새겨진 것이 아니라 굳은 손마디와 굽은 허리, 기다림에 마... 이마르첼리노M 2026.01.19 35
1729 새 포도주를 담을 자리 새 포도주를 담을 자리   아침 설거지통에 남아 있는 어젯밤의 찌든 기름기처럼 내 마음에도 오래된 방식들이 남아 있습니다. 옳다고 믿어왔던 말투, 상처를 입... 이마르첼리노M 2026.01.19 44
1728 예수님을 알아보는 표지 예수님을 알아보는 표지   나는 보았습니다. 그러나 눈으로만 본 것은 아니었습니다. 비둘기처럼 내려오시는 성령은 번개처럼 소란하지 않았고 폭풍처럼 세상을 ... 이마르첼리노M 2026.01.18 41
1727 변화보다 차라리 죽음을 변화보다 차라리 죽음을   썩기를 두려워하는 밀알처럼 인간의 에고는 추락하거나 바뀌거나 죽기보다는 차라리 다른 무엇이 되기를 택합니다. 그것이 무엇이든, ... 이마르첼리노M 2026.01.17 38
1726 자만심이 만든 병 (2026,1,17. 복음묵상) 자만심이 만든 병 (2026,1,17. 복음묵상)   “건강한 이들에게는 의사가 필요하지 않으나 병든 이들에게는 필요하다. 나는 의인이 아니라 죄인을 부르러 왔다.” ... 이마르첼리노M 2026.01.17 59
1725 꼴찌들이 받아들인 관계의 무게 꼴찌들이 받아들인 관계의 무게   첫째들의 천국에서 꼴찌들의 지옥이라는 현대판 시나리오는 복음 앞에서 길을 잃어버립니다. 그러나 나는 언제나 꼴찌로 길을 ... 이마르첼리노M 2026.01.17 53
1724 중풍병자와 네 명의 친구들 중풍병자와 네 명의 친구들   그들의 믿음을 보시고 치유하시는 예수님, 집 안은 숨이 막힐 만큼 가득 차 있었습니다. 말씀을 들으려는 이들의 열망이 문을 막았... 이마르첼리노M 2026.01.16 78
1723 하느님의 부르심에 응답하는 사람 하느님의 부르심에 응답하는 사람   부르심은 언제나 이름으로 오십니다. 하느님의 부르심은 천둥처럼 모든 이를 한꺼번에 흔들지 않습니다. 그분은 언제나 한 ... 이마르첼리노M 2026.01.16 68
1722 계약궤와 성체 사이에서 드러나는 오래된 유혹 (2026,1,15 독서와 복음 묵상) 계약궤와 성체 사이에서 드러나는 오래된 유혹 (2026,1,15 독서와 복음묵상)   하느님을 들고 가려는 손, 사람은 언제나 하느님을 믿기보다 하느님을 쥐고 싶어... 이마르첼리노M 2026.01.15 62
1721 이미 와 있는 하느님 나라의 한 가운데서 (마르 1,29-34) 이미 와 있는 하느님 나라의 한 가운데서 (마르 1,29-34)   “예수님께서는 갖가지 질병을 앓는 많은 사람을 고쳐 주시고 많은 마귀를 쫓아내셨다.(마르코 1,34) ... 이마르첼리노M 2026.01.14 75
1720 예수님의 권위에 대한 묵상 예수님의 권위에 대한 묵상   예수님의 권위는 지배하거나 강요하는 힘이 아니라, 사랑으로 사람을 살려내는 힘이었으며 자신을 비움으로써 타인을 일으키는 권... 이마르첼리노M 2026.01.13 70
1719 성프란치스코의 파스카 800년의 울림, (옹이진 나무가 숲을 이루듯) 성프란치스코의 파스카 800년의 울림, (옹이진 나무가 숲을 이루듯)   성프란치스코의 파스카 800주년을 맞이하여 그의 삶 속에서 발견한 몇가지 사건들을 묵상... 이마르첼리노M 2026.01.12 101
Board Pagination ‹ Prev 1 2 3 4 5 6 7 8 9 10 ... 116 Next ›
/ 116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