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너희에게 말한다.
악인에게 맞서지 마라.
오히려 누가 네 오른뺨을 치거든 다른 뺨마저 돌려대어라.”
오늘 주님께서는 악인에게 맞서지 말라고 하시는데
우리는 여기서 말하는 악인이란 어떤 악인인지
맞선다는 것도 무슨 뜻인지 정확히 해야 할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예를 들어 여기서 말하는 악인이 내게 악한 짓을 하는 악인이 아니라
하느님의 뜻을 거스르는 악인이요 하느님의 뜻을 거슬러
하느님의 자녀들에게 악한 짓을 하는 악인이라면
그런 악인도 맞서지 말고 내버려 두라는 뜻이 아닐 것입니다.
왜냐면 주님께서는 악인에게 맞서지 말라고 하신 다음
누가 오른뺨을 치거든 네 왼뺨마저 돌려대라고 하셨지,
다른 사람의 뺨을 칠 때 내버려 두라고 하신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계속해서 말씀하신 것도 남이 아니라 내게 재판을 거는 사람에게,
내게 더 많은 것을 요구하는 사람들에게 갑절로 해주라고 하신 것이지요.
이것은 보통의 우리와 다른 태도입니다.
우리는 보통 남에게 악한 짓을 할 때는 눈 감고 아무것도 하지 않다가
내게 악한 짓을 하면 길길이 날뛰며 맞대응하는데 그러지 말라는 것입니다.
사실 다른 사람에게 저지른 악행은 끔찍한 짓인데도 내 일이 아니니까
모르는 체하고 지나가면서 내게 한 것은 악행도 아니고
그저 내가 싫어하는 행위를 할 뿐인데도 우리는 그 사람을 싫어하고,
싫어하기에 나쁜 놈이라고 하고 악인이라고 하지 않던가요?
그러므로 내게 악한 짓을 하거나 내가 악한 짓이라고 생각하는 짓을 할 때
맞서지 말라는 것은 그런 것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라는 것이고,
대수롭지 않게 여길 수 있을 정도로 대인이 되라는 말씀입니다.
그리고 여기서 말하는 대인(大人)은 사랑의 대인입니다.
싫은 것도 사랑하는 대인이요,
그러니 싫은 사람도 사랑하는 대인이요,
정말로 악행을 내게 저질러도 사랑하는 대인이요,
악행도 보통 악행이 아니라 보통 사람은 그로 인해 불행케 되는,
그 정도의 악행을 내게 저질러도 그걸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사랑하는 대인입니다.
그러니까 나는 내게 대한 악행에 대해서는 보통 사람이 아니고,
악인에 대한 사랑에 있어서는 보통 사람 이상으로 대인입니다.
엄마는 자식과 맞서지 않고,
엄마의 사랑은 자식의 어떤 악행도 능가하는 사랑입니다.
그러므로 악인에게 맞서지 말라는 것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하라는 것이요,
적어도 같은 수준으로 떨어지지 말라는 것임을 깨닫고 실천하려는 우리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