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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상에서 쓴 묵상 글 10

 

견딤의 통찰

 

나약함 속에서 피어나는 빛

 

병원 침대 위에서 맞이하는 하루는 느리고도 묵직하다. 창밖으로 새어 나오는 빛의 고요한 움직임, 의료진의 부지런한 발걸음, 그리고 내 안에서 조금씩 일어나는 변화까지. 몸의 아픔은 어쩌면 마음을 직면하게 하는 기회인지도 모른다. 마주하기 꺼렸던 감정들, 견뎌내기 위해 애써 숨겨왔던 상처들이 수술 후의 시간 속에서 나를 천천히 불러낸다.

 

프란치스칸의 가르침은 이런 시간을 다르게 바라보게 했다. 고난은 나를 짓누르는 시련이 아닌, 내 안의 여백을 만들어내는 연장이며 그 여백은 결국 평화로 채워질 수 있다고 했다.

 

가난과 겸손, 단순함의 삶을 택했던 성 프란치스코는 그 가르침을 통해 나에게 고난 속에서도 기쁨을 찾는 길을 열어주었다.

 

"참되고 완전한 기쁨"이란 자신의 무력함과 연약함을 받아들이고, 그 속에서 영의 현존을 경험하는 순간에 있다고 그는 말했다.

 

나는 나약함 속에서 나를 본다. 연약함은 나를 부끄럽게도 하지만, 동시에 나를 인간답게 만든다. 나의 부족함은 나를 더 큰 사랑과 이해로 이끌며, 타인의 고통을 공감할 수 있는 문을 열어준다.

 

프란치스칸 전통은 이러한 나약함을 하느님께 맡기고, 그분의 은총 속에서 새로운 힘을 얻는 길을 가르친다.

 

나는 견뎌왔고, 또 견뎌야 할 것이다. 하지만 이제 그 견딤은 단순히 고통을 버티는 것이 아닌, 그 속에서 나를 찾아가고 영과 동행하는 여정으로 바꾸려 한다.

 

아픔은 더 이상 나를 속박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나를 자유롭게 하는 문이 될 수 있다.

 

그리고 나는 그 문을 열고 나아가려 한다. 내가 살아가는 순간순간을 더 큰 평화와 사랑으로 채우고. 병원이라는 작은 세계 속에서 나는 나 자신과 마주하며, 더 큰 세계와의 연결을 깨닫는다. 견딤은 통찰로, 통찰은 또 다른 시작으로 이어진다.

 

믿음이 주는 위대한 가르침

고난 다음에 오는 기쁨과 자유로가는 길이라는 사실을 일깨운다

 

그것이 죽음과 부활로 연결된 예수 그리스도의 삶과 죽음과 부활의 현장이며 그분을 닮고 따르려는 내가 가야할 분명한 길이라는 사실을 더 깊은 차원에서 깨닫고 있다

 

2025, 4, 26. 토요일 영명축일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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