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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카 복음이 전하는 베드로 사도의 성소 이야기에 비춰볼 때

우리에게 일어난 모든 일도 우리의 성소 사건일 것입니다.

 

루카 복음은 의도적으로 장모의 열병 치유 얘기를 성소 이전에 배치합니다.

아시다시피 다른 공관복음은 모두 장모의 치유 얘기를 성소 이후에 배치하는데

루카 복음만은 장모 치유 사화를 의도적으로 성소 이전에 배치한다는 말입니다.

 

그러니까 주님께서 어제 시몬의 장모 집에 간 것이 우연이 아니고

치유해 주신 것도 어떤 의도가 있었던 것입니다.

 

사실 이 사건이 없었다면 시몬은 주님의 이후 작업을 다 거절했을 것이고,

특히 밤샘 그물질이 허탕이 된 다음 다시 그물질하라고 주님이 명했을 때

스승님이라고 하기는커녕 쌍욕을 하면서 꺼지라고 했을 것입니다.

 

그런데 오늘 복음을 보면 그는 아주 공손하게 이렇게 얘기합니다.

스승님, 저희가 밤새도록 애썼지만 한 마리도 잡지 못하였습니다.

그러나 스승님의 말씀대로 제가 그물을 내리겠습니다.”

 

어제 장모의 치유 사건 다음 날 주님께서 겐네사렛 호숫가에서

복음 선포하신 것도 시몬을 제자로 부르시기 위한 의도적 행위입니다.

 

주님은 복음 선포를 할 적당한 장소가 많고도 많은데

하필이면 호숫가 시몬 옆에 자리 잡고 말씀을 전하시고

왜 시몬의 배를 빌려서 그 위에서 말씀을 선포하시며,

왜 흔들리는 배 위에서 굳이 말씀을 선포하시는 겁니까?

 

예수님께서는 그 두 배 가운데 시몬의 배에 오르시어 그에게 뭍에서

조금 저어 나가 달라고 부탁하신 다음 그 배에 앉으시어 군중을 가르치셨다.”

 

그런 다음 배를 가운데로 저어가서 다시 그물질하라고 하신 것도 주님의 의도이고,

그전에 밤샘 그물질이 허탕이 되게 하신 것도 다 주님의 의도입니다.

 

허탕이 되지 않았다면 시몬은 계속 고기나 잡고 있었을 것입니다.

사실 시몬이 돌아왔을 때 빈 배는 고기로 가득 차 있지 않은 빈 배가 아니라

주님 자리가 비어있는 빈 배였고 주님께서 안 계셨기에 고기도 못 잡았던 겁니다.

 

그리고 주님의 지시에 따라 다시 그물질했을 때 엄청나게 고기가 많이 잡힌 것은

더 말할 것도 없이 주님께서 그렇게 되게 하신 것이고 결정적인 성소 사건입니다.

 

이것으로 시몬은 깨닫게 됩니다.

지금까지 자기가 잘나서 고기 잡고 살아온 줄 알았는데 그런 것이 아님을,

자기가 아무리 유능해도 하느님께서 허락하지 않으시면 안 된다는 것을,

지금 자기 앞에 있는 저 예수라는 사람은 스승 정도가 아니라 주님임을

 

그래서 그는 고기잡이 전 스승이라고 불렀던 예수님을

이제 주님이라고 부르며 이런 고백을 이어서 합니다.

 

주님, 저에게서 떠나 주십시오.

저는 죄 많은 사람입니다.”

 

그는 자기가 죄인임을 깨닫습니다.

자기가 얼마나 유한한지 깨달았고,

그런데도 가지가 잘난 줄 알고 교만하게 살아왔음을 깨닫습니다.

 

그리고 그런데도 이런 죄인인 자기를 고기 낚는 사람에서

사람 낚는 사람으로 만들려는 주님의 그 의도를 다 알 수도, 감당할 수도 없습니다.

 

그러나 그런데도 자기가 방금 주님이라고 부른 그분의 부르심을

거절할 수 없어 모든 걸 다 버리고 주님을 따라나섭니다.

 

그러니 우리에게 일어난 모든 것들,

실패도 성공도 다

고통스러운 일도 은혜로운 일도 다

주님의 부르심임을 깨닫는 오늘 우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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