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태 20,20-28
오늘은 첫 순교 사도,
성 야고보를 기립니다.
복음에서 그와 동생 요한은
어머니를 통해 ‘영광의 자리’를 청합니다.
아직 그들은
하느님 나라를 세상 권력처럼 오해하고 있었습니다.
주님께서는 그 오해를 부드럽게 바로잡으십니다.
“내가 마시려는 잔을 너희가 마실 수 있느냐?”
여기서 ‘잔’은
영광의 자리가 아니라 ‘고난’을 뜻합니다.
그들은 그 뜻도 모른 채 “할 수 있습니다” 합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야고보는 정말로 그 잔을 마셨습니다.
그는 사도들 가운데 가장 먼저
주님을 위해 목숨을 바친 순교자가 되었습니다.
영광의 자리를 청했던 그가,
끝내 고난의 잔으로 주님을 증언한 것입니다.
성 암브로시오는
이 복음에서 ‘위대함의 뒤집힘’을 봅니다.
세상은 군림하는 사람을 크다 하지만,
주님께서는 ‘섬기는 종’을 가장 크다 하십니다.
그리고 그 말씀을 친히 사셨습니다.
“사람의 아들도 섬기러 왔고,
많은 이들의 몸값으로 자기 목숨을 바치러 왔다.”
섬김은 약함이 아니라,
가장 큰 사랑의 힘입니다.
문화 주간을 마무리하며 보면
문화를 새롭게 하는 힘은
위에서 군림하는 권력이 아니라
아래에서 섬기는 사랑입니다.
야고보가 ‘영광의 자리’에서 ‘섬김의 잔’으로 돌아섰듯,
우리도 ‘무엇을 차지할까’에서
‘무엇을 내어줄까’로 돌아설 때,
비로소 누룩이 됩니다.
오늘 우리는 조용히 묻습니다.
나는 ‘영광의 자리’를 구하고 있지는 않은가?
나는 ‘잔을 마실 수 있느냐’는 물음 앞에 정직한가?
나는 군림하려는가, 섬기려는가?
나는 ‘무엇을 차지할까’보다 ‘무엇을 내어줄까’를 묻는가?
주님,
높은 자리를 구하는 마음을 섬김으로 돌이켜 주소서.
야고보처럼 당신의 잔을 마다하지 않게 하시고,
섬기러 오신 당신을 닮아
아래에서 사랑하는 사람이 되게 하소서.
아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