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세상에 평화를 주러 왔다고 생각하느냐?
아니다. 오히려 분열을 일으키러 왔다.”
모든 평화는 다 좋은 것이라고 우리는 생각 없이 생각하고,
하느님께서도 모든 평화를 좋다고 하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이런 생각을 하는 우리에게 오늘 주님 말씀은
생각 없이 생각하지 말고 깊이 생각해 보라고,
도대체 무슨 뜻인지 생각 좀 해보라고 하시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생각을 좀 해보니 오늘 주님 말씀은 평화 가운데서
지켜야 할 평화와 깨야 할 평화가 있다고 하시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먼저 지켜야 할 평화와 일치를 보겠습니다.
다름에도 불구하고 이루어지는 평화와 일치입니다.
화이부동(和而不同)이요 Unity in Diversity입니다.
성격 차이로 이혼한다고 흔히 얘기하듯
우리는 다르면 사랑할 수 없다고,
갈라질 수밖에 없다고 쉽게 생각하는데
실은 평화로운데도 다르고 달라도 일치를 이룰 수 있습니다.
실제로 남자와 여자 사이만큼 다른 것이 없습니다.
그런데도 사랑할 땐 다름을 극복하고 일치와 평화를 이루다가
사랑이 식었을 때 다름을 핑계로 싸우고 갈라서는 것이잖아요?
둘째로 같은 목표로 인해 이루는 일치와 평화도 지켜야 할 평화와 일치입니다.
물론 이때 그 목표는 나쁜 목적이 아니라 공동선이 목적이어야겠지요.
그러나 신앙인인 우리에게는 무엇보다도 하느님 안에서 일치와 평화.
하느님 뜻이 우리 공동의 목표인 그런 평화와 일치를 무엇보다 이루어져야겠지요.
서로 다른 목표를 조정해 가며 같은 목표를 가지는 것도 인간적으로 훌륭하지만
주님 뜻이 공동 목표이기에 서로 다른 목표가 아예 없는 것이
신앙적이기에 더 훌륭하고 이런 평화와 일치를 우리는 절대 깨지 말아야 합니다.
그런데 주님께서 오늘 정작 말씀하신 것은 깨야 할 일치와 평화입니다.
나쁜 목적으로 하나 되고 평화로운 관계는 깨야 한다고 주님 말씀하십니다.
예를 들면 같이 사기 쳐서 이익을 나눠 먹는 그런 일치와 평화 관계인데
간혹 사기 칠 때는 한통속이다가 나눌 때 더 많이 가지려다 깨지곤 하는
그런 일치와 평화입니다.
깨야 할 두 번째 일치와 평화는 비겁한 평화입니다.
앞에서처럼 나쁜 목적에 한통속은 아니고 불의하다고는 생각하지만
관계가 나빠지고 깨지는 것이 두려워 눈을 감는 비겁한 평화입니다.
그런데 아시다시피 눈을 감는다고 불의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고 엄연히 있기에
이런 불의한 한통속과 비겁한 평화를 불태우는 불이 일어났으면
좋겠다고 그래서 오늘 주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나는 세상에 불을 지르러 왔다.
그 불이 이미 타올랐으면 얼마나 좋으랴? 내가 받아야 하는 세례가 있다.”
이 말씀을 들을 때 즉시 떠오르는 인물이 있습니다.
바로 엘리야인데 “엘리야 예언자가 불처럼 일어섰는데 그의 말은
횃불처럼 타올랐다.”라는 집회서 말씀처럼 그는 진정 불처럼 일어났습니다.
그는 거짓 예언자 450명과 카르멜산에서 겨룰 때 위에서 불을 내려
거짓 예언자들의 제물을 다 불살라 버리고 그들을 다 쳐 죽였습니다.
그런 그였지만 두려움이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실제로 그는 그로 인해 죽음의 위협이 닥쳐올 때 두려워 도망쳤지요.
그렇습니다.
두려움을 불태우는 불은 위에서 내려오는 것이고 내 안에서 솟는 것이 아닙니다.
아니, 위에서 내려온 불이 내 안에서 솟는 것이고 이것이 성령의 불입니다.
우리는 인간으로는 약하고 비겁하지만 성령으로 불타오르는 존재들입니다.
강론하셨는지 비교하면 더욱 풍성한 내용을
알 수 있으리라는 생각으로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