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상에서 쓴 묵상 글 8
통증과 놀던 아이
통증은 내게 말을 건다.
어느덧 내 곁에 선 친구처럼
삐걱이는 아침의 몸짓 사이로
그는 나를 따라 걸음을 뗀다.
“너는 내가 싫지 않니?”
그의 목소리는 바람처럼 낮고 차분하다.
나는 대답하지 않고 하늘을 보았다.
하늘은 아무것도 아닌 듯 파랗다.
놀라운 건, 통증도 놀 수 있다는 것
느린 박자, 무거운 선율 속에 숨어
나는 그와 함께 놀고 있다.
잠시 고요함이 찾아와도
우린 서로의 존재를 알아차린다.
통증도 나도 서로 하나가 되어
홀로 있지 않음을 배운다.
좋아할 수 없는 너
그러나 견딜수 있다면 놀아보자.
가장 심한 통증을 견디며
2025, 4, 23. 수요일 밤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