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문턱에서
저만치 물러서는 여름의 등 뒤로
가만히 손 내밀어 붙잡아보니
따스했던 공기 한 자락
아쉬움처럼 손끝에 감도네.
이제는 쨍한 햇살 대신
부드러운 노을빛이 내려앉고
매미 소리 잦아든 길가에
귀뚜라미 우는 소리 대신하네.
가을의 문턱에 서서
내 인생의 가을을 보네
여름은 저만치 물러가는데
설익은 열매는
언제 단맛이 들려나
바람 한 줄기 온몸으로 맞으니
높아진 하늘처럼 마음도 맑아지고
곧 불어올 서늘한 바람에
괜스레 설레는 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