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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생각에 순교자란 위대한 증거자들입니다.

한 사람의 순교도 위대한 증거이지만 한국 순교 성인들처럼 많은 사람의 순교는

이 세상의 어떤 권력자도 어쩌지 못하는 정말로 대단한 하느님 힘의 증거입니다.

 

당대 세상의 권력자들은 몇 명 죽이면 천주교는 없어질 것이라고 생각했을 것이고,

교인이라고 의심되는 사람을 싹 잡아 죽이면 씨를 말릴 것이라고 생각했을 겁니다.

 

그런데 어떻게 됐습니까?

천주교가 망했나요?

권력자들의 생각대로 됐고 신자들이 그들의 뜻대로 천주교를 버렸나요?

 

일부는 배교했지만 다수는 순교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자주 얘기하듯 박해는

참 신앙인과 거짓 신앙인을 가르고 순교자와 배교자를 가릅니다.

 

그리고 거룩한 지혜와 세상의 지혜를 가르고

참 지혜로운 사람과 헛똑똑한 자도 가릅니다.

 

세상사의 견지에서도 지혜로운 사람과 어리석은 사람이 있습니다.

어리석은 사람은 세상의 부귀와 권력을 탐하다가 망해버립니다.

그래서 지혜로운 사람은 그것들을 멀리하고 행복을 추구합니다.

 

그렇지만 세상의 지혜는 그 행복이 세상에서의 행복이고,

이 세상 너머의 저세상을 보지 못하고 그 행복은 모릅니다.

 

사실 하느님을 믿는다는 사람들에게서도 이런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서 하느님을 믿는 이유가 천국에서의 참 행복이 아니라

현세에서의 행복을 위해서이고 그래서 철저히 현세를 지향합니다.

 

그래서 신자들의 신앙이 현세를 지향하는지 천국을 지향하는지

그것을 아는 것은 너무도 간단합니다.

 

복을 받기를 원했는데 벌을 받았다고 생각되면 즉시 성당에 나오지 않습니다.

돈을 벌기를 바라는데 부자는 못 되고 주일 날 성당에서 돈과 시간만 뺏기면

세례받고 얼마 안 가서 성당에 나오기를 그만둡니다.

 

이들에게는 고통과 시련이 불필요한 벌일 뿐

하느님의 사랑이 아니고 신앙의 단련도 아닙니다.

 

주님을 따라 하늘나라로 간다는 것은 이 사람들에게

어리석은 짓 이전에 광신도들의 미친 짓일 뿐입니다.

 

불사불멸이란 것은 없고,

불사불멸을 주시는 하느님도 없으며,

그래서 불사불멸의 하느님 나라는 믿지 않음은 물론 꿈도 꾸지 않습니다.

 

그러니 나를 따르려는 사람은 자기를 버리고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야 한다는 주님 말씀을 듣고 이 사람들이 따라나서겠습니까?

 

그러므로 성인들의 순교는 이것이 어리석은 짓이나 미친 짓이 아님을

증거 하는 것이요 우리는 이것을 일컬어 거룩한 지혜라고 하는데

오늘 독서 지혜서는 이 지혜를 이렇게 얘기합니다.

 

사람들이 보기에 의인들이 벌을 받는 것 같지만

그들은 불사의 희망으로 가득 차 있다.

그들은 단련을 조금 받은 뒤 은혜를 크게 얻을 것이다.

 

그러므로 순교자들은 결코 어리석거나 미친 사람들이 아니라

거룩한 지혜를 지닌 사람들이며 그 증거자들입니다.

 

그들의 지혜는 시련을 단련으로 받을 줄 아는 것이고,

어두운 현실에서도 불사의 희망을 볼 줄 아는 것이며,

어떤 것도 하느님 사랑에서 우리를 떼어낼 수 없음을 아는 것입니다.

 

오늘 바오로 사도는 이것을 이렇게 웅변적으로 얘기합니다.

무엇이 우리를 그리스도의 사랑에서 갈라놓을 수 있겠습니까?

환난입니까? 역경입니까? 박해입니까?

굶주림입니까? 헐벗음입니까? 위험입니까? 칼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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