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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의 복음 말씀 묵상 ✝️
루카 8,1-3
자칫 그냥 지나치기 쉬운, 짧고 조용한 대목입니다.
예수님께서 열두 제자와 함께 고을을 두루 다니며
하느님 나라를 전하실 때,
루카는 잠시 멈추어 ‘여인들’의 이름을 부릅니다.
일곱 마귀가 떨어져 나간 마리아 막달레나,
헤로데의 집사의 아내였던 요안나(지체 높은 여인),
수산나, 그리고 ‘이름 없는 많은 이들’.

이 여인들이 한 일은 무엇이었을까요?
“자기들의 재산으로 예수님의 일행에게 시중을 들었다.”
사람의 눈으로 보면, 복음 선포라는 이 큰일은
이 여인들의 ‘조용한 후원’ 위에서 이어졌습니다.
‘시중들다’라는 말은 ‘식탁에서 봉사하다’라는 뜻이니,
그들은 먹이고 돌보고 살림을 감당한 ‘숨은 공신들’이었습니다.
루카 복음사가는 ‘재물을 올바로 쓰는 법’에
누구보다 깊은 관심을 둔 사람입니다.
곳간을 늘리던 어리석은 부자, 재산을 되돌려 준 자캐오 ―
그 모든 이야기의 한 자리에, 이 여인들을 ‘가장 훌륭한 본보기’로 세웁니다.
그들은 재물을 움켜쥐지도, 헛된 데 흘려버리지도 않고,
‘하느님 나라’라는 가장 소중한 곳에 아낌없이 썼습니다.

그런데 그들은 왜 그렇게 아낌없이 내어 주었을까요?
복음은 그 까닭을 살짝 일러 줍니다.
그들은 ‘악령과 병에 시달리다 낫게 된’ 이들이었습니다.
곧, 구원과 치유를 몸소 체험한 사람들이었습니다.
어제 향유를 쏟은 여인처럼, 많이 받은 이가 많이 사랑합니다.
성 아우구스티노가 고백했듯,
은총을 깊이 받은 마음은 가만히 있지 못하고 넘쳐흐릅니다.
먼저 받은 사랑이, 아낌없는 나눔으로 흘러나온 것입니다.

성인의 날의 눈으로 보면
이 여인들은 세상이 쉽게 지나치는 ‘숨은 성인’입니다.
거룩함은 대단한 업적이나 이름값이 아니라,
이렇게 조용히, 충실히, 아낌없이 내어 주는 삶에 있습니다.
한국 교회 박해 시대에도, 목숨을 바친 순교자들 곁에는
숨어서 신앙을 지키고 재물과 삶을 바쳐 도운
‘이름 없는 여인들’이 많았습니다.

아낌 주간의 눈으로 보면
이 여인들은 ‘아낌’의 참뜻을 보여 줍니다.
아낌은 그저 ‘덜 쓰는 것’이 아니라,
‘쓸 가치가 있는 것에 제대로 쓰는 것’입니다.
덧없는 데는 검소히 아끼고, 하느님 나라와 이웃에는 넉넉히 ―
그것이 재물을 참으로 소중히 여기는 길입니다.

오늘 우리는 조용히 묻습니다.
나는 재물을 ‘움켜쥐거나 헛되이 흘려버리고’ 있지 않은가?
나는 가진 것을 ‘참으로 소중한 데(하느님 나라·이웃)’에 쓰는가?
나는 드러나지 않는 ‘숨은 충실함’으로 도울 줄 아는가?
나의 나눔은 ‘먼저 받은 은총’에서 흘러나오는가?

주님,
받은 것을 움켜쥐거나 헛되이 낭비하지 않게 하소서.
가진 것을 하느님 나라와 이웃에 아낌없이 쓰게 하시고,
숨은 충실함으로 조용히 섬기게 하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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