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예수님은 그리스도교의 창시자가 아니다.>
매우 조심스럽지만 저도 그들과는 다른 뜻에서 오늘,
예수님은 그리스도교의 창시자가 아니라고 얘기하고자 합니다.
아니, 더 정확히 얘기하면
예수님은 그리스도교의 창시자이시며 또한 창시자가 아니십니다.
제 생각에 예수께서는 스스로 당신 교회를 세우려고 하지 않으셨습니다.
마태오복음에서만 당신을 그리스도라고 고백한 베드로를 반석 삼아
예수님께서 당신의 교회를 세운다고 말씀하신 얘기가 나오지
다른 복음에는 그런 얘기가 없습니다.
다른 복음에 없다고 해서 이 말씀을 통째로 부정하려는 것은 아니고,
주님 친히 당신의 교회를 세우셨다는 것을
오직 마태오복음만이 얘기한다는 점을 집고자 하는 것입니다.
제 생각에 예수님은 당신 왕국을 세우려하지 않으셨던 것과 같이
굳이 당신 교회를 세우려하지 않으셨습니다.
그러면 누가 주님의 교회를 세운 것입니까?
제 생각에 제자들이 주님의 교회를 세웠는데
제자들도 오순절 성령강림 체험을 한 뒤에야
예수께서 그리스도임을 확신하고 주님의 복음을 선포하면서
그리스도교는 시작되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예수님은 당신의 교회가 아니라 아버지의 나라를 세우려고 하셨지요.
그러므로 예수님이 그리스도교의 창시자이기는 하지만
예수께서 당신 교회를 스스로 세우신 것이 아니라
성령께서 사도들을 통해 세우신 것입니다.
아버지의 뜻에 따라 이 세상에 오실 때부터
아버지의 뜻에 따라 당신을 십자가에서 봉헌하실 때까지
철저히 아버지의 아들로서 아버지의 뜻을 온전히 이루시고자
당신을 낮추시고, 비우시고, 무화하신 것이 예수 그리스도의 일생입니다.
성령께서는 이 일생의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다 함께 하셨습니다.
마리아께서 예수를 잉태하실 때도 성령께서 내려오셨고,
요르단 강에서 세례를 받으실 때도 성령이 내려오셨으며,
광야로 인도되어 악령과 마주한 것도 성령에 의해서입니다.
오늘 복음은 마리아께서 성령에 의해 예수님을 잉태하게 되는 얘기입니다.
“성령께서 너에게 내려오시고 지극히 높으신 분의 힘이 너를 덮을 것이다.”
아드님과 마찬가지로 그분의 어머니도 성령의 역사에 순응하신 겁니다.
어깃장을 놓지 않음은 물론이고 성령에 순응하여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보십시오.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아버지께서 뜻하시는 대로 하시는 것이 아드님이시고
성령께서 이끄시는 대로 하시는 것이 어머니이십니다.
그러니까 이렇게 얘기할 수 있습니다.
같은 성령께서 잉태하시는 마리아에게 임하시고,
같은 성령께서 공생활을 시작하시는 예수님 위에 임하시며,
같은 성령께서 제자들에게 임하시어 용감하게 복음을 선포케 하십니다.
어제 저는 영적인 돌계집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하였는데
오늘 저는 나의 것은 아무 것도 낳지 않는 돌계집 정도가 아니라
그리스도를 잉태하고 낳아주는 성령의 여인이 되면 좋겠다고 염원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