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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가난한 과부가 헌금함에 돈을 넣은 다른 모든 사람보다 더 많이 넣었다.”

 

요즘 저는 겸손과 진실 또는 성실에 대해 많이 생각합니다.

겸손하지 못하고 진실하거나 성실하지 못한 저를 갈수록 많이 보기 때문입니다.

 

그중에서 오늘은 겸손에 대해서 반성하고자 하는데

요즘의 저는 겸손한 것 같으면서도 겸손하지 않습니다.

 

예전의 저는 무척 교만했습니다.

그렇지만 그런 저를 아는 것이 저의 겸손이라면 겸손이었기에

저의 교만에 대한 자각이 늘 있었고 그래서 경계를 게을리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교만의 면에서 제가 전보다 나아진 것이 분명히 있지만

그렇다고 정말 제가 겸손해진 것은 아닌데 제가 마치 겸손한 자인 양 삽니다.

 

교만하지 않으면 되는 것이 아니라 겸손해야 하는데

교만하지 않으면 그것이 곧 겸손인 양 착각하며 산 것이고,

사람들 위에 군림하지 않는 것만으로 겸손해졌다고 착각한 것입니다.

 

이것은 마치 이것과 같습니다.

미워하지 않는 것이 사랑하는 것은 아니지요.

 

미워하지 않는 것이 아무리 어렵다고 해도

미워하지 않는 것만으론 아직 사랑하는 것이 아닙니다.

 

미워하지 않는 것은 기껏 잘해야 미워하지 않는 것이지 사랑하는 것이 아니고

게다가 무관심이라는 쉬운 방법이 있기에 오히려 사랑과 더 멀어질 수 있지요.

그렇지요. 미워하지 않는 가장 쉬운 방법이 무관심과 무관계가 아닙니까?.

 

아무튼 미워하지 않는 것이 사랑하는 것이 아니듯

교만하지 않은 것 자체로 겸손한 것은 아닙니다.

 

그런데 저는 전보다 덜 교만해진 것으로 겸손해진 줄 착각하였던 것인데

이런 저를 깨닫게 해준 계기가 얼마 전에 있었습니다.

 

지난주 저는 평화방송 <님따라 한평생>이라는 프로를 위해 인터뷰했습니다.

이 프로는 원로 사제 수도자의 주님을 따른 한 생을 소개하는 프로인데

이번에는 올해 프란치스코 파스카 800주년을 맞이하여 프란치스칸 수도자를

찾다가 그렇게 원로도 아니고 자격도 없는 제가 인터뷰를 하게 된 것입니다.

 

문제는 인터뷰하는 과정에서 제가 겸손하지 못했던 것입니다.

1부는 그럭저럭했는데 2부를 마치고 나서는 왠지 찝찝했습니다.

 

왜 그렇게 찝찝했을까 생각하고 또 생각해 보니 답이 나왔습니다.

1부에서는 부족한 제가 하느님의 은총으로 어떻게 성소를 되찾게 됐는지

그것을 비교적 겸손하게 얘기한 데 비해 2부에서는 하느님의 은총을

드러낸 것이 아니라 은총을 받은 저를 드러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죄가 많아진 그곳에 은총이 풍부히 내렸다고 바오로 사도는 말했는데

저는 은총이 많아진 그곳에 죄가 많아진 꼴이 되었던 것입니다.

 

프란치스코는 모든 선은 다 하느님의 것이고,

내 것이라고는 죄와 악습밖에 없다고 했는데

어찌 죄인에게 내려진 은총이 아니라 은총을 받은 나를 자랑하려고 했는지.

 

죄는 은총과 만나야 하지만

은총은 가난하고 겸손한 사람에게 주어지고 보존되는 것임을

오늘 복음의 가난한 과부를 통해 다시 한번 깨닫고 뉘우치는 오늘 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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