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수 사랑하기 1
도무지 예상할 수 없는 꼼수로
전혀 표가 나지 않게
등에 비수를 꽂는 이상으로
마음의 급소를 찌르며 못살게 구는 이의 카로를
나의 카로와 구분한 후
나의 카로만을 바라본다.
왜 마음 한구석에서 파문이 일며 응징하고 싶은 충동이 이는 걸까 응시하니
저 밑에 그 어떤 해도 입지 않으려는 이기적인 욕심이 자리하고 있구나
카로는 본능적으로 이미 해를 입었다고 느끼고는
복수를 하고 싶었구나
마음속 깊이 숨어 있는 욕심을 묵묵히 바라보니
저절로 스러지며 고요해진다.
평화로운 마음으로
못살게 구는 이 안에 현존하는 로고스의 영을 바라본다.
그럼에도 마음 한구석에선 여전히 역겨움이 어른거린다.
영의 신비보다 카로의 역겨움이 더 강렬하다는 징후리라.
역겨움 밑에서 작용하는 싫음을 바라본다.
마음이 한결 더 고요해진다.
그윽하고 은은한 마음 안에서
못살게 구는 이의 카로가 스르르 사라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