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조회 수 3152 추천 수 0 댓글 0
매일미사 말씀 보기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No Attached Image

“낙심하지 말고 끊임없이 기도해야 한다.”

 

낙심이라는 한자어가 재미있습니다.

떨어질 낙落자에 마음 심心자입니다.

이것을 우리말로 바꾸면 마음이 떨어져 나간 것이라고 할 수 있고,

마음이 무너져 내렸거나 마음이 꺾인 거라고도 할 수 있을 겁니다.

낙엽이 나무에서 떨어진 것이듯

낙심이란 무엇을 할 마음이 내게서 떨어져나가고 꺾이는 것이지요.

 

그러니까 낙심하지 말고 끊임없이 기도하라는 말씀은

낙심하면 기도할 수 없으니 낙심치 말라는 말씀입니다.

지당하신 말씀입니다.

 

악마가 우리에게 가장 노리는 것이 실망과 낙심이고,

빠지지 말아야 할 유혹이 실망과 낙심이라고 하지요.

그건 우리가 무엇에 실망하고 그래서 마음이 꺾이면

더 이상 기도할 수 없게 되기 때문입니다.

 

지난여름 낙동강 길을 저는 수련자들과 함께 걸었습니다.

생태학 또는 생태영성의 주보인 프란치스코의 후예로서

파괴된 생태계를 직접 눈으로 보고 문제의식을 갖게 하기 위해서였지요.

 

걷는 내내 저의 마음은 씁쓸하기도 하고, 허탈하기도 하였습니다.

저도 그렇고 참으로 많은 사람이 그 사업을 그렇게 반대했는데도

결국 전 정권이 국책사업으로 밀어붙여 완공이 되었기 때문이고,

그렇게 애쓴 것이 결국 허사가 되었다는 허탈감이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이 길을 걷는 것이 다른 한 편에서는

이런 허탈감에 빠져 있어서는 안 된다는 마음을 다지는 시간도 되었습니다.

 

허탈감, 패배감으로 인해 저나 저의 수련자들이 낙심을 하고

비슷한 일이 또 벌어질 때 낙심이 무관심으로 이어지면 안 되기 때문입니다.

이런 일들을 밀어붙이는 사람들의 노림수가 바로 이것이지요.

아무리 반대해도 국책사업으로 밀어붙이고 그래서 결국 그대로 되면

반대자들도 결국은 낙심하고 체념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 말입니다.

그러기에 우리는 낙심하고 체념하고 무관심하면 안 됩니다.

 

지난달 회의 차 제주에 갔다가 강정마을에 갔습니다.

같이 미사를 드리는데 한 마디 해달라고 하였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곳 운동가들에게 이런 말씀을 해드렸습니다.

 

우리가 이런 일에 반대를 하며 그들과 힘겨운 싸움을 하는 것은

잘못된 일들을 좌절시키기 위해서만 하는 것이 아닙니다.

물론 이런 잘못된 일은 좌절되어야 하지만

우리의 뜻이 아니라 결국 그들의 뜻대로 된다 하더라도,

그들이 아니라 우리의 노력이 좌절된다 하더라도 우리는 이 일을 합니다.

우리가 이 일을 하는 것은 성공과 승리를 위해서 하는 것이 아니라

이것이 정의이고, 하느님의 뜻이기 때문에,

그래서 우리가 해야 할 일이기 때문에 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대략 이런 식으로 한 말씀 드렸습니다.

 

성공할 수 있는 일만 하고,

승리할 수 있는 싸움만 한다면 우리는 아무 것도 할 수 없습니다.

어쩌면, 아니 거의 모든 경우 우리는 이 세상의 패배자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럴 경우 우리는 낙심을 하고

불의가 자행되는 이 세상의 일들에 체념을 하고 무관심하게 될 것이고,

우리의 기도도 자기 구원을 위한 기도만 하고

세상의 정의와 세상의 구원을 위한 기도는 더 이상 하지 않을 것입니다.

 

악령이 노리고, 이 세상의 권력자들이 노리는 것이 바로 이것입니다.

하느님과 하느님의 사람들은 이 세상일에 대해서는 간섭하지 말고,

오직 내세의 구원에 대해서나 기도하라는 것입니다.

 

우리는 성공할 수 있는 일만 하는 사람이 아니라

주님의 일, 그래서 해야 할 일을 하는 사람임을 묵상하는 오늘입니다.

 

서비스 선택
<-클릭 로그인해주세요.
댓글
?
Powered by SocialXE

말씀 나눔

매일미사 독서와 복음, 그리고 성 프란치스코의 글 묵상나눔

  1. No Image 17Nov

    연중 제 33 주일-지옥도 천국인 경지

    “너희는 속는 일이 없도록 조심하여라. 많은 사람이 내 이름으로 와서, ‘내가 그리스도다.’, 또 ‘때가 가까웠다.’ 하고 말할 것이다. 그들 뒤를 따라가지 마라.”   오늘 주님께서는 자기를 그리스도라고 자처하는 자들이 나타나 말세가 왔으니 자...
    Date2013.11.17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3472
    Read More
  2. No Image 16Nov

    연중 32주 토요일-낙심치 말아야 기도할 수 있다.

    “낙심하지 말고 끊임없이 기도해야 한다.”   낙심이라는 한자어가 재미있습니다. 떨어질 낙落자에 마음 심心자입니다. 이것을 우리말로 바꾸면 마음이 떨어져 나간 것이라고 할 수 있고, 마음이 무너져 내렸거나 마음이 꺾인 거라고도 할 수 있을 겁니다...
    Date2013.11.16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3152
    Read More
  3. No Image 15Nov

    시체가 있는 곳에 독수리들도 모여든다

    연중 제32 주간 금요일(루까 17,26-37) 며칠 전 어느 신문의 논설위원이 방송에 나와, "유신독재가 왜 나쁘냐?"고 했다는 말이 들린다. 또 어제 구미시장이라는 작자가 말하기를 "박정희는 반신반인과 같은 존재"라고 했단다. 이 정도면 우상 숭배도 도가...
    Date2013.11.15 Category말씀나누기 By신대건안드레아 Reply0 Views3847
    Read More
  4. No Image 15Nov

    연중 32주 금요일-그 날 해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

    “사람의 아들의 날에도 노아 때와 같은 일이 일어날 것이다. 롯이 소돔을 떠난 그날에 그들을 모두 멸망시켰다. 사람의 아들이 나타나는 날에도 그와 똑같을 것이다.”   사람의 아들의 날.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사람의 아들의 날, 사람의 ...
    Date2013.11.15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3706
    Read More
  5. No Image 14Nov

    연중 32주 목요일-오셨어도 또 오셔야 할 주님

    “하느님 나라는 눈에 보이는 모습으로 오지 않는다. 또 ‘여기에 있다.’, 또는 ‘저기에 있다.’ 하고 사람들이 말하지도 않을 것이다. 보라, 하느님의 나라는 너희 가운데에 있다.”   저희 수도원 하루 일과는 새벽 묵상으로 시작됩니다. 이 묵상 때 자주 ...
    Date2013.11.14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3345
    Read More
  6. No Image 13Nov

    연중 32주 수요일-존재의 구원에 이르지 못한 은총

    “열 사람이 깨끗해지지 않았느냐? 그런데 아홉은 어디에 있느냐? 이 외국인 말고는 아무도 하느님께 영광을 드리러 돌아오지 않았단 말이냐?”   이 외국인 말고는 아무도 하느님께 영광 드리러 오지 않았냐는 말씀에는 주님의 복잡한 심사가 담겨 있을 거...
    Date2013.11.13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3132
    Read More
  7. No Image 12Nov

    연중 32주 화요일-하느님 앞에서는 다 쓸모없는 종들인 우리

    “종이 분부를 받은 대로 하였다고 해서 주인이 고마워하겠느냐? 이와 같이 너희도 분부를 받은 대로 다 하고 나서, ‘저희는 쓸모없는 종입니다. 해야 할 일을 하였을 뿐입니다.’”   오늘 이 말씀에 한 가지 궁금한 것이 생각났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당...
    Date2013.11.12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3511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938 939 940 941 942 943 944 945 946 947 ... 1306 Next ›
/ 1306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