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마리 토끼를 쫓다가는
변화의 길에서는 아래에 보물이 있네
길은 위로 뻗지 않고
아래로 향하는 겸손의 길.
자신을 비우는 가난의 길,
그곳에만 진정한 변화가 숨 쉬네.
상처받은 관념의 껍데기 속엔
주님의 평화가 깃들지 않으며
텅 빈 몸짓으로 지쳐 쓰러질 때
변화는 더욱 멀어지네
과거를 스스로 벌하며
현재를 놓쳐버린 시간들
그 허전하고 공허한 울림 속에
주님을 향한 나의 발걸음은 멈춰 있네
나는 할 수 있다. 해야만 한다. 할 것이다.
자만심의 우물에서 길어 올린 기도.
내 노력의 탑을 쌓아 올리지만
그 위엔 은총이 내리지 않네.
자만심으로 구원을 얻으려고
제단을 쌓고 전투적인 기도를 올리던 날
두려움과 불안에 떠는 영혼
말씀에 굴복하기보다
허공에 맴도는 외침만 가득하네
인간의 힘으로 닿으려는 주님의 나라
그것은 부서질 모래성일 뿐
헛된 수고로 끝날 뿐이네.
말씀에 굴복하던 날
모든 것이 아름다웠네
쓸쓸하고 시려웠던 날들
숨고 싶어 헤매던 세월을 딛고서
세상이 오늘만큼만 아름다웠으면 좋겠네
이렇게 좋은 날엔
홀로 있기 외로우니
그분을 만나러 떠나야지
숲에 숨겨둔 편지를 꺼내 읽으면서
감사에 넘친 마음으로
내 몫의 찬미를 드려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