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자랑해야 한다면 나의 약함을 드러내는 것들을 자랑하렵니다.”
오늘 바오로 사도가 자랑에 관해서 얘기하니
저도 오늘은 자랑에 관해서 성찰하고 나누려고 합니다.
저란 사람은 자랑에 있어서 참으로 가증스러운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왜 제가 자랑에 있어서 가증스러운가 하면
자랑하지 않는 사람인 척하며 은근히 자랑하기 때문이고,
그래서 이 면에서 매우 위선적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니까 저는 자랑하면 안 된다는 것을 알고 있고,
자랑하면 왜 안 되는지도 잘 알고 있는 사람인데
그런데도 자랑하고 싶어서 은근히 자랑하는 겁니다.
그런데 그 자랑이란 것이 그리 대단한 것이 아닙니다.
나 요즘 수고 많아! 하며 이런 것 알아달라는 것이고,
나 김치도 잘 담아! 하며 이런 것 알아달라는 식이며,
나는 할 말은 하는 사람이야! 하며
다른 사람 못하는 거 나는 하는 사람이라고 은근히 자랑하는 식입니다.
지금 이 나눔을 하면서도 저는 지금까지 위선적이었음을
공개적으로 깸으로써 말하자면 공개 참회하는 영적인 목적도 있지만
나는 나의 치부를 공개적으로 드러낼 줄 아는 사람이야!라고
은근히 자랑하는 속셈이 숨어 있습니다.
이런 가증스러운 저의 자랑은 아마 죽어야지만 그칠 것 같고,
그러니 이런 저를 인정하며 겸손하게 살아야겠다는 생각으로
저를 합리화하고 위로하는데 이것은 진정 저의 고질병입니다.
과거의 저를 보고 지금의 저를 봐도 저는 주님의 사랑을 진정 넘치도록 받고
이웃들로부터도 과도한 칭찬과 인정을 받으며 사는데 뭐가 부족해서
자랑을 아직도 하고 그것을 인정받으려고 하는지 진정 모르겠습니다.
그렇습니다.
자랑은 인간의 인정을 받으려는 것이고,
더 나아가 존경받으려고 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그저께 주님께서 말씀하신 것과 같이
숨은 일도 보시는 하느님께 인정받고 상을 받으려는 것이 아니고
그러기에 프란치스코가 무척 경계하라고 권고한 육의 정신입니다.
“육의 정신은 영의 내적인 신앙심과 성덕을 추구하지 않고,
사람들에게 겉으로 드러나는 신앙심과 성덕을 원하고 열망합니다.”
이런 권고와 함께 오늘 바오로 사도의 권고와 같은 맥락에서 이렇게도 권고합니다.
“그대는 아직도 악습과 죄를 즐기면서 그분을 십자가에 못 박고 있습니다. 그러니
그대는 무엇을 가지고 자랑할 수 있겠습니까? 오히려 우리는 우리의 연약함과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거룩한 십자가를 매일 지는 일을 자랑할 수 있습니다.”
아무튼 오늘은 오늘 바오로 사도를 통해
해야 할 자랑과 하지 말아야 할 자랑에 대해 성찰하게 된 유익한 오늘입니다.
강론하셨는지 비교하면 더욱 풍성한 내용을
알 수 있으리라는 생각으로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