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양과 목자의 관계를 말씀하십니다.
양들은 목자의 목소리를 알아듣습니다.
목자는 양들을 알며
양들은 목자를 따릅니다.
양들이 목자의 목소리를 알아듣는다는 것은
누가 자기들의 목자인지 아닌지
구분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즉 아무나 따라가지는 않습니다.
목자 또한 양들을 아는데
목자에게 양 한 마리는 많은 양들 가운데 하나가 아니라
각각이 소중하며
그래서 각각의 양을 구분하고
각각의 특징을 알고 있습니다.
즉 양과 목자는 서로 잘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만큼 서로를 소중하게 대합니다.
목자인 예수님께 양인 우리가 소중하기에
예수님께서는 우리에게 영원한 생명을 주십니다.
그 영원한 생명은
오늘 복음에서는
예수님과의 관계가 끊어지지 않는 것으로 묘사됩니다.
아무도 예수님의 양들을
예수님의 손에서 빼앗아 가지 못할 것이라는 말씀은
예수님께서 우리를 보호해 주신다는 것을 넘어
예수님과 끊임없이 일치된 관계를 유지하는 것을
가리킵니다.
그리고 그 관계는 하느님과도 똑같이 이루어집니다.
우리를 이끌어 주시는 예수님께서는
우리를 소중하게 대하시며
우리와 끊임없이 관계를 맺기를 원하십니다.
그것은 우리를 당신의 종으로 삼기 위해서가 아니며
오히려 우리가 자유롭게 살아갈 수 있도록
우리를 보호해 주시기 위한 것입니다.
하느님께 속하는 것은
다시 말해 신앙 생활은
어떤 의무를 말하지 않습니다.
주일 미사를 지켜야 하고
착하게 살아야 하며
남을 용서해야 한다는 것을 가리키지 않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를 알고 계시기에
우리에게 무엇이 필요한지도 알고 계십니다.
그것 가운데 하나는
우리가 우리의 삶을 혼자 살아갈 수 없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의 삶에 함께해 주시고
삶의 고비들을 넘어갈 수 있게
힘과 용기를 주십니다.
우리도 우리의 부족함을 알기에
우리의 삶을 동반해 주시는 하느님과 함께 살아갑니다.
누구보다 더 나를 지지해 주고
누구보다 더 나를 잘 아는 분이
우리와 함께 계십니다.
그 동반자, 그 지지자 덕분에
우리는 오늘도 묵묵히 우리의 삶을 살아갈 수 있습니다.
삶의 순간마다
우리를 당신의 보호 아래로 부르시는
하느님의 목소리를 찾고
그분과 함께 살아갈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