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조회 수 820 추천 수 2 댓글 3
매일미사 말씀 보기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No Attached Image

"다윗의 자손이시여, 저희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

 

오늘 복음의 눈먼 이들은 주님께 쫓아오며 자비를 청합니다.

이것을 보면서 자비와 관련한 성찰을 해봅니다.

제가 제일 좋아하는 청원 기도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제일 좋아하는 청원 기도라고 했지만

2-30대 때는 제일 싫어하던 기도였지요.

자비를 달라는 제가 불쌍하다고,

더 나아가서 참 비참하다고 생각됐기 때문입니다.

 

그때의 저는 제가 불쌍한 것을 인정할 수 없었고,

하느님께도 그런 저를 인정하고 싶지 않을 정도로 교만했던 겁니다.

 

그런데 교만함, 이것이 참으로 불쌍하고 제일 비참한 것입니다.

육신의 눈이 먼 것은 교만함에 비교하면 불쌍한 것이 아닙니다.

왜냐고요?

 

첫째로 교만은 자기의 본모습이랄까 전모를 못보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그런데 참으로 모순입니다.

 

왜냐면 교만은 자기 밖에는 모르는 지독한 자기 집중인데

그렇게 자기를 보는데도 자기를 제대로 못 보기 때문이고,

제대로 못 보는 것은 자기의 죄와 비천함은 보기 싫어하고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보고 싶은 대로 보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사람들 가운데서 자기 주제를 모르고 날뛰겠지요.

그러나 이것은 자기의 비참함과 비 구원을 모르고

자비를 청하지 않음에 비하면 사실 아무것도 아닙니다.

 

자기의 비참함과 비 구원을 보고 인정해야,

그리고 이 비참함과 비 구원은 자기 힘으로 극복할 수 없음을

인정해야 구원자에게 구원을 청하고 자비를 청할 텐데

인정치 않으니 그야말로 구제불능이지요.

 

그렇습니다. 교만은 자기만 보고 자기 밖에는 못 보게 합니다.

그런데 자기 밖에는 못 본다는 말은 자기의 안과 밖이 있는데

자기 밖에 수많은 사람이 있고 하느님이 계셔도 못 본다는 말입니다.

 

이것이 교만한 사람의 무시無視 현상입니다.

한자에서 무시를 그대로 풀이하면 시력이 없다는 뜻도 되고,

우리말의 업신여김의 뜻처럼 있는 것을 없다고 보는 뜻도 됩니다.

 

제 생각에 업신여김은 없이 여긴다는,

분명히 사람이 있는데도 투명 인간처럼 없이 여김의 준말입니다.

 

이것은 다른 존재에 대한 엄청난 폭력이요 죄이기도 하지만

있는 것을 보지 못하는 심각한 장애입니다.

 

이 장애는 인격적인 장애일 뿐 아니라 영적인 장애입니다.

인간 관계를 제대로 맺지 못하게 하는 것일 뿐 아니라

하느님을 믿을 수 없고 볼 수 없게 하기 때문입니다.

 

이에 비해 오늘 복음의 눈먼 이들,

오랫동안 눈먼 것 때문에 한껏 겸손해진 눈먼 이들은 주님을 믿었습니다.

 

주님께서 "내가 그런 일을 할 수 있다고 너희는 믿느냐?"하고 물으시자,

그들은 조금도 주저함 없이 ", 주님!"하고 대답합니다.

그들은 겸손하고 믿었기에 주님을 알아보고 주님의 능력을 알아본 것입니다.

 

그래서 육신의 눈이 멀었어도 주님을 알아본 그들이 부럽고

눈이 멀쩡해도 주님을 영적으로 보지 못하는 제가 오히려 부끄럽습니다.

 

그러나 그렇기에 오늘 눈먼 이들처럼 저 또한

"주님, 제게 자비를 베푸소서"라고 기도하는 오늘입니다.

 

서비스 선택
<-클릭 로그인해주세요.
댓글
?
Powered by SocialXE

  • profile image
    홈페이지 민엘리사벳 2021.12.03 09:45:52
    주님 제게도 자비를 베푸소서!
  • profile image
    홈페이지 용서받은죄인 2021.12.03 05:52:04
    신부님의 말씀을 같은 전례시기에는 어떻게 묵상하고
    강론하셨는지 비교하면 더욱 풍성한 내용을 알 수 있으리라는
    생각으로 올립니다.^♡^
  • profile image
    홈페이지 용서받은죄인 2021.12.03 05:51:31
    20년 대림 제1주간 금요일
    (주님 손의 작품인 우리들)
    http://www.ofmkorea.org/390371

    19년 대림 제1주간 금요일
    (어두운 현실도 보게 하시고 희망도 보게 하시는 주님)
    http://www.ofmkorea.org/295542

    18년 대림 제1주간 금요일
    (보고 있어도 보고 싶은 사랑이면)
    http://www.ofmkorea.org/172702

    16년 대림 제1주간 금요일
    (자비를 볼 수 있는 눈)
    http://www.ofmkorea.org/96330

    15년 대림 제1주간 금요일
    (당신 빛으로 빛을 뵙게 하소서!)
    http://www.ofmkorea.org/84845

    14년 대림 제1주간 금요일
    (끝 너머에는?)
    http://www.ofmkorea.org/72614

    13년 대림 제1주간 금요일
    (믿는대로 된다 함은 믿는 것을 허용하기에)
    http://www.ofmkorea.org/58296

    12년 대림 제1주간 금요일
    (능력의 주님이 아니라 사랑의 주님을)
    http://www.ofmkorea.org/44585

    11년 대림 제1주간 금요일
    (구원 마중)
    http://www.ofmkorea.org/5411

    09년 대림 제1주간 금요일
    (어둠에서 빛을 보는 내공을!)
    http://www.ofmkorea.org/3366

    08년 대림 제1주간 금요일
    (믿으니 보게 되었다!)
    http://www.ofmkorea.org/1927

말씀 나눔

매일미사 독서와 복음, 그리고 성 프란치스코의 글 묵상나눔

  1. No Image 04Dec

    대림 1주 토요일-받는 것부터

    눈여겨 보신 분들은 즉시 눈치채셨겠지만 오늘 복음은 9장의 끝부분과 10장의 시작 부분이 이어진 것이고, 수확할 것에 비해 일꾼이 적으니 주인께 일꾼을 보내달라고 청하라는 말씀에 이어 주님께서 열두 제자를 파견하시는 내용입니다.   그러니까 일...
    Date2021.12.04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2 Views713
    Read More
  2. No Image 03Dec

    대림 1주 금요일-교만, 영적인 시각 장애

    "다윗의 자손이시여, 저희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   오늘 복음의 눈먼 이들은 주님께 쫓아오며 자비를 청합니다. 이것을 보면서 자비와 관련한 성찰을 해봅니다. 제가 제일 좋아하는 청원 기도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제일 좋아하는 청원 기...
    Date2021.12.03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3 Views820
    Read More
  3. No Image 02Dec

    대림 1주 목요일-지금 당장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지 못할 자

    "나에게 ‘주님, 주님!’ 한다고 모두 하늘 나라에 들어가는 것이 아니다.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뜻을 실행하는 이라야 들어간다."   오늘은 누가 하느님 나라에 들어갈 사람인지에 대한 얘기입니다. 이에 대해 저는 정말로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고 싶어...
    Date2021.12.02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2 Views837
    Read More
  4. No Image 01Dec

    대림 1주 수요일-산 위에서 굶주린 다음

    어쩌자시는 것인가? 주님께서는 어찌 산 위에 자리를 잡으시는지? 그것도 평지로 가셨다가 굳이 산 위로 오르시는 것은? 다리저는 이와 눈먼 이들이 이곳을 어찌 오르라는 것인지?   이에 대해 복음은 이렇게 기술합니다. "그때에 예수님께서는 갈릴래...
    Date2021.12.01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2 Views980
    Read More
  5. No Image 30Nov

    성 안드레아 사도 축일-길손들

    우리에게 가장 큰 선물은 무엇이고, 가장 감사해야 할 선물은 무엇일까요?   제 생각에 그것은 인생의 길잡이가 되어줌일 것입니다. 저의 사춘기 시기를 돌아보면 인생의 목적이 무엇인지 몰라 방황의 시기를 오랫동안 보냈는데 이 방황의 시기가 제게는...
    Date2021.11.30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2 Views983
    Read More
  6. No Image 29Nov

    11월 29일

    사랑하는 벗님! 오늘은 저희 프란치스칸 가족의 모든 성인들을 기리는 날입니다. 저희 프란치스칸들은 가톨릭 교회 내에서 성인들을 가장 많이 보유(?)한 집단이지요. 매년 오늘을 축일로 지내는 이유는 프란치스코의 회칙이 교회로부터 공식 인준받은 날이기 ...
    Date2021.11.29 Category말씀나누기 By오바오로 Reply0 Views414
    Read More
  7. No Image 29Nov

    대림 1주 월요일-주님의 산 등산가

    오늘 복음은 백부장의 종이 치유되는 얘기입니다. 그런데 치유받은 종이 주인공일 것 같지만 아시다시피 오늘 얘기의 주인공은 백부장이고, 백부장의 믿음, 백부장의 사랑 등등이겠지요.   그렇지만 오늘 우리는 왜 이 얘기를 대림절 첫날 듣게 되는지...
    Date2021.11.29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2 Views948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280 281 282 283 284 285 286 287 288 289 ... 1289 Next ›
/ 1289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