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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7.30 01:10

친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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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교

 

친교의 본질은 자기 속을 드러낼 때 이루어집니다. 진정한 관계, 즉 친교는 서로가 자신의 내면, 생각, 감정, 취약성 등을 솔직하게 드러낼 때 비로소 형성됩니다. 가면을 벗고 진정한 자신을 보여줄 때 깊은 연결이 가능해지기 때문입니다.

 

예수께서는 우리와 친교를 맺기 위해 거절당할 각오를 하고 내면을 드러내 보이셨습니다. 예수님은 인간과 깊은 친교를 맺기 위해 스스로 위험을 감수하셨습니다. 그분은 자신의 신성과 인성, 사랑과 진리를 숨기지 않고 드러내셨으며, 그 과정에서 인간에게 거부당할 수 있음을 아셨음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하셨습니다. 이는 친교를 위한 '자기 비움''취약성 노출'을 의미합니다.

 

예수께서는 번번히 인간에게 거절당하셨으나 당신의 속을 드러내시는 일을 멈추지 않으셨습니다. 예수님의 사랑과 진리가 항상 환영받았던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많은 경우 거부당하고 오해받았으며, 궁극적으로는 십자가에 못 박히는 극단적인 거절을 경험하셨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수님은 인간을 향한 사랑과 친교의 갈망 때문에 자신을 드러내는 일을 포기하지 않으셨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이는 하느님의 변치 않는 사랑과 인내를 보여줍니다.

 

하느님의 창조 안에서 당신의 모상대로 지음 받은 인간은 그 존재 자체로 특별히 선택되었으며 영원히 보존될 육화의 신비로 현존합니다. 우리를 향한 하느님의 간절한 갈망과 하느님을 향한 우리의 갈망이 서로 만나는 바로 그 지점에서 진정한 친교가 시작됩니다

 

친교가 어려운 이유

친교가 왜 어려운지에 대한 질문은 매우 중요합니다. 사실, 진정한 친교는 인간에게 가장 깊은 갈망 중 하나이지만, 동시에 가장 도전적인 일이기도 합니다. 우리가 친교의 본질과 실천 방법에 대해 이야기했지만, 왜 그렇게 많은 사람이 친교에 어려움을 겪는지 살펴보는 것은 우리가 나아갈 방향을 더 명확하게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겁니다.

 

친교는 자기 속을 드러내는 것에서 시작됩니다. 그런데 바로 이 지점에서 큰 어려움이 발생합니다. 나의 진정한 모습을 드러냈을 때 상대방이 나를 비난하거나, 판단하거나, 심지어 떠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은 친교의 문을 닫게 만듭니다. 예수님께서도 거절당할 각오를 하셨듯이, 우리에게는 이러한 취약성을 드러내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과거의 상처나 배신 경험은 우리를 더욱 자기를 방어적으로 만듭니다. 다시는 그런 아픔을 겪지 않기 위해 스스로 벽을 쌓아 올리게 되고, 이는 친교를 가로막는 가장 큰 장애물이 됩니다.

 

우리는 종종 완벽하고 강한 모습만을 보이려 합니다. 자신의 약점이나 부족함을 드러내면 약해 보인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죠. 하지만 이는 진정한 친교를 방해하는 허상입니다. 친교는 불완전한 모습 그대로 서로를 받아들일 때 깊어집니다. 친교는 상호적인 관계입니다. 그러나 인간의 본성 안에 깊이 뿌리내린 이기심과 자기중심성은 친교를 어렵게 만듭니다. 상대방의 필요나 감정보다는 나의 욕구와 이익만을 우선시할 때, 관계는 친교가 아닌 이용이나 지배의 형태로 변질됩니다.

 

다른 사람의 관점에서 세상을 보고, 그들의 경험과 감정을 공감하려는 노력이 부족하면 깊은 이해와 연결이 어렵습니다. 이는 우리가 고요 속에서 하느님의 갈망을 바라보며 자신을 비우는 과정과도 연결됩니다. 또한 자신의 의견이나 방식만이 옳다고 고집할 때, 대화는 단절되고 관계는 경직됩니다. 상대방의 다름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개방적인 마음이 부족하면 친교는 불가능합니다.

 

피상적인 관계의 유혹과 분주함 때문에도 친교가 어렵습니다. 현대 사회는 피상적인 관계와 과도한 분주함으로 인해 진정한 친교를 위한 공간을 찾기 어렵게 만듭니다. SNS 등으로 수많은 관계를 맺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대부분은 깊은 내면의 나눔이 없는 얕은 관계입니다. 이러한 피상성에 익숙해지면 진정한 친교를 위한 노력 자체가 부담스럽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현대인의 삶은 너무 바쁩니다. 진정한 친교는 시간과 감정적 에너지를 요구하는데, 많은 사람이 이를 위한 여유를 가지기 어렵다고 느낍니다. 끊임없이 쏟아지는 정보와 자극은 우리가 한 관계에 온전히 집중하고 몰입하는 것을 방해합니다. '지금, 여기'에 충실하지 못하면 깊은 연결은 어렵습니다.

 

하느님과의 친교 단절이 우리의 관계에 심각한 결과를 초래합니다. 궁극적으로, 인간 관계에서의 친교 어려움은 하느님과의 친교 단절에서 그 뿌리를 찾을 수 있습니다. 하느님의 사랑과 자비가 우리 안에 온전히 채워지지 않으면, 우리는 타인을 사랑하고 용서하며 자신을 내어줄 힘을 얻기 어렵습니다. 하느님의 무조건적인 사랑을 경험하지 못하면, 우리도 조건적인 사랑에 머물기 쉽습니다. 하느님의 모상으로 창조된 존재로서의 자신의 가치를 온전히 인식하지 못할 때, 우리는 스스로를 낮추고 타인과 진정한 친교를 맺는 데 어려움을 겪습니다. 친교는 그래서 단순히 기술적인 문제가 아니라, 존재론적이고 영적인 깊이를 가진 여정입니다. 우리 안의 두려움을 직면하고, 이기심을 내려놓으며, 하느님의 사랑 안에서 자라날 때 비로소 진정한 친교의 문이 열립니다. 하느님으로부터 사랑받고 있음을 아는 만큼 친교는 쉬워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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