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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의 복음 말씀 묵상 ✝️
요한 15,18–21
예수님께서는 말씀하십니다.
“세상이 너희를 미워하거든
너희보다 먼저 나를 미워하였다는 것을 알아라.”
그리고 이어
“너희가 세상에 속하지 않고
내가 너희를 세상에서 뽑았기 때문에
세상이 너희를 미워하는 것이다” 하십니다.
이 말씀은 처음 들으면
다소 두렵고 무겁게 느껴집니다.
그러나 주님은 제자들을 겁주기 위해 이 말씀을 하시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맞이할 현실을 미리 알려 주시며
끝까지 흔들리지 않도록 준비시키십니다.

성 암브로시오는
그리스도인의 길이
세상의 인정과 박수만을 받는 길이 아님을 분명히 보았습니다.
주님을 따른다는 것은
세상의 욕망과 기준을 그대로 따라 사는 것이 아니라
더 깊은 진리와 사랑의 질서를 선택하는 일입니다.

그러므로 갈등과 거절은
때로 신앙이 잘못되었다는 표시가 아니라
오히려 주님께 속해 있다는 흔적이 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미움을 받는 사실 자체가 아니라
무엇 때문에 미움을 받는가입니다.
교만이나 완고함 때문이 아니라
주님의 이름과 복음의 진실 때문에
어려움을 견디는 것이라면
그 길 안에는 은총이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이 세상에 속하지 않았다고 말씀하십니다.
이것은 세상을 멸시하라는 뜻이 아닙니다.
오히려 세상 안에 살되
세상의 거짓 기준에 완전히 물들지 말라는 뜻입니다.
그리스도인은 세상을 버리는 사람이 아니라
세상 속에서 다른 방식으로 살아가는 사람입니다.
힘보다 사랑을,
배제보다 환대를,
지배보다 섬김을,
두려움보다 진실을 택하는 사람입니다.
그래서 그 삶은 때때로
세상에게 낯설고 불편하게 보일 수 있습니다.

돌봄 주간의 관점에서 보면
오늘 복음은 돌봄이 얼마나 용기 있는 사랑인지를 보여 줍니다.
돌봄은 모두에게 편하게 보이기 위한 친절이 아닙니다.
정말로 누군가를 살리려 할 때
우리는 때때로 세상의 무관심과 조롱,
오해와 거절을 만나게 됩니다.
약한 이를 편들고,
잊힌 이를 기억하며,
배척당한 이를 품는 일은
항상 환영받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주님께서는
그 길이 당신이 먼저 걸으신 길임을 알려 주십니다.

오늘 이웃종교/생태의 날에
이 말씀은 더 넓게 다가옵니다.
주님께 속해 있다는 것은
다른 존재를 함부로 이용하지 않는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다른 종교를 믿는 사람,
낯선 문화 속의 사람,
말없이 살아가는 피조물,
상처 입은 자연을
단순히 대상이나 배경으로 보지 않고
하느님 앞의 현실로 존중하는 삶은
세상의 익숙한 지배 논리와 충돌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복음의 길은
결국 함께 살기를 배우는 길입니다.

성 암브로시오는
주님을 아는 사람은
그 이름 때문에 고난을 받을 수도 있지만
바로 그 이름 안에서 더욱 굳세어진다고 보았습니다.
세상이 우리를 오해할 수 있어도
주님은 우리를 아십니다.
사람들이 거절할 수 있어도
주님은 우리를 붙드십니다.
돌봄의 길도 마찬가지입니다.
눈에 띄지 않고,
당장 인정받지 못하고,
오히려 손해처럼 보일 수 있어도
주님 안에 뿌리내린 사랑은
헛되지 않습니다.

오늘 우리는 조용히 묻습니다.
나는 세상의 인정만을 좇고 있는가,
아니면 주님의 이름 때문에라도
사랑의 길을 선택할 수 있는가?
나는 다른 존재와 함께 살아가는 책임을
얼마나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있는가?
나는 불편함이 생길까 봐
돌봄을 미루고 있지는 않은가?
주님께서는 오늘도
우리에게 미움을 두려워하기보다
사랑 안에 머무르라고 하십니다.

주님,
세상이 이해하지 못해도
당신께 속한 사람으로 살게 하소서.
거절이 두려워 사랑을 멈추지 않게 하시고
낯선 이와 약한 존재들까지
당신 안에서 함께 살게 하소서.
당신 이름 때문에
더 깊이 돌보고 더 넓게 사랑하게 하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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