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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은 주인보다 높지 않고 파견된 이는 파견한 이보다 높지 않다.

이것을 알고 그대로 실천하면 너희는 행복하다.”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이 말씀을 남에게 얘기하는 것은 쉬우며,

객관적으로 얘기하는 것은 쉽다는 것 말입니다.

 

사실 종이 주인보다 높지 않다는 것을 머리로 아는 것은 전혀 어렵지 않습니다.

그대로 실천하는 것이 어렵고 게다가 내가 실천하는 것이 어려운 것이기에

객관적으로 얘기하고 남에게 얘기하는 것은 전혀 어렵지 않고 쉬운 법입니다.

 

저로 말하면 제가 주님의 종인 것은 알고 인정해도 종노릇 하는 것은 싫고,

그래서 하느님을 주님으로 섬기기보다는 아버지로 섬기고 싶습니다.

하느님을 주 하느님이 아니라 아버지 하느님이라고 하고 싶은 겁니다.

 

그리고 그 밑바닥에는 내가 하고 싶은 것만 하고,

내가 하기 싫은 것은 하지 않으려는 것이 있고요.

 

이것이 바로 저의 편의주의입니다.

하고 싶은 것만 하고 하기 싫은 것은 하지 않는 편의주의요,

주 하느님은 불편하니까 아버지 하느님이라고 하는 편의주의입니다.

 

그러니 아버지 하느님도 엄하신 하느님 아버지가 아니라

탕자의 비유에 나오는 인자하신 하느님 아버지요,

심판관이신 하느님이 아니라 용서하시는 하느님이십니다.

 

물론 한 탈란트를 땅에 묻은 종처럼 하느님을 모진 분으로

알고 믿기보다 자비로우신 하느님으로 믿는 것이 낫겠지요.

 

그런데 저에게 일생 문제인 것이 바로 자비로우신 분으로 하느님을 믿는 것은

좋은 것이지만 그렇게 믿는 것 때문에 하느님께 대한 경외심이 없다는 점이고,

경외심이 없기에 하느님의 말씀을 그대로 실천하지 않는 점입니다.

 

제 생각에 경외심은 자비하신 하느님을 두려워하는 것입니다.

지혜롭고 성숙한 사람은 무서운 사람을 두려워하지 않고

자비로운 사람을 존경심 까닭에 더 두려워하는데 그것이 경외심입니다.

 

그리고 그것은 벌을 받을까 봐 두려워하는 것이 아니라

은총을 잃을까 봐 두려워하는 것이고 은총을 잃을까 봐 두려워하는 것도

하느님께서 은총을 도로 뺏어 가실까 봐 두려워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그것이 은총인 줄도 소중한 줄도 모르고 잃어버릴까 봐 두려워하는 것입니다.

 

스승이나 애인을 진정 존경하고 사랑하는 사람은 선물이나 정표를

잃어버릴까 두려워하지 벌 받을까 두려워하지 않는 것처럼 하느님을

진정 경외하는 사람도 벌 받을까 두려워하지 않고 은총을 잃을까 두려워할 겁니다.

 

어쨌거나 편의주의적으로 하느님을 믿고,

편의주의적으로 하느님 말씀을 실천하는,

그런 미성숙과 불행을 제가 언제 극복할 수 있을지,

저에 대해서 걱정하며 저 자신을 위해 기도하는 오늘 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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