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토마스 사도의 삶을 묵상하다 보니 구약의 야곱과 겹쳤습니다.
둘 사이에 뭔가 비슷한 점이 있는 것처럼 보인다는 뜻입니다.
비슷하다면 어떤 면에서 비슷할까요?
주님과의 씨름과 끈질긴 씨름입니다.
야곱은 하느님과 밤새도록 씨름한 사람입니다.
그러나 인간적으로 아주 야비한 사람이기도 합니다.
아버지의 복을 형에게서 가로챈 사람이니 말입니다.
그 일로 형 에사우에게 쫓기는 몸이 되었다가
고향으로 다시 형을 만나러 갈 때 그는 몹시 두렵고 걱정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만나기 전에 형의 화를 풀기 위해서 뇌물도 보내고 식구도 먼저 보냅니다.
이것으로 그쳤다면 야곱은 인간적인 차원에 머문 것이었고
이스라엘 열두 지파의 아버지가 될 수 없었을 테지만 그는
밤새도록 하느님과 씨름하여 하느님의 복도 받고 이스라엘이라는 이름도 받습니다.
오늘 축일을 지내는 토마스도 그치지 않고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 면에서 같습니다.
주님께서 당신이 어디로 가는지 너희는 알고 있다고 말씀하셨을 때 다른 제자들은
모르면서도 아는 양 가만히 있었지만 토마스는 자기는 모른다고 주님께
솔직히 얘기하여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라는 유명한 말씀을 끌어냅니다.
그는 모르면 모른다고,
믿을 수 없으면 믿을 수 없다고 솔직히 얘기할 뿐 아니라
알 수 있을 때까지 묻고 믿을 수 있을 때까지 의심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
질문과 의문이 있을 때 자기 안에서 질문하고 의심하는 것으로 그치지 않고
그렇다고 다른 인간에게 묻고 의문을 표출하는 것이 아니라
주님께 질문을 드리고 의심을 표출하여 주님께 답을 얻는 점입니다.
우리도 토마스 사도처럼 궁극적으로 주님을 상대하고
주님께 답을 얻는 사람이 되면 얼마나 좋을까요?
그리고 토마스 사도처럼 “저의 주님, 저의 하느님!”하고
완전한 신앙고백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되면 얼마나 좋을까요?
토마스 사도의 축일인 오늘, 주님께 답을 얻는 사람이 되고,
완전한 신앙고백을 하는 사람이 되라는 도전을 토마스 사도에게 받는 우리입니다.
강론하셨는지 비교하면 더욱 풍성한 내용을
알 수 있으리라는 생각으로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