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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에 척하다또는 체하다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죽은 척하다거나 죽은 체하다고 하면

실제로는 죽은 것이 아닌데 다른 사람에게 죽은 것처럼 보이게 하는 겁니다.

이것은 도둑질을 하고 하지 않은 체하는 것처럼

자기의 약점이나 위험을 모면하기 위해 가장하는 것입니다.

 

또 모르면서도 아는 체나 아는 척하고 잘난 체나 잘난 척을 합니다.

이것은 무식이나 부족함을 모면하려는 측면도 있지만

더 적극적으로 그리고 과장되게 자기를 좋게 포장하는 것입니다.

 

아무튼 척이나 체는 진실하게 자기 자신을 남에게 보이지 않는 것이지요.

그런데 문제는 남에게 자신의 진실을 보이지 않는 것이 아니라

그러는 사이에 한 편으로는 자기기망自己欺罔에 빠져들고

다른 한 편으로는 자신의 진실과 대면하지 않는 것입니다.

 

오늘 축일로 지내는 토마스 사도는 절대로 척이나 체를 하지 않는 분입니다.

토마스가 없는 사이 다른 사도들은 부활하신 주님을 뵙고

토마스에게 뵈었다고 얘기해주지만 그 말을 토마스는 믿을 수 없습니다.

 

그런데 우리 같으면 믿을 수 없어도 다른 제자들이 모두 뵈었다고 하니

그랬느냐고, 믿는 척 두루뭉술하게 넘어갈 텐데

그는 믿을 수 없음을 굳이 표현합니다.

 

그런데 믿을 수 없음을 굳이 표현하는 토마스의 이 언표가

똥고집의 표현입니까, 솔직함의 표현입니까?

불신의 표시입니까, 의심의 표시입니까?

 

제 생각에 그의 말은 너네들이 아무리 얘기해도 난 안 믿어가 아니라

너네들이 그렇게 얘기하지만 나는 믿을 수 없어입니다.

불신의 의지가 아니라 나도 믿고 싶지만 의심이 가 믿을 수 없다는 겁니다.

 

만약 불신의 의지의 표시였다면 토마스는 여드레 뒤에

주님이 나타나실 때까지 공동체와 같이 있지 않고

즉시 공동체를 떠났을 텐데 여드레 후에 주님을 만나 뵙니다.

 

그렇지 않습니까?

토마스는 다른 제자들이 주님을 뵈올 때 같이 있지 않았었습니다.

어쩌면 그때도 제자들의 만류를 뿌리치고 이탈했던 것일 수도 있습니다.

 

그런 것이 아니었어도 불신의 의지가 토마스에게 강했다면 그는

말도 안 되는 것을 믿고 있는 이 집단하고는 도저히 상종할 필요 없다고

즉시 공동체를 이탈할 수도 있었는데 떠나지 않고 있는 것을 보면

자기도 다른 제자들처럼 믿고 싶고 뵙고 싶지만 의심이 가는 겁니다.

 

아무튼 여드레가 흘러가고 마침내 토마스에게도 주님께서 나타나시는데

왜 하필 여드레이고 꼭 여드레입니까? 여드레의 의미는 무엇입니까?

 

그것은 물리적인 시간이 아니라 큰 의심의 시간이고

불신에서 믿는 것으로 돌아서는 데 필요한 시간이며

그러나 은총을 주시기 위해 하느님께서 정한 시간이고

겟세마니 동산의 예수님의 시간만큼이나 괴롭고 힘든 시간이었을 겁니다.

 

불교에서는 크게 의심을 해야 큰 깨달음을 얻는다고 하는데

하느님을 완전히 믿기 위해서도 큰 의심이 필요하고,

그렇게 큰 의심, 오랜 의심의 고통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반드시 큰 의심이어야 합니다.

사람을 상대하는 용렬한 의심이 아니라

야곱처럼 하느님을 상대로 씨름을 하는 큰 의심이어야 합니다.

 

그래야 오늘의 토마스 사도처럼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저의 주님, 저의 하느님이라는 고백이 터져 나옵니다.

 

거짓으로 믿지 않았기에 진실로 믿게 된 토마스 사도를

부러워하며 우리도 본받겠다고 다짐하는 오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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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홈페이지 민트 2018.07.03 07:15:36
    토마스 성인의 맑은 의심이 오늘, 비개인 아침 하늘처럼 깨끗합니다.
  • profile image
    홈페이지 민트 2018.07.03 07:08:42
    주님, 주님께서는 어디로 가시는지 알지도 못 하는데 어떻게 그 길을 알 수 있겠습니까? 나는 길이요 생명아니..최후만찬때의 대화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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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홈페이지 이필수다리아 2018.07.03 01:52:28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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