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의 잎이 돋는 것을 보고
 여름이 온 것을 알게 됩니다.
 그것은 경험으로 알게 되는 것입니다.
 반복된 경험으로
 잎을 보면 저절로 여름을 생각하게 됩니다.
 오늘 복음에 앞서 예수님께서는
 사람의 아들이 오는 날에 일어날 일들을
 말씀하셨습니다.
 물론 오늘 말씀에서 '이러한 일들'이라는 것은
 그 말씀을 가리킨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앞서 말씀드린
 반복된 경험으로 저절로 알게 되는 것을 볼 때
 마지막 날의 표징 말고
 다른 것도 생각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반복이라는 것을 통해 볼 수 있는 것은
 예수님께서 보여주신 일상입니다.
 병의 치유와 말씀의 선포를 통해
 하느님 나라를 보여주셨습니다.
 예수님 안에서 시작된 하느님 나라를
 보아야 합니다.
 예수님께서 오시기 전과 오신 후가
 별로 다르지 않게 보일 수 있습니다.
 이스라엘은 로마의 영향 아래에 있었습니다.
 이스라엘은 메시아를 통해서
 로마의 영향에서 벗어나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의 힘으로는
 그 영향에서 벗어날 수 없었고
 오히려 그 영향으로 예수님께서는
 십자가에 못박혀 돌아가셨습니다.
 그렇게 하느님 나라는 오지 않은 것처럼 보입니다.
 그럼에도 예수님을 통해
 분명 하느님 나라는 시작되었습니다.
 예수님을 통해 이루어진 하느님과의 화해나
 하느님께 더 가까이 가게 되면서
 사람들은 하느님 나라를 경험했습니다.
 이 모든 경험들을 소중하게 생각한다면
 그 순간들에서 느낀 하느님 나라를 기억한다면
 마지막 날에 우리는
 하느님께서 직접 우리에게 다가오시는 것을
 저절로 알게 될 것입니다.
 종말을 준비한다는 것은
 오늘의 삶 안에서
 나에게 다가오시는 하느님을 생각하는 것입니다.
 나에게 다가오는 사랑을 느끼고
 그 사랑으로 내 주위에 있는 것들을 사랑할 때
 그 경험들이 모여서
 우리는 사랑이신 하느님을 알아볼 수 있을 것입니다.
 오늘 하루의 삶에서
 우리에게 다가오는 하느님 나라를
 깨어서 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