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조회 수 1054 추천 수 1 댓글 2
매일미사 말씀 보기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No Attached Image

"저 군중이 가엾구나.

벌써 사흘 동안이나 내 곁에 머물렀는데 먹을 것이 없으니 말이다."

 

지난번 오천 명 먹이신 기적 때도 저의 관심은 주님의 가엾어하심이었는데

오늘 사천 명 먹이신 기적 얘기도 주님의 가엾어하심에 관심이 갑니다.

 

주님께서 어떻게 오천 명과 사천 명을 먹이셨는지 그 비결이나

그 능력의 대단하심에 더 관심이 갔던 과거보다는

나이를 먹을수록 주님의 연민과 사랑에 더 관심이 가는 겁니다.

 

제가 무척 좋아하는 지혜서 1123-4절을 보면

하느님께서 자애로우신 것은 전능하시기 때문이라고 하지요.

 

"당신께서는 모든 것을 하실 수 있기에 모든 사람에게 자비하십니다.

당신께서는 존재하는 모든 것을 사랑하시며

당신께서 만드신 것을 하나도 혐오하지 않으십니다."

 

그러니까 하느님께서 모든 것을 다하실 수 있을 정도로

능력이 있으시기에 모든 것을 사랑하실 수 있다는 것은 맞는 말이고,

그래서 능력이 사랑보다 앞서고 또 중요하다고 할 수 있지만

그래도 제게는 능력의 하느님보다 사랑의 하느님이 더 좋습니다.

 

아무리 능력이 뛰어나도 악령은 그 능력을 사랑하는 데 쓰지 않고

존재를 파괴하는 것에 쓰는 것을 생각하면

능력의 하느님보다 사랑의 하느님이 당연히 더 좋고,

능력의 하느님이 사랑의 하느님이시라는 것은 너무도 다행입니다.

 

그런데 가엾은 마음에 더 관심이 가는 것과는 다르게

저의 가엾은 마음의 폭은 점점 좁아지고 있음을 보게 됩니다.

 

50대 중반까지만 해도 저는 정말 겁이 없었습니다.

바자회나 음악회 한번 하는 것은 별로 겁나지 않았고,

평양에 하루에 1,500명을 먹이는 노동자 식당과

종합 복지관을 세우는 것도 별 걱정하지 않고 해냈습니다.

 

그러니까 과거의 저는 거의 메시아 콤플렉스 수준이라고 할 정도로

세상의 모든 십자가를 내가 다 져야 한다는 듯이 연민의 마음도 컸지만

그에 못지않게 사업 배포도 컸고 추진력도 컸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능력도 떨어지고 겁도 많이 생겨서

이제는 많은 사람에게가 아니라 몇몇 사람에게,

'대담하게'가 하니라 '섬세하게'로 관심이 바뀌는 것 같습니다.

 

나이를 먹으면서 힘도 떨어지고 호르몬도 여성 호르몬이

점점 많아져서 그런다고 하는데 저도 그런 것에서 예외는 아닌가 봅니다.

그러니 이 나이 현상을 비관적으로 생각거나 억지로 반대로 행동하려고

 것이 아니라 순리적으로, 아니 그보다는 섭리적으로 받아들여야 할 겁니다.

 

그리고 주님은 신적인 사랑을 지니셨기에 5천 명과 4천 명을 먹이면서도

한 마리 양도 소홀히 하지 않고 찾아가는 착하시고 좋으신 목자이시지만

저는 그 정도의 사랑을 가지고 있지 못하니 이제는

사랑이 작을지라도 섬세하게 사랑하는 것이 저의 사랑이어야 하겠습니다.

 

여기까지 묵상을 하다가 문득 '이게 무슨 빌어먹을 얘기냐?'하는

나무람이 속에서부터 올라와 저를 후려쳤습니다.

인간적으로는 그렇고 그럴 수밖에 없습니다.

 

하느님 사랑에 연결되어 있지 않은 인간적인 사랑은 나이 먹을수록

방전된 건전지처럼 고갈될 수밖에 없고,

잘려나간 가지처럼 말라버릴 수밖에 없는 것이 당연하겠지요.

 

그렇다면 더더욱 인간적인 사랑에 의지하지 않고

더욱더 하느님 사랑에 물줄기를 대겠다고 해야지

나이 타령이나 하고 있으니 저주받아 마땅합니다.

 

서비스 선택
<-클릭 로그인해주세요.
댓글
?
Powered by SocialXE

  • profile image
    홈페이지 성체순례자 2020.02.15 06:39:22
    신부님의 말씀을 같은 전례시기에는 어떻게 묵상하고
    강론하셨는지 비교하면 더욱 풍성한 내용을 알 수 있으리라는
    생각으로 올립니다.^♡^
  • profile image
    홈페이지 성체순례자 2020.02.15 06:37:45
    19년 연중 제5주간 토요일
    (핑계, 자유를 포기한 죄)
    http://www.ofmkorea.org/195773

    18년 연중 제5주간 토요일
    (은총체험의 확장)
    http://www.ofmkorea.org/117645

    17년 연중 제5주간 토요일
    (그들처럼 나도, 아담처럼 나도)
    http://www.ofmkorea.org/99031

    15년 연중 제5주간 토요일
    (나는 어디에?)
    http://www.ofmkorea.org/74874

    14년 연중 제5주간 토요일
    (하느님의 만나가 될 7개의 빵)
    http://www.ofmkorea.org/60328

    12년 연중 제5주간 토요일
    (주님 손 안의 쓰임이들)
    http://www.ofmkorea.org/5559

    11년 연중 제5주간 토요일
    (나는 어디에?)
    http://www.ofmkorea.org/4852

    10년 연중 제5주간 토요일
    (엄두)
    http://www.ofmkorea.org/3641

    09년 연중 제5주간 토요일
    (일념과 다념)
    http://www.ofmkorea.org/2112

말씀 나눔

매일미사 독서와 복음, 그리고 성 프란치스코의 글 묵상나눔

  1. No Image 07Apr

    부활 2주 목요일-어느 형제의 강론

    T. 평화를 빕니다.   얼마 전, 저는 학교 도서관에서 심리학 관련 책을 본적이 있습니다. 그 책에서 “인간은 스트레스를 받거나 위급한 상황을 맞게 되면 스스로를 방어하려는 방책, 곧 방어 기제를 사용한다고 합니다. 이 방어 기제에는 억제, 합리화, 부...
    Date2016.04.07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897
    Read More
  2. No Image 07Apr

    부활 2주 목요일-나도 하느님의 증인이 될 수 있을까?

    오늘 사도행전에서 사도들은 예수님의 이름으로 가르치지 말라는 유대 지도자들에게 하느님이 아닌 인간에게 순종할 수 없다며 덧붙여 자기들은 예수께서 하신 일의 증인이라고 답합니다. “우리는 이 일의 증인입니다.”   여기서 저는 증인, 증거, 증언...
    Date2016.04.07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1622
    Read More
  3. No Image 06Apr

    부활 2주 수요일-내 죄는 내가 단죄하겠다는 교만

    “하느님께서 아들을 세상에 보내신 것은 세상을 심판하시려는 것이 아니라, 세상이 아들을 통하여 구원을 받게 하시려는 것이다. 아들을 믿는 사람은 심판을 받지 않지만 믿지 않는 자는 이미 심판을 받았다.”   구원은 받지 못하고 심판이나 받는 불쌍한...
    Date2016.04.06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1656
    Read More
  4. No Image 05Apr

    부활 2주 화요일-초월치 않으면 자유롭지 않다.

    “신자들의 공동체는 아무도 자기 소유를 자기 것이라 하지 않고 모든 것을 공동으로 소유하였다. 모두 큰 은총을 누렸다.”   오늘 주님께서 바람은 불고 싶은 데로 분다고 하십니다. 그런데 바람은 불고 싶은 데로 분다고 해서 바람이 불고 싶은 곳이 따...
    Date2016.04.05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1675
    Read More
  5. No Image 04Apr

    주님 탄생 예고 축일-주님을 수락하는 나.

    오늘은 마리아가 천사의 예고를 받아들여 주님을 잉태하신 것을 기념하는 날입니다.   그런데 마리아가 예고를 받아들일 때 결코 쉽게 ‘Yes’한 것이 아닙니다. 달리 말하면 쉽게 주님을 받아들이신 것이 아닙니다. 숙고나 식별도 없고, 망설임도 없이 듣...
    Date2016.04.04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1519
    Read More
  6. No Image 03Apr

    부활 제 2 주일-혼자서는 안 된다.

    저는 오늘 주제를 이렇게 잡았습니다. 공동체적인 하느님 체험. 공동체적인 주님 부활의 체험.   주님께서는 제자들이 모여 있는 가운데 나타나셨습니다. 그런데 토마 사도만은 함께 있지 않아서 부활하신 주님을 만나지 못하였습니다. 그러다가 다른 ...
    Date2016.04.03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1488
    Read More
  7. No Image 02Apr

    부활 8부 토요일-겸손함과 담대함

    저는 오늘 독서와 복음을 읽으면서 복음의 제자들이 독서의 유대 지도자들과 다르지 않다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다시 말해서 제자들도 예수님의 부활을 체험하기 전까지는 유대 지도자들과 마찬가지로 예수 부활을 믿지 못하였고, 그래서 예수께서 그리스...
    Date2016.04.02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1395
    Read More
  8. No Image 01Apr

    부활 8부 금요일-나는 집짓는 사람인가. 버리는 사람인가?

    예수님께서는 “너희 집 짓는 자들에게 버림을 받았지만, 모퉁이의 머릿돌이 되신 분”이십니다.   중국은 아직도 겨울이어서 아무런 꽃이 피지 않았지만 지금 저희 수도원의 산수유, 목련, 진달래는 이미 꽃을 피었고, 다른 나무들도 뒤지지 않으려는 ...
    Date2016.04.01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1719
    Read More
  9. No Image 31Mar

    부활 8부 목요일-무심히 지나치지 않고 유심히 보게

    “우리의 힘이나 신심으로 이 사람을 걷게 만들기나 한 것처럼 왜 우리를 유심히 봅니까?”   오늘 베드로 사도는 불구자를 고쳐준 것 때문에 사람들이 몰려와 어떻게 된 건지 유심히 살펴보는 것에 대해 왜 유심히 보냐고, 어떻게 보면 그러지 말라는 ...
    Date2016.03.31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1614
    Read More
  10. No Image 30Mar

    부활 8부 수요일-내가 가진 것은?

    "나는 은도 금도 없습니다. 그러나 내가 가진 것을 당신에게 주겠습니다. 나자렛 사람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말합니다. 일어나 걸으시오."   오늘 베드로 사도의 이 말을 묵상하면서 자연스럽게 내가 가진 것은 그러면 무엇일까 생각해봤습니다.  ...
    Date2016.03.30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1979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692 693 694 695 696 697 698 699 700 701 ... 838 Next ›
/ 838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