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말씀나누기
김명겸요한 2014.06.21 22:58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

조회 수 1587 추천 수 0 댓글 0
매일미사 말씀 보기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No Attached Image

 미사 때 성체 분배를 하다보면 여러 종류의 사람들을 만나게 됩니다. 물론 성체를 모시러 나오는 사람들은, 성체를 모시고자 하는 원의가 있기 때문에 앞으로 나오겠지만, 가끔은 그 원의에 대해서 의문이 드는 경우도 있습니다. 무표정에 '아멘'이라는 응답도 없이 성체를 받으시는 분들을 볼 때, 과연 그분들에게 있어서 성체는 무슨 의미일까라는 생각이 들곤 합니다. 반면에 어떤 분들에게서는 이루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정성이 깃든 몸짓을 봅니다.

 부제가 되고 나서 여러 번 봉성체를 다니게 되었습니다. 병실에서 성체를 모시는 환자분들을 볼 때, 그분들이 직접적으로 말씀은 하지 않으셨지만, 그분들을 통해서 경험하게 되는 것이, 오늘 복음의 말씀입니다. '나는 하늘에서 내려온 살아 있는 빵이다. 누구든지 이 빵을 먹으면 영원히 살 것이다. 내가 줄 빵은 세상에 생명을 주는 나의 살이다.' (요한 6,51)

 매일의 미사에서 성체를 모시지만, 저 역시 성체를 모시는 매 순간, 마음올 고백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사제의 '그리스도의 몸'이라는 말에 '아멘'이라고 응답하지만, 나에게 생명을 가져오는, 구원을 가져오는 그리스도의 살이라는 생각이 매번 들지는 않습니다. 제가 제 표정을 직접 보지 않아서 확신하지는 못하겠지만, 저 역시 무표정으로 성체를 받아 모시는 경우도 없지 않으리라 생각됩니다.

 무엇 때문에 우리는 성체를 모시는 것이고, 어떻게 저는 성체를 모시는 환자분들에게서 이 빵이 진정한 그리스도의 몸이라는 것을 느끼게 되는 것일까요?

 많은 철학자들이, 많은 신학자들이 머리로 접근하려 하지만, 어린 제 앞에서 두 손을 내밀면서 수줍은 듯 말씀하시는 한 할머니의 '아멘'만큼 성체에 대해 더 명확하게 표현하지는 못합니다. 또한 성체 앞에서 무릎을 꿇는 어린 아이들의 모습 속에서, 성체가 무엇인지 다시 한 번 깨닫게 됩니다.

 여기에 그리스도가 계십니다. 여기에 그리스도의 몸이 있고, 여기에 그리스도의 피가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그것을 머리로만 이해하려 하거나, 습관적으로 접근할 때, 그것은 그저 빵으로 밖에 포도주로 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받아 모신 성체나 성혈이 우리 안에서 우리에게 생명을 주는 참된 양식, 참된 음료가 될지 의문이 들기도 합니다. 주님께서는 성체와 성혈을 통해서 우리 안에 머무르고자 하시지만, 우리와 하나가 되고자 하시지만, 우리의 약한 믿음은 그것을 거부하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런 우리의 약한 믿음은 한편으로 기적을 원합니다. 빵이 살로 변한다던지, 빵에서 피가 흐른다던지, 혹은 포도주가 피로 바뀐다던지. 그리고 그러한 기적을 본다면, 혹은 경험한다면 믿음이 더 강해질 것처럼 생각됩니다. 그래서 더 열심히, 더 진지하게, 혹은 더 깊은 신앙심으로 성체를 모실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그러한 기적은 원하지만, 사제가 거행하는 성체성사 속에서 빵과 포도주가 그리스도의 몸과 피로 변화되는 기적은 쉽게 믿지 못합니다.

 하지만 우리가 그것을 믿는다면, 빵과 포도주를 그리스도의 몸과 피로 받아 모신다면, 그렇게 하느님께서 내 안에 들어오시게 됩니다. 그렇게 우리는 하느님과 하나가 되고, 그렇게 영원한 생명을 얻고, 그렇게 기적은 우리 안에서 시작될 것입니다.

 왜냐하면, 영원한 생명은 죽지 않는, 끊임없이 이 세상에서 살아가는 그런 삶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과 함께 하는, 영원하신 그 분이 내 안에서 살아가시는, 그렇게 그분과 하나 되는 삶을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렇게 하느님과 함께 살아갈 때, 복음이 이야기 하는 그 '마지막 날'에 우리는 우리의 머리로도 완전히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빵은 그리스도의 몸이고, 포도주는 그리스도의 피임을.

서비스 선택
<-클릭 로그인해주세요.
댓글
?
Powered by SocialXE

말씀 나눔

매일미사 독서와 복음, 그리고 성 프란치스코의 글 묵상나눔

  1. No Image 29Jun

    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 사도 축일-믿음의 여정

      “스승님은 살아계신 하느님의 아드님 그리스도이십니다.” 오늘 미사의 감사송은 베드로를 “신앙고백의 모범”이라고 노래합니다. 예수님의 정체에 대해 올바로 답한 것 때문에 그리 보는 것일 겁니다. 그런데 베드로 사도는 신앙을 정말로 고백한...
    Date2014.06.29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1 Views2880
    Read More
  2. No Image 29Jun

    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 사도 대축일

     자신이 누구인지 물으시는 예수님의 질문에 베드로는 '살아 계신 하느님의 아드님 그리스도'라고 대답합니다. 그리고 그 대답에 대한 답으로 베드로는 '하늘나라의 열쇠'를 받게 됩니다.  누구는 예수님을 세례자 요한, 엘리야, 예레미야나 혹은 다른 예언...
    Date2014.06.29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명겸요한 Reply0 Views1594
    Read More
  3. No Image 23Jun

    성체와 성혈 대축일-믿음으로 알아뵙고, 사랑으로 맛보고

    “내 살을 먹고 내 피를 마시는 사람은 내 안에 머무르고, 나도 그 사람 안에 머무른다.”   오늘 주님 말씀을 들으며 “내 살을 먹고 내 살을 마시는”이라는 말이 유난히 눈에 들어왔습니다. 그것은 이 말씀이 주님의 몸과 피를 먹고 마시지 않는 사람이 ...
    Date2014.06.23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2002
    Read More
  4. No Image 21Jun

    그리스도의성체성혈 대축일 -밀양에서의 마지막 만찬-

    T.그리스도의 평화               전 올해 초 부터 밀양송전탑을반대하는   농성장을 방문하여 어려움중에 계신   할머님들을 만나 뵈었습니다.   그리고 철거 대집행이 있기 며칠전에도 방문을   했었고, 철거가 있던 그 자리에서도 함께   ...
    Date2014.06.21 Category말씀나누기 By일어나는불꽃 Reply0 Views1462
    Read More
  5. No Image 21Jun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

     미사 때 성체 분배를 하다보면 여러 종류의 사람들을 만나게 됩니다. 물론 성체를 모시러 나오는 사람들은, 성체를 모시고자 하는 원의가 있기 때문에 앞으로 나오겠지만, 가끔은 그 원의에 대해서 의문이 드는 경우도 있습니다. 무표정에 '아멘'이라는 응답...
    Date2014.06.21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명겸요한 Reply0 Views1587
    Read More
  6. No Image 15Jun

    삼위일체 대축일-하느님은 하나님이시다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은총과 하느님의 사랑과 성령의 친교가 여러분 모두와 함께 하기를 빕니다.”   우리는 매일 미사를 봉헌할 때마다 다음과 같은 사제의 인사를 듣습니다. “사랑을 베푸시는 하느님 아버지와 은총을 내리시는 우리 주 예수 그...
    Date2014.06.15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2174
    Read More
  7. No Image 14Jun

    삼위일체 대축일

     삼위일체는 삼위이신 성부, 성자, 성령께서 한 분 하느님이심을 고백하는 말입니다. 하지만 이 말은 단어 안에 모순을 담고 있기 때문에, 머리만으로는 이해하기 쉽지 않은 단어입니다. ‘삼위’는 성부, 성자, 성령으로 각자 고유함을 지닌 존재, 즉 서로 같지...
    Date2014.06.14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명겸요한 Reply0 Views1317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906 907 908 909 910 911 912 913 914 915 ... 1306 Next ›
/ 1306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