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관을 쓰고 수확하는 사람
“흰 구름이 있고 그 구름 위에는 사람의 아들 같은 분이 앉아 계셨는데,
머리에는 금관을 쓰고 손에는 날카로운 낫을 들고 계셨습니다”(묵시 14,14).
이른 새벽, 어두운 경당에서
드넓은 침묵 속에 잠기려노니
태고적 정적이
웅장한 면류관이련듯 전 존재 위에 드리워지는구나
적막함이 마음을 휘감으니
구름처럼 떠다니는 이런저런 생각들과 고뇌들,
염려와 걱정들, 불안함과 두려움들...
안개처럼 소멸되고
천지가 멈춘 듯 텅 빈 마음엔
은은한 고요 그윽히 일더니
부드러운 빛으로 퍼져 나가네
이윽고 광활한 우주
금빛 찬란한 황금 들판으로 빛나는데,
홀연히 황금빛에 반짝이는
신비의 관을 쓰고
감미로운 향유 흐드러지게 듣는
황홀한 아모르, 온 존재의 심장으로 거두어들이누나
2026. 9. 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