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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한 11,1–45
라자로가 병들어 죽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사랑하신 이의 죽음 앞에서
지체하십니다.
사람들은 묻습니다.
“사랑하신다면 왜 늦으셨습니까?”
이 질문은 우리 마음에도 익숙합니다.
“주님, 왜 지금이 아니었습니까?”
마르타는 말합니다.
“주님께서 여기에 계셨더라면 제 오라버니가 죽지 않았을 것입니다.”
예수님은 그 고통을 가볍게 만들지 않으십니다.
오히려 그 한가운데서 선언하십니다.
“나는 부활이요 생명이다.”
그리고 예수님은 눈물을 흘리십니다.
그분의 눈물은 무력함이 아니라
사랑의 진실입니다.
하느님은 인간의 슬픔을 멀리서 관찰하지 않으시고,
그 슬픔 안으로 들어오십니다.
성 예로니모는 복음을 읽을 때
말씀을 단지 “정보”로 두지 말고
삶을 변화시키는 살아 있는 만남으로 받아들이라고 가르칩니다.
그에게 성서는 사건의 기록을 넘어
지금 여기에서 그리스도를 만나게 하는 길입니다.
라자로의 무덤 앞에서 우리는 묻습니다.
“라자로는 어디에 있는가?”
예로니모의 눈으로 보면
그 무덤은 단지 과거의 장소가 아니라
오늘 우리 마음 안의 ‘닫힌 자리’이기도 합니다.
예수님은 말씀하십니다.
“돌을 치워라.”
마르타는 말합니다.
“주님, 벌써 냄새가 납니다.”
회복은 늘 이 지점에서 멈춥니다.
내 안의 상처, 실패, 죄책감은
“이미 냄새나는 자리”처럼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그 자리에서 포기하지 않으십니다.
그리고 외치십니다.
“라자로야, 이리 나오너라!”
이 외침은 단지 라자로를 향한 소리가 아닙니다.
주님은 오늘 우리를 향해도 말씀하십니다.
“나오너라.”
숨고 싶던 자리에서,
절망의 습관에서,
미움과 자기비난의 무덤에서.
영성 주간의 일요일,
우리는 성체를 모시며 고백합니다.
그리스도는 죽음보다 크신 분이며,
그분의 말씀은
무덤을 열고
사람을 다시 공동체로 돌려보내는
생명의 능력입니다.
라자로가 풀려 공동체로 돌아가듯
우리도 묶인 것을 풀고
다시 살아가는 사람으로 파견됩니다.

주님,
제 마음의 무덤 앞에서
당신의 목소리를 듣게 하소서.
“나오너라” 하시는 말씀에
두려움 없이 응답하게 하시고,
저를 묶고 있던 끈들을 풀어
새 삶으로 걸어가게 하소서.
성체로 제 안에 오신 당신이
오늘 제 생명이 되게 하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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