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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혹을 받으시는 그리스도(The temptation of Christ, 1854)

작가 : 아리 셰퍼(Ary Scheffer : 1795~1858)

크기 : 캔퍼스 유채 : 222.5 x 151.6 cm

소재지 : 영국 리버풀 Walker Art Gallery




올해 교회 전례는 예수의 세례 축일로 성탄의 참 의미를 제시하고 즉시 연중 주간을 시작했다. 성탄 축일이 산타클로스의 낭만적인 이야기나 화사하고 정겨운 성탄 캐롤이나 화려한 장식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기쁨에 들뜨게 만들어 주나, 이것 만으로 성탄이 완성될 수 없다.

몇 년 전 어떤 동방 교회 사제가 현재 성탄이 너무 상업화, 가족 중심의 축제로 변질되어 예수님의 존재성에 대한 이해가 교회 안에서도 희미해지는 것을 막기 위해선 세상과 사회를 흉내낸 성탄 분위기를 교회 안에서 만이라도 중지해야 한다는 좀 생경스러운 말을 했는데, 일리가 있는 말이다.



그러나 이런 병폐는 교회의 전례를 바로 알지 못하고 세상 정서에 부화뇌동하는 교회의 태도와 신자들의 잘못된 생활 감각의 부작용으로 볼 수 있다. 오늘날 신자들의 생활 감각이 일반 사회인과 별다름이 없는 것은 바로 이런 신앙태도에서 큰 영향이 있다.

 

교회 전례는 예수의 세례 축일을 바로 성탄의 궁극적 이유로 연결시킨다. 즉, 주님께서는 세상에서 하느님의 사명, 즉 하느님 나라를 완성하시기 위해 인간으로 오신 것이다.



그러기에 가톨릭 신자들은 예수님의 인간 되심은 바로 이 세상에 하느님 나라 건설이라는 중차대한 사명을 위해서이며, 따라서 세례로서 크리스챤이 되었다는 것은 예수님의 인간성에 동참하는 것으로 가르치고 있다.



가톨릭 신자들은 예수님의 인격에서 드러나는 인간다운 모습으로 세상을 살아가는 것이다. 그러기에 우리에게 가장 인간적인 것은 가장 신적인 것이란 태도로 사는 것이다. 예수님의 성탄이 예수님의 세례로서 완성되며, 그 후 예수님은 광야로 가셔서 악마의 유혹을 받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런데 이 악마의 유혹 역시 예수님이 인간이 되심의 구체적인 모습으로 표현되고 있다. 유혹은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어떤 인간이던 겪어야 할 삶의 여정이요, 시련이며 이것을 바로 정리하지 못했을 때 자신의 처지를 영원히 망하게 만듦을 인간사에서 너무도 자주 만나는 조심해야 할 현실의 중요한 면이다.



이처럼 주님께서 광야로 가셔서 악마의 유혹을 겪으신 것은 인간이 겪는 고통 중 가장 피할 수 없는 고통에 동참하신 것을 알리는 것이기에 예수님의 인간성 이해에 큰 도움이 되는 것이다.

 

즉, 주님께서 우리 삶의 여정에 함정처럼 둥지를 틀고 있는 유혹의 순간에 바로 주님께서도 유혹을 당하셨다는 것에서 유혹의 두려움만이 아닌 마음의 안정과 유혹을 극복할 용기도 얻을 수 있다.



성서는 예수님이 세례를 받으시고 즉시 광야에 가셔서 단식하시며 악마의 유혹을 받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는데 마태오 복음에는 다음의 구절이 있다.




악마는 예수님을 데리고 거룩한 도성으로 가서 성전 꼭대기에 세운 다음, 그분께 말하였다. “당신이 하느님의 아들이라면 밑으로 몸을 던져 보시오. 성경에 이렇게 기록되어 있지 않소? ‘그분께서는 너를 위해 당신 천사들에게 명령하시리라.’ ‘행여 네 발이 돌에 차일세라 그들이 손으로 너를 받쳐 주리라.’” 예수님께서는 그에게 이르셨다. “성경에 이렇게도 기록되어 있다. ‘주 너의 하느님을 시험하지 마라.’” 악마는 다시 그분을 매우 높은 산으로 데리고 가서, 세상의 모든 나라와 그 영광을 보여주며, “당신이 땅에 엎드려 나에게 경배하면 저 모든 것을 당신에게 주겠소.”하고 말하였다. 그때에 예수님께서 그에게 말씀하셨다. “사탄아, 물러가라. 성경에 기록되어 있다. ‘주 너의 하느님께 경배하고 그분만을 섬겨라.’” 그러자 악마는 그분을 떠나가고, 천사들이 다가와 그분의 시중을 들었다.
(마태 4,5-11)



작가는 화란에서 태어난 개신교 신자로서 예술 활동을 통해 신앙의 질을 높인 사람이다. 화란은 칼빈 주의자들이 거점을 지어 활동하던 곳이었고, 카톨릭 교회의 잘못과 당시 화란을 지배하던 스페인 왕조의 폭정이 교회를 향한 분노로 번져 가톨릭 교회에 대해 대단한 부정적인 정서를 표현하던 나라였으며 개신교도들 역시 이런 교회의 영향을 많이 받아 있었다.



그러나 작가는 예술 활동을 위해 프랑스로 오면서 그의 신앙관과 인생관 전체에 많은 영향을 미치게 된다. 그는 당시 프랑스에 유행하던 낭만주의에 심취하게 된다. 그는 전통을 존중하되 그 한계를 넘어섰고, 예술은 감정을 터뜨릴 수 있어야 한다는 낭만주의의 정신을 회화로 자기 작품에 담았다.



​그는 성서에 나타나는 사건과 인물들을 주제로 한 종교화를 많이 그리면서 명성을 얻게되자 사회적인 명성과 호감을 얻으면서, 당시 사회 저명인사들의 초상화를 많이 그림으로써 상류사회에 널리 알리지게 되었다.



그러기에 그의 성화는 신앙인들에게 많은 감동을 주고 부유한 저명인사들로부터 많은 수입을 얻음으로 예술인으로서 드물게 아주 부유한 삶을 살면서 자기의 작품 활동에 매진할 수 있었다.

또한 그는 이태리 단테나 독일의 괴테와 같은 작가에 심취하면서 인간 삶의 윤활유와 같은 낭만성의 보급에 대단한 기여를 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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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 곁에 악마로 보이는 검은 어두운 존재가 있다. 그들은 지금 앞이 절벽인 위험한 곳에 서 있다. 성서에 나타나고 있는 두 곳을 연상 시키는 배경이다. 항상 위험에 노출된 상태를 살아야 하는게 인간의 삶이며 주님 역시 이런 유혹의 위험에 동참하시면서 인간들 곁에 계신다.



이것은 인간으로 태어난 존재는 비록 하느님의 아들이라도 피할 수 없는 존재임을 알리고 있다. 예수님이 인간으로 오셨다는 것은 여느 인간이 겪는 유혹에 까지도 외면하지 않으시고 동참하셨음을 알리고 있다.



이 세상에 오신 예수께서 유혹을 받았다는 것은 그분이 우리와 같은 어떤 결점이나 불완전성을 지녀서가 아니라 우리 인간의 모든 처지 중에서 가장 괴로운 유혹에까지 동참하시겠다는 지극한 사랑의 표현이다.



히브리서의 저자는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우리에게는 우리의 연약함을 동정하지 못하는 대사제가 아니라, 모든 면에서 우리와 똑같이 유혹을 받으신, 그러나 죄는 짓지 않으신 대사제가 계십니다. 그러므로 확신을 가지고 은총의 어좌로 나아갑시다. 그리하여 자비를 얻고 은총을 받아 필요할 때에 도움이 되게 합시다.”
(히브 4,15-16)




이것은 우리에게 참으로 위로가 되는 소식이다. 우리는 이론적으로 또한 기도문 안에서 주님이 항상 우리 곁에 계시다는 것을 듣고 있으나 실제 삶에서 이것이 하나의 인식으로 끝나지 실제 삶에서 힘을 내지 못하는 모습을 자주 본다. 그러기에 신앙 따로 생활 따로의 삶의 우리의 갈등임을 느낄 때가 많다.



이 작품은 주님께서 우리 삶의 모든 순간에 계신다는 하느님의 현존 신앙을 너무도 사실적으로 알려 주는 것이다. 또한, 하느님이 우리 삶의 모든 순간에 함께 하시며 우리 삶의 모든 순간에 공기처럼 눈에 보이지 않지만 가장 확실히 계심을 알려주는 희망의 확인을 시키고 있다.



우리가 시편 23편 기도에서 바치는 “죽음의 그늘진 골짜기를 간다 해도 당신 함께 계시오니 무서울 것 없다.” 는 기도 속에 비록 유혹의 순간도 주님 도움으로 극복할 수 있다는 희망을 표현하고 있다. 유혹에 떨어질 순간 유혹까지도 극복할 수 있도록 나와 꼭 같이 유혹을 겪으신 주님께 기도하면서 유혹을 이길 용기를 얻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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