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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께서 어찌하여 오늘 필리스티아인들 앞에서 우리를 치셨을까?

실로에서 주님의 계약 궤를 모셔 옵시다.

주님께서 우리 가운데에 오시어 원수들 손에서 우리를 구원하시도록 합시다.”

 

오늘 사무엘기를 읽은 우리는 의문을 가지게 됩니다.

계약 궤를 모신 이스라엘이 어떻게 전투에서 질 수 있는지.

첫 번째 전투에서 진 것은 계약 궤가 없었기에 졌을지라도

계약 궤와 함께 싸운 전투에서는 승리해야 되는 것 아닐까요?

 

오늘 독서 사무엘기 4장만 보면 그런 생각을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2장에서 엘리의 아들들이 한 짓을 보면

그것은 백성에게 아주 못된 짓을 하였을 뿐 아니라

하늘이 도무지 무섭지 않은 자들의 짓거리였습니다.

 

그러니까 이들의 교만은 안하무인(眼下無人) 정도가 아니라

안하무신(眼下無神)이었으며 하느님은 안중에도 없었습니다.

 

사무엘기 2장은 이런 엘리의 아들들에 대해 이렇게 기술합니다.

엘리의 아들들은 불량한 자들로서 주님을 알아 모시지 않았고,

백성과 관련된 사제들의 규정도 무시하였다.”

 

그랬기에 첫 번째 전투에서 계약의 궤 없이 나가 전투하다가 패했을 뿐 아니라,

패하고 난 뒤에도 하느님을 두려워하지도 섬기지도 모시지도 않았던 죄에 대한

통렬한 뉘우침이 없이 두 번째 전투에 계약의 궤를 모시고 나간 것입니다.

 

그러니 이들이 계약의 궤를 모신 것은 진정 주님을 중심으로 모신 것이 아니라

전투에서의 승리를 위해 이용해 먹으려는 것에 불과하고

비 올 땐 우산을 찾았다가 비 그치면 버리거나 잊어버리는 것과 같은 거였습니다.

 

이것을 보면서 저는 제가 두렵습니다.

저도 이들처럼 하늘이 두렵지 않은 나인 것은 아닌지 두려운 것입니다.

 

제가 하느님을 사랑하고 하느님의 사랑을 믿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런데 하느님의 자비를 너무 믿어서일까

하느님께 대한 두려움이 없는 것도 사실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하느님이 내 중심이 아니라 필요가 내 중심이고,

필요할 땐 주님을 이용해 먹고 필요가 없으면 내버리지는 않는지,

그 정도는 아니어도 등한시하지는 않는지 심히 두려워하며 반성하는 오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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