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의 사람이여, 그대는 이러한 것들을 피하십시오.
그 대신에 의로움과 신심과 믿음과 사랑과 인내와 온유를 추구하십시오.”
오늘 바오로 사도는 디모테오에게 하느님의 사람이라고 합니다.
많은 경우, 그를 자기의 제자, 협력자, 심지어 아들이라고 불렀지만
오늘은 하느님의 사람이라고 부르는 것이고, 그렇게 부르는 이유는
자기 사람이 아니라 하느님의 사람으로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말하기 위함입니다.
그러면서 바오로 사도는 두 가지로 얘기합니다.
피해야 할 것과 추구해야 할 것 두 가지로.
그런데 이전 강론에서 피해야 할 것에 대해 많이 얘기했기에
이번에는 추구해야 할 것에 대해서 집중하기로 했습니다.
사실 젊었을 때는 그리고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피해야 할 것들을 피하는 것에 급급했습니다.
병이 나면 우선 병부터 잡아야 하는 것과 같았던 겁니다.
병이 났는데 병 치료는 놔두고 건강 음식과 건강 습관을
챙기는 것은 시의적절하지 않지 않습니까?
예를 들어 옛날의 저는 미움과 분노가 이미 제 안에서 강하게 있었기에
사랑을 추구했어도 사랑과 미움으로 제가 갈가리 찢기기만 할 뿐
사랑을 제대로 살기는 어려웠습니다.
세상 욕망과 천상 갈망 관계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천상 갈망이 무척 강했지만 한창 세상 한가운데서 살아가야 했기에
세상 욕망을 누르고 정화하느라 더 많은 에너지를 써야만 했습니다.
그랬던 제가 이제 불가능하고 무의미해 보이기만 하던 사랑이니 하느님 나라
추구를 할 수 있게 된 것은 고통스러운 내적 갈등과 분열 가운데서도
한편으로 제 안에서 미움과 분노와 욕망 같은 것을 걷어 내고,
다른 한편으로는 사랑과 하느님 나라를 놓지 않고 추구했기 때문입니다.
이제는 에너지를 사랑하는 쪽에만 써야 합니다.
미워하지 않는 것이 목표이면 기껏해야 미워하지 않는 것일 뿐이지요.
그리고 무엇보다 이제는 사랑 아닌 다른 것에 나눠 쓸 힘이 없습니다.
있는 힘을 사랑에 다 써도 힘이 부족한데 어떻게 다른 데 쓰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