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조회 수 3289 추천 수 0 댓글 0
매일미사 말씀 보기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No Attached Image

“위선자들아, 너희는 땅과 하늘의 징조는 풀이할 줄 알면서,

이 시대는 어찌하여 풀이할 줄 모르느냐?

너희는 왜 올바른 일을 스스로 판단하지 못하느냐?”

 

어제는 한 형제와 대화를 나눴습니다.

어떤 젊은 사람의 잘못된 행태랄까, 독특한 행태랄까

그 행태에 대해서 이해할 수 없다는 내용의 말을 하는 거였습니다.

 

그런데 그 얘기를 다 들어보니 그것은 그 한 사람만 그런 것이 아니라

요즘 젊은 사람들 대부분이 하는 일반적인 행태였습니다.

말하자면 신세대의 행태인 것이지요.

 

어제 저와 대화를 나눈 그 형제는 저와 같은 세대인데

그 형제는 모르는데 나는 신세대와 현시대를 잘 알고 있다고

되지도 않는 만족감이랄까 흐뭇함(?)을 어제는 속으로 즐겼습니다.

 

오늘 주님께서 “이 시대는 어찌하여 풀이할 줄 모르느냐?”고 하시는데

제가 현시대를 안다면 저는 이 시대를 풀이할 줄 아는 사람인 셈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나는 이 시대를 아는 사람이라고 하자니 뭔가 찜찜합니다.

 

저는 지난여름 프란치스칸 수련자들 모임에 가서 시대정신을 역설했습니다.

하느님께서 왜 이 시대에 프란치스코 교황을 보내주셨고,

왜 새 교황이 프란치스코라는 이름을 가지게 되었는지

프란치스칸들, 특히 젊은 프란치스칸들이 알아야 한다고 말입니다.

 

19세기 말 자본주의의 폐해가 너무도 심해 사회주의가 출현했을 때,

그래서 노동자들이 자본가의 편을 들던 교회를 떠나 사회주의에 열광할 때

하느님께서 보내신 교황 레오 13세는 이 새로운 사태를 맞이하여

"Rerum Novarum(새로운 사태)"이라는 사회회칙을 내시고,

아시시의 성 프란치스코를 그 시대의 대안으로 내세우셨습니다.

프란치스코의 ‘가난, 작음, 형제애’ 영성을 시대정신으로 택하신 것이지요.

 

이제, 1980대 말 공산주의의 몰락과 사회주의의 퇴조와 함께

우리가 맞이한 신자유주의(Neo-liberalism) 시대도 그때와 비슷합니다.

아니, 그때보다 훨씬 더 시대상황이 나빠지고 가혹해졌습니다.

 

20%가 대부분의 부를 소유하고 80%가 가난으로 몰리는

부익부빈익빈, 양극화 현상이 그때와 마찬가지로 있지만

극단적으로 개인주의화되고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내가 다른 사람보다 불행하거나 나만 불행합니다.

 

그래서 대부분이 가난하지만 나만 가난한 것 같고,

다 고통스럽지만 나만 고통스러운 것 같으며,

홀로 고통을 감당해야 하며, 홀로 죽어야 합니다.

 

그러나 같이 가난하면 고통은 있어도 불행하지는 않고,

같이 고통을 당하면 사랑이 거기서 싹 트기에 오히려 행복합니다.

 

우리가 사는 이 외로운 시대는 자신의 고통을 함께 나눌 사람을 요청하고,

이것이 우리가 사는 이 시대의 요청이라는 것을 저는 압니다.

문제는 이 시대의 정신에 제가 깨어있지 못하는 것이고,

우리가 사는 이 시대가 어떤 시대라는 걸 머리로는 알지만

이 시대의 요청에 응답할 자세가 되어 있지 않다는 겁니다.

 

프란치스코는 시대의 요청에 응답하기 위해 모든 것을 버리고

세상 가운데로, 특히 가난한 사람들 가운데로 나아갔습니다.

그래서 그에게 수도원은 담장 안의 수도원이 아니라 세상이었고,

수도생활은 가난한 이들과 함께 사랑을 실천하는 것이었습니다.

 

제가 이 시대의 정신에 깨어있지 못함은 이 시대를 모르기 때문이 아니라

수도원이 주는 안정을 깨지 않으려고 요청을 모르는 척 하기 때문입니다.

이 시대를 알지만 이 시대를 사랑하지 않는 저를 깊이 반성하는 오늘입니다.

서비스 선택
<-클릭 로그인해주세요.
댓글
?
Powered by SocialXE

말씀 나눔

매일미사 독서와 복음, 그리고 성 프란치스코의 글 묵상나눔

  1. No Image 30Oct

    연중 30주 수요일-나는 진정 구도자인가?

    길을 가시는 주님께 어떤 사람이 느닷없이 묻습니다. “주님, 구원받을 사람은 적습니까?” 우리는 가끔 길을 가다가 “구원 받으셨습니까?”하고 질문을 받지요. 그때도 그 느닷없음에 당황하곤 하였지요.   구원에 대한 질문이 많은 사람에게 느닷...
    Date2013.10.30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3239
    Read More
  2. No Image 29Oct

    연중 30주 화요일-작은 사랑을 소중히 여기고 작은 사랑을 실천하는 나!

    “하느님의 나라는 겨자씨와 같다. 어떤 사람이 그것을 가져다가 자기 정원에 심었다. 그랬더니 자라서 나무가 되어 하늘의 새들이 그 가지에 깃들였다.”     오늘 복음은 하늘나라를 겨자씨와 누룩에 비교하는 말씀입니다. 겨자씨와 누룩의 비유가 ...
    Date2013.10.29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3908
    Read More
  3. No Image 28Oct

    성 시몬과 유다 사도 축일-완전한 공동체인가 거룩한 공동체인가?

    “그리스도 안에서 전체가 잘 결합된 이 건물이 주님 안에서 거룩한 성전으로 자라납니다. 여러분도 그리스도 안에서 성령을 통하여 하느님의 거처로 함께 지어지고 있습니다.”   유다와 시몬 사도의 축일인 오늘 복음은 12 사도가 뽑히는 내용입니...
    Date2013.10.28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3373
    Read More
  4. No Image 27Oct

    연중 제30주일

       사람은 창조된 존재이기에 영원히 살 수 없는 존재입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다른 피조물과 다른 점이 있다면, 영원히 살 수 없는 존재임에도 영원히 살려고 노력하고, 그 방법을 찾는 존재라는 것입니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이야기 중에, 중국의 한 왕...
    Date2013.10.27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명겸요한 Reply0 Views1890
    Read More
  5. No Image 27Oct

    연중 제 30 주일-기도, 하느님 앞에 겸손하게 있는 것.

    “겸손한 이의 기도는 구름을 거쳐서 그분께 도달하기까지 위로를 마다한다.”   연중 제 30 주일의 주제는 겸손과 기도입니다. 기도는 겸손한 사람이 하는 것이라는 뜻이지요. 교만한 사람이 절대 기도하지 않는 것을 보면 너무도 분명하지요. 자기 주먹...
    Date2013.10.27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3996
    Read More
  6. No Image 26Oct

    연중 29주 토요일-회개, 한꺼번에가 아니라 그때그때

    “너희도 회개하지 않으면 그렇게 멸망할 것이다.”   일본이 해일과 원전사고로 인해 엄청난 재난을 당했을 때 어떤 종교인이 하느님을 믿지 않아서 그리 된 거라고 얘기했습니다. 그 얘기를 듣고 제가 든 생각이랄까 의문은 이분은 오늘 주님의 말씀을 ...
    Date2013.10.26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3948
    Read More
  7. No Image 25Oct

    연중 29주 금요일-이 시대를 알지만 사랑하지 않는

    “위선자들아, 너희는 땅과 하늘의 징조는 풀이할 줄 알면서, 이 시대는 어찌하여 풀이할 줄 모르느냐? 너희는 왜 올바른 일을 스스로 판단하지 못하느냐?”   어제는 한 형제와 대화를 나눴습니다. 어떤 젊은 사람의 잘못된 행태랄까, 독특한 행태랄까 ...
    Date2013.10.25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3289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943 944 945 946 947 948 949 950 951 952 ... 1308 Next ›
/ 1308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