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상에서 쓴 묵상 글 2
3. 성목요일 밤에
사랑은 고요 속에 흐르는 강물
자신을 비워 더 넓게 흐르는 생명
아픔으로 다가와 치유를 안겨 주고
죽음 속에서 새 삶을 일으키는 힘
겟세마니의 어둠 속에서 움튼 빛
십자가 위에 피어난 사랑의 꽃
그 고통의 길 위에서 만난 손길
서로를 위로하며 나아가는 희망의 발걸음
깊은 침묵 속 성모의 눈물
아들을 품에 안고 느끼는 결코 사라질 수 없는 사랑의 흔적.
텅 빈 무덤조차 새로운 시작의 약속
사랑은 두려움을 잠재우는 손길
희생 속에서 빛나는 따스함
죽음을 넘어 영원으로 이어지는
결코 꺼질 수 없는 생명의 불꽃
무겁게 엎드린 침묵
신적인 힘을 사용하라고 외치는 군중
예수님에게서 느낀 가장 큰 유혹은
아버지로부터 받은 살리는 힘을 지니셨기 때문이다.
그 힘을 이제 너 자신을 위해 쓰라고 한다.
겟세마니로부터 시작된 수난
견디는 극한의 처절한 몸부림
매맞고 찢기고 만신창이가 된 몸으로
십자가의 무거운 형틀을 지고 가는 길
길 위의 여자들
십자가 밑의 사람들
성모님 막달라여자 마리아 요한사도
십자가에 달려 숨을 헐떡이며 하신 일곱 말씀
죽은 아들을 품에 안으신 성모님
아들을 돌무덤에 묻고 돌아서는 발길
집에 돌아온 성모
아들의 흔적
텅 빈 공허
말없는 말로만 말할수 있는 밤
빛을 잃고 어둠에 쌓인 세상
내어주던 사랑의 깊은 침묵
성목요일과 성금요일 사이 나는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었을까?
4. 성금요일의 오후
성금요일의 오후
골고타의 예수
피의 함성
어두워진 하늘
지진
두 쪽난 성전 휘장
천둥과 번개
소나기
예수의 옆구리에서 흘러내리는 피
흩어지는 군중
십자가 밑에 사람들
성모와 요한
막달라 마리아
몇몇 여인들
죽은 아들을 품에 안은 어머니
돌무덤의 침묵
돌무덤을 떠나는 아쉬운 발길
아들이 없는 텅빈 자리
흔적없는 흔적
홀로남은 모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