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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망이 사랑이 되기까지 2.욕망과 갈망의 차이

 

우리는 살아가면서 수많은 욕망을 배웁니다. 태어날 때부터 그것들을 알고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누군가가 더 많이 가진 것을 보면서 나도 그것을 원하게 되었고, 누군가가 더 큰 칭찬을 받는 것을 보면서 나도 그 자리에 서고 싶어졌으며, 누군가의 성공을 바라보며 그것이 행복의 모습이라고 믿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우리의 마음은 세상이 가르쳐 준 욕망들을 하나씩 모으기 시작하였고, 어느새 그것들은 우리 존재보다 더 커져 우리의 생각을 이끌고 감정을 흔들며 삶의 방향을 결정하는 주인이 되어 버렸습니다. 그러나 그 많은 욕망들을 모두 이루고 난 뒤에도 마음 한편에서 여전히 설명할 수 없는 허전함이 밀려오는 이유는, 욕망은 채워질수록 더 커지지만 갈망은 사랑을 만날 때에만 비로소 안식을 얻기 때문입니다.

 

욕망은 대개 어떤 것을 향합니다. 더 많은 재산, 더 높은 자리, 더 좋은 평판, 더 안전한 미래, 더 큰 영향력, 더 아름다운 외모, 더 완전한 건강을 향하여 끊임없이 손을 뻗습니다. 그것들은 모두 삶에 필요한 것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들이 삶의 중심이 되는 순간 우리는 어느새 '무엇을 가지고 있는가'로 자신을 평가하기 시작하고, 존재의 가치는 관계가 아니라 소유의 양으로 계산되기 시작합니다. 그때부터 사람은 자기 자신을 잃어버립니다. 가진 것은 많아지는데 존재는 가벼워지고, 주변은 화려해지는데 마음은 황폐해지며, 사람들 사이에 둘러싸여 있으면서도 깊은 외로움은 더욱 짙어집니다.

 

갈망은 다릅니다. 갈망은 어떤 것을 원하지 않고 한 분을 원합니다. 갈망은 소유보다 현존을 사랑하고, 결과보다 관계를 사랑하며, 성공보다 일치를 갈망합니다. 그래서 갈망은 끊임없이 우리에게 묻습니다. 너는 정말 무엇을 원하는가. 아니, 너는 누구를 원하는가. 너의 기쁨은 무엇에서 시작되는가. 너의 눈물이 흘러가는 마지막 자리는 어디인가. 너의 마음은 누구를 향하여 쉬지 못하는가. 갈망은 우리를 존재의 가장 깊은 곳으로 데려가 그곳에서 하느님 앞에 홀로 서게 합니다.

 

보나벤투라는 이해보다 갈망을 찾으라고 말합니다. 그는 지식을 부정한 것이 아니라, 사랑 없는 지식이 영혼을 변화시키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습니다. 하느님은 개념으로 붙잡히는 분이 아니라 사랑으로 만나시는 분이기 때문입니다. 책은 하느님에 대하여 말할 수 있지만, 갈망은 하느님께 우리를 데려갑니다. 스승은 길을 설명할 수 있지만, 사랑은 우리를 그 길 위로 걸어가게 합니다. 그래서 그는 은총을 구하고, 기도를 구하고, 정배를 구하라고 말합니다. 마침내 그는 가장 놀라운 말을 남깁니다. 빛보다 불을 찾으라고. 빛은 사물을 보여 주지만, 불은 사람을 변화시키기 때문입니다. 빛은 길을 비추지만, 불은 존재를 새롭게 하기 때문입니다. 사랑의 불은 우리 안에 쌓여 있던 거짓 욕망들을 태워 버리고, 하느님만을 향하는 하나의 순수한 갈망으로 영혼을 다시 빚어 갑니다.

 

프란치스코 역시 인간의 마음속에서 두 개의 흐름이 끊임없이 싸우고 있음을 보았습니다. 하나는 자기 자신을 드러내려는 욕망이고, 다른 하나는 하느님의 영께 자신을 내어드리려는 갈망입니다. 하나는 사람들에게 거룩하게 보이기를 원하고, 다른 하나는 하느님 앞에서 참되기를 원합니다. 하나는 칭찬을 먹고 자라며, 다른 하나는 침묵 속에서 자랍니다. 하나는 비교를 통해 자신을 높이고, 다른 하나는 사랑을 통해 자신을 잊습니다. 하나는 높이 오르려 하고, 다른 하나는 낮아지기를 기뻐합니다. 이 두 흐름은 언제나 우리 안에서 서로를 향해 맞서고 있습니다.

 

그래서 회개는 욕망을 없애는 일이 아니라 욕망을 정화하는 일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인간의 갈망을 없애려고 하시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 갈망이 본래 향해야 할 곳을 다시 보여 주십니다. 강물이 바다를 향하여 흘러갈 때 생명을 살리듯이, 인간의 갈망도 하느님을 향할 때 비로소 자기 자신을 살립니다. 그러나 강물이 방향을 잃으면 범람하여 마을을 무너뜨리듯이, 갈망이 자기 자신만을 향하면 욕망이 되고, 욕망은 결국 관계를 무너뜨립니다. 죄는 갈망의 죽음이 아니라 방향을 잃은 갈망입니다.

 

우리는 종종 하느님보다 하느님이 주시는 선물을 더 사랑합니다. 평화는 원하지만 평화를 주시는 분은 잊고, 축복은 원하지만 축복의 근원이신 분은 외면하며, 사랑받고 싶어 하면서도 사랑 자체이신 하느님께는 마음을 열지 않습니다. 그래서 마음은 점점 더 많은 것을 원하면서도 점점 더 깊은 결핍을 느끼게 됩니다. 하느님 없이 얻은 모든 것은 언젠가 다시 잃게 되지만, 하느님 안에서 얻은 것은 잃어버려도 사라지지 않습니다. 사랑은 소유보다 오래 남고, 관계는 결과보다 깊으며, 은총은 모든 성취보다 더 영원하기 때문입니다.

 

기도는 이 흩어진 욕망들을 하나로 모으는 자리입니다. 기도는 마음속에 흩어져 있는 수백 개의 욕망을 하나의 이름으로 부르는 시간입니다. '주님.' 그 한마디 안에서 우리의 욕망은 갈망으로 바뀌고, 갈망은 사랑으로 자라며, 사랑은 다시 삶을 변화시키는 힘이 됩니다. 기도하는 사람은 욕망이 없는 사람이 아니라, 가장 깊은 욕망이 누구를 향해야 하는지를 아는 사람입니다. 그의 삶은 점점 단순해집니다. 선택은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분명해지고, 길은 좁아지는 것이 아니라 선명해집니다. 수많은 것들 사이에서 흔들리던 마음은 마침내 하나를 향하여 모이기 시작합니다.

 

그때 우리는 비로소 깨닫습니다. 인간의 가장 큰 비극은 아무것도 원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너무 작은 것을 원하는 데 있다는 사실을. 하느님께서는 우리를 무한한 사랑을 위하여 창조하셨는데 우리는 유한한 만족으로 영혼을 달래려 했고, 영원한 당신을 위하여 지음받았는데 잠시 스쳐 가는 것들에 마음을 빼앗겼습니다. 눈앞의 이익과 눈앞의 즐거움과 눈앞의 편안함이 눈멀게 한 우리의 비극이 거기에 있습니다. 인류 공존의 관계를 잃어버리고 평화를 잃어버리고 끝없는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죽이는 문화를 만들어 공멸로 향하는 것은, 인간의 탐욕이 저지른 결과입니다. 욕망의 늪에서 살아가는 이들은 결국 하느님과 너와 피조물과의 관계의 단절로 인하여 지옥이라는 상태적 진실을 경험하게 됩니다. 갈망이 사라진 곳에는 심각한 외로움이 만든 처참한 죽음만이 남습니다. 그러나 하느님은 기다리십니다. 우리의 욕망이 지쳐 스스로의 한계를 인정하는 그날, 모든 것을 가졌지만 아무것도 얻지 못했다는 사실 앞에서 무릎을 꿇는 그날, 우리 안에 오래전부터 타고 있던 갈망의 작은 불씨를 다시 살려 주시기 위하여 조용히 기다리고 계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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