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수정 삭제

No Attached Image

“죄 없는 자가 먼저”

오늘 복음은 요한복음 8, 1-11로서,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이 간음하다 붙잡혀 온 여인을 예수님께 끌고 와 이 여인을 어떻게 할 것인가를 두고 예수님을 시험한 이야기입니다.

예수님께서 바리사이 인들로부터 공격의 의도를 지닌 시험을 여러 번 당하셨는데, 이 번에는 정말 크고도 어려운, 아니 정말 잔인한 시험을 당하셨습니다.

한 사람을 죽이느냐 살리느냐의 기로에 서게 만든 시험입니다.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은 “스승님, 이 여자가 간음하다 현장에서 붙잡혔습니다. 모세는 율법에서 이런 여자에게 돌을 던져 죽이라고 우리에게 명령하였습니다. 스승님, 생각은 어떠하십니까?”

“스승님”이라는 존칭어를 쓰며 말하지만, 예수님을 곤경에 빠뜨리면서 이 여인을 죽이고자 하는 사악한 의도를 지닌 채, 이 질문을 던졌습니다.

자신이 하느님의 아들이요 구원자라고 말하며 다니는 이 예수라는 사람이 어떻게 대답할지를 놓고 긴장의 순간이 흐릅니다. 이는 어떤 대회에서 1등 2등 3등을 뽑는 행복의 긴장된 시상식 분위기가 아닌, 한 사람을 죽이느냐 살리느냐의 숨 막히는, 잔인한 순간입니다.

모여 든 모든 군중의 시선이 예수님께로 향하고 있습니다. 바리사이 인들은 아마도 속으로 이 사람이 이 번에는 꼼짝 못하고 당할 거라고 결과를 미리 예측하며 웃음을 지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몸을 굽히시어 손가락으로 땅에 무엇인가 쓰실 뿐 대답을 안 하십니다. 그러자 바리사이들이 독촉하듯 줄곧 물어댔습니다.


이 때 예수님께서 마침내 몸을 일으키시며 그들에게 이르셨습니다. “너희 가운데 죄 없는 자가 먼저 저 여자에게 돌을 던져라.” 예수님의 이 한 말씀은 당당하던 그들의 오만을 일순간에 땅에 떨어뜨려 버렸습니다.

주님의 말씀 “죄 없는 자가 먼저”- 이 짧은 한 마디가 그들을 침묵 속에 떨어지게 했고, 마침내는 아무 말도 못하고 수치 속에 그 자리를 뜨게 만들었습니다. 사실 많은 사람들은 쉽사리 남을 판단하고 단죄합니다. 판단하고 단죄하는 순간 자신의 약점들과 죄들을 잊거나 생각하지 못하고 자신을 의인의 위치에다 갖다 놓습니다. 저도 여기서 예외가 아닙니다.

주님의 이 말씀 후에 무슨 일이 벌어졌습니까?
아주 흥미로운 현상이 벌어졌습니다. 나이 많은 자들부터 시작하여 하나씩 하나씩 떠나갔고 잡혀온 그 여인과 예수님만 남게 된 것입니다. 이 결과는 우리에게 중요한 두 가지 교훈을 주고 있습니다.

나이가 많아질수록 겸손해질 가능성이 크다는 것과 죄녀에게 자신 있게 돌을 던질만한 그런 무죄한 사람은 하나도 없다는 교훈입니다. 나이가 들면서 행실이 더 나빠질 수도 있지만, 그래도 긴 세월 많은 세파를 겪으며 살아오다 보면 잘한 일도 많겠지만, 잘못한 일이나 죄도 많게 되는 법입니다. 이래서 자신도 모르게 겸허해질 수 있습니다. 나이가 들면서 의욕이 상실되고 자꾸 연약해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지만, “나도 과거에 잘못한 것, 죄지은 것이 많다.”라고 뉘우치면서 겸손해지는 것은 큰 축복입니다. 그리고 “하나씩 하나씩 떠나가고 그 여인과 예수님만 남게 되었다.”는 사실은 무죄한 이는 없다는 가르침을 주고 있습니다. 제가 볼 때, 이 세상에서 가장 큰 죄는 자신에게 죄가 없다고 생각하는 바로 그 죄라고 봅니다.

이 여인을 단죄했던 바리사이들 그리고 모여든 군중은 하나씩 다 사라지고 예수님과 이 여인만 남게 되었습니다. 간음죄라는 중죄를 범하다 붙잡혀 한없이 수치스러운 처지에만이 아니고 돌팔매로 사형당할 공포의 처지에 떨어졌던 이 여인은 예수님을 이렇게 홀로 만나는 은혜를 입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또 하나의 단죄자가 되지 않으시고 단지 이렇게만 말씀하십니다: “이제부터 다시는 죄를 짓지 말라.” 이 말씀은 죄 용서의 말씀이요 회개생활에로의 부드러운 요청의 말씀입니다. 참 기이한 사태로 예수님 앞에 서게 된 이 여인은 죽음을 면하게 되었을 뿐 아니라 하느님의 아드님 구원자 예수님을 만나 죄의 용서와 더불어 새 삶을 시작하는 말로 다 표현 못할 은혜와 축복을 누리게 되었습니다.

이 거룩한 사순시기에 내가 지금 어떤 상태에 있든, 깨끗한 상태에 있든 죄스런 상태에 있든, 이 여인처럼 예수님 앞에 홀로 있는 시간을 더 가지면서 내적 변화의 은혜를 청하도록 합시다.
서비스 선택
<-클릭 로그인해주세요.
댓글
?
Powered by SocialXE

말씀 나눔

매일미사 독서와 복음, 그리고 성 프란치스코의 글 묵상나눔

  1. No Image 10Mar

    “죄 없는 자가 먼저”-사순5주간 월요일(가해)

    “죄 없는 자가 먼저” 오늘 복음은 요한복음 8, 1-11로서,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이 간음하다 붙잡혀 온 여인을 예수님께 끌고 와 이 여인을 어떻게 할 것인가를 두고 예수님을 시험한 이야기입니다. 예수님께서 바리사이 인들로부터 공격의 의도를 지닌 시험...
    Date2008.03.10 By유사 Reply0 Views1533
    Read More
  2. No Image 10Mar

    사순 5주 화요일

    평소 소문이 안 좋던 여인이 있었습니다. 동네 남정네들치고 그 여자와 놀아나지 않은 남자가 거의 없을 거라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생각하였고 동네 물을 흐리는 이런 여자는 없애버려야 한다고 깨끗하다고 자처하는 몇몇 사람은 생각하였습니다. 그래서 이들...
    Date2008.03.10 By당쇠 Reply1 Views1302
    Read More
  3. No Image 09Mar

    3월 10일 돌로 쳐라!

    가끔 어떤 형제나 자매가 나에게 와서 등의 말을 들을 때가 있다. 하고 응답하고 말지만 씁쓸하기가 이루 말할 데가 없다. 오늘 독서와 복음은 라는 질문을 던져주고 있다. 우리가 죄인이라고 단죄하는 사람이 수산나처럼 무고한 사람일 수 있고 우리가 의인이...
    Date2008.03.09 By마중물 Reply2 Views1459
    Read More
  4. No Image 09Mar

    사순 제 5 주일-왜 이제야

    사순절의 절정을 향해 가는 사순 5주일의 독서와 복음은 고통과 죽음의 한 가운데서 부활을 얘기하고 있습니다. 마치 칠흑 같은 밤에 동녘의 아침 햇빛을 얘기하는 것과 같습니다. 그런데 칠흑 밤과 아침 햇빛은 오늘 복음에서 보이는 예수 그리스도의 두 모습...
    Date2008.03.09 By당쇠 Reply1 Views1476
    Read More
  5. No Image 08Mar

    3월 9일 사순 제5주일 / 부활체험

    (로마서 8, 8-9) 우리는 육적인 사람이 아니라 영적인 사람이 되고자 한다. 우리의 신앙생활, 신심생활, 기도생활, 애덕실천생활 이 모두는 한마디로 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정말로 영적인 사람이 된다는 것은 어떤 것일까? 참 어렵게 느껴진다. 사도 바오로...
    Date2008.03.08 By마중물 Reply0 Views1471
    Read More
  6. No Image 08Mar

    4주 토요일-어린양은

    복음에서 사람들은 계속해서 예수님의 정체가 무엇인지에 대해 술렁거립니다. 예언자다, 메시아다 술렁거리는 군중이 있는가 하면 “그분처럼 말하는 사람은 지금까지 하나도 없었습니다.” 하고 말하는 성전 경비병들이 있고, 본인의 말을 들어 보고 또 그가 하...
    Date2008.03.08 By당쇠 Reply0 Views1551
    Read More
  7. No Image 07Mar

    3월 8일 다른 사람에 대한 평가

    어떤 사람에 대한 판단이 항상 일치하지는 않는다. 모두가 자기의 기준에 따라 판단하기 때문이다. 나는 참으로 훌륭한 사람이라고 평가하는데 어떤 이는 정반대로 보는 사람도 있다. 교회 안에서 이름있는 성직자, 수도자 등에 대한 판단도 여러가지이다. 라...
    Date2008.03.07 By마중물 Reply1 Views1619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1271 1272 1273 1274 1275 1276 1277 1278 1279 1280 ... 1308 Next ›
/ 1308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