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조회 수 2316 추천 수 2 댓글 2
매일미사 말씀 보기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No Attached Image

어떤 나병환자가 예수님께 와서 무릎을 꿇고 도움을 청하였다.”

예수님께서 가엾은 마음이 드시어 그에게 손을 대시며 말씀하셨다.”

 

오늘 복음은 <어떤 나병환자>의 치유 얘깁니다.

복음에는 어떤 부자, 어떤 눈먼 이 등, 어떤 사람들이 많이 등장하는데

오늘따라 이 <어떤 나병환자>가 어떤 사람일까 생각게 되었습니다.

그것은 제가 지금 저희 유기 서원기 형제들의 피정을 동반키 위해

나환우들의 마을인 이곳 성심원에 와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이곳에 와서 나환우들을 뵈올 때 처음에는 두려움으로 뵈었고,

자주 뵙게 되면서 두려움이 사라지자 한분 한분이 눈에 들어오면서

이 분은 어떤 분일까, 어떤 삶을 사셨을까 관심을 갖게 되다가,

최고로 관심이 많았을 때는 성 프란치스코와 나환우의 관계처럼

이분들과 어떤 특별한 친밀감과 유대감을 가진 적도 있었습니다.

 

그랬었는데 거의 30년이 지난 지금 저에게 이분들은

특별하지도, 개인적이지도 않은 분들이 되었습니다.

낱개로 팔지 않고 모개로 팔 때 쓰는 도매금이란 말이 있는데

저는 이분들을 지금은 한분 한분도 아니고, 나환우도 아니고,

병으로 고통 받는 많은 분들의 도매금으로 만나는 것입니다.

 

이런 저는 얼마나 무도한 자입니까?

성심원을 방문한 분들은 다 아시지만 이곳에서 평생을 살고 있는 대단한

저의 형제에 비하면 저는 정말 무정하고 무례한 것을 넘어 무도한 자입니다.

 

그렇다면 오늘 복음의 <어떤 나병환자>는 예수님께 어떤 존재였을까요?

당시 수없이 만나게 되는 수많은 병자들 중의 하나였을까요?

예수님은 절대로 저와 같은 분이 아니라는 것이 저의 믿음이고,

한 사람, 한 사람을 소중히 따로 만나셨을 거라는 것이 우리의 믿음입니다.

 

이 나병환자도 어떤 집안의 귀한 아들로서 이름을 가지고 불렸을 것입니다.

귀한 아들이었기에 이 병을 고치려고 부모들이 무진장 애를 썼을 것이고,

본인은 더더욱 간절한 마음으로 그리고 필사적으로 병과 싸웠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 병이 아무리 해도 고칠 수 없는 나병이라는 것을 알고 나서는

가족들도 이 나병환자를 포기하고 집에서 내보내야했고,

본인도 사람서리에서 쫓겨나 절망 가운데서 살아야 했을 것입니다.

 

그리고 이곳의 많은 나환우들이 그러셨던 것처럼 거의 틀림없이

이 나병 환자도 자살을 몇 번 시도했을 것이고 그러나 실패하여

이렇게 사는 것이 운명이겠거니 하며 체념 가운데 살게 되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 자기가 사는 곳 가까이 오셨고

이 예수님께 대한 얘기를 이 나병 환자도 듣게 되었습니다.

예수님이라는 분은 차별하지 않고 모든 사람을 똑같이 여기실 뿐 아니라

똑같이 여기지만 도매금으로 똑같이 여기는 분은 아니시라는 거였습니다.

여느 사람들과 달리 차별은 없지만 차이는 인정할 줄 아는 분이셨습니다.

 

이런 분이라면 되겠다고 이 나병 환자는 생각했을 것입니다.

체념을 거두고 나의 사정을 말씀드려도 되겠다는 생각 말입니다.

그러니까 차별은 없지만 차이를 인정하는 예수님의 그 사랑이

일생을 체념 가운데 살아온 사람의 용기를 불러일으킨 것입니다.

 

그래서 몇 십 년 사람서리에서 떠나 살던 그가

사람들 가운데 그리고 예수님 앞에 나와 무릎을 꿇고 감히 청을 합니다.

스승님께서는 하고자 하시면 저를 깨끗하게 하실 수 있습니다.”

 

사랑을 믿고 사람들과 주님 앞에 나아와 청하는 것, 이것이 기도입니다.

기도는 일단, 아니 무엇보다도 사람들과 주님 앞에 나아오는 것입니다.

무엇을 청하건 청하지 않건, 어떻게 청하건 그것은 그 다음 문제입니다.

 

자기 안에, 특히 자기의 고통 안에 갇혀 있지 않고

선한 사람에게나 악한 사람에게나 똑같이 비추시는 하느님의 빛에로,

나병 환자에게나 성한 사람에게나 똑같이 내리시는 하느님의 사랑에로

나아가는 것, 그리고 그분과 그분 사랑 앞에 서는 것, 이것이 기도입니다.

서비스 선택
<-클릭 로그인해주세요.
댓글
?
Powered by SocialXE

  • 구홍일구홍일 2016.09.28 10:40:58
    등록되어 프란치스칸으로서 영광입니다
  • ?
    홈페이지 풍경소리 2015.01.15 12:26:07
    그렇습니다.
    예기치 않은 좌절과 절망으로 어떻게 해볼 수 없는
    절박함이 온 몸으로 조여드는 어두움의 순간 순간이 있었습니다.
    누구도 대신 살아주지 않는다는,
    아니, 대신 살아 줄 수도 없다는 것을 깨닫는 순간......결심한 것이 있었습니다.

    "너희는 세상에서 고난을 당하겠지만 용기를 내어라. 내가 세상을 이겼다."
    라는 예수님의 말씀이 살아 있는 말씀으로 저에게 용기를 부여하셨고
    어두운 터널을 지날 때 마다 이 말씀은 저에게 비상카드가 되었습니다.

    적어도 제 자신이 먼저 삶을 내려놓지 않는다는 것,
    제가 먼저 포기하지 않고 갈 때 까지 가보겠다는 용기는,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제 작은 경험을 통해 깨달았다면 깨달음이고
    제 나름의 믿음이고 희망이고 삶을 사랑하는 힘이 아닐까............
    제 자신이 휘청거리지 않고 살아갈 수 있을 때 휘청거리는 사람이 기댈 수 있는
    벽이 되어 줄 수 있을 것이라는......
    오늘도 주님이 주시는 비상카드를 지니는 마음으로 새 날을 맞이합니다.

    "선한 사람에게나 악한 사람에게나 똑같이 비추시는 하느님의 빛에로,
    나병 환자에게나 성한 사람에게나 똑같이 내리시는 하느님의 사랑에로
    나아가는 것, 그리고 그분과 그분 사랑 앞에 서는 것, 이것이 기도입니다.
    고맙습니다

말씀 나눔

매일미사 독서와 복음, 그리고 성 프란치스코의 글 묵상나눔

  1. No Image 20Jan

    연중 2주 화요일-사람이 중요하다.

    “안식일이 사람을 위하여 생긴 것이지, 사람이 안식일을 위하여 생긴 것은 아니다.”   이것을 요즘말로 풀이하면 ‘공휴일은 사람을 위해서 있다.’가 될 것입니다. 그러니 공휴일은 사람이 자유롭게 쓸 수 있어야 합니다. 영육 간의 건강을 위해서 쓸 ...
    Date2015.01.20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1546
    Read More
  2. No Image 19Jan

    연중 2주 월요일-사랑을 진실되게 하고 뜨겁게 하는 단식

    “새 포도주는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   단식과 관련한 주님의 가르침은 공관복음에 모두 나오는데 오늘 마르코복음은 다른 두 공관복음과 조금 다릅니다.   큰 차이가 아니고 별로 중요한 것도 아니라고 할 수도 있지만 마태오, 루카복음에서 바리사...
    Date2015.01.19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1 Views2036
    Read More
  3. No Image 18Jan

    연중 제 2 주일-병아리는 알을 깨고, 새는 둥지를 떠나야

    오늘 독서와 복음은 하느님의 부르심, 성소에 대한 얘기입니다. 그런데 오늘 요한복음은 다른 공관복음과 달리 주님께서 먼저 부르시는 것이 아니라 제자들이 먼저 주님을 찾고 있었습니다.   다시 말해서 주님의 첫 제자들은 사실은 세례자 요한의 제자...
    Date2015.01.18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2102
    Read More
  4. No Image 17Jan

    연중 1주 토요일-<더 죄인>과 <덜 죄인>

    오늘은 주님의 동선을 따라서 묵상을 해봤습니다. 주님께서는 한 곳에 편히 안주하시는 분이 아니라 정말 부지런히 그리고 자리를 가리지 않고 여기저기 찾아가는 분이시라는 것이 잘 드러나는 오늘 복음이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 호숫가로 나가셨...
    Date2015.01.17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1 Views1679
    Read More
  5. No Image 16Jan

    연중 1주 금요일-오늘은 묵상이 많이 필요한 날

    오늘 복음에서 중풍병자는 병도 치유 되고 죄도 용서 받습니다. 그런데 그것이 다 주변의 좋은 사람들 덕분입니다. 중풍병자란 스스로 움직일 수 없는 사람이니 누군가 구원의 장소까지 옮겨줄 사람이 있어야 했는데 오늘 복음의 중풍병자에게는 들것을 들...
    Date2015.01.16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1 Views2038
    Read More
  6. No Image 15Jan

    연중 1주 목요일-기도, 하느님과 사람 앞에 나아감

    “어떤 나병환자가 예수님께 와서 무릎을 꿇고 도움을 청하였다.” “예수님께서 가엾은 마음이 드시어 그에게 손을 대시며 말씀하셨다.”   오늘 복음은 <어떤 나병환자>의 치유 얘깁니다. 복음에는 어떤 부자, 어떤 눈먼 이 등, 어떤 사람들이 많이 등장하...
    Date2015.01.15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2 Views2316
    Read More
  7. No Image 14Jan

    연중 1주 수요일-방전된 배터리같은 우리는 기도를 한다.

    오늘 복음은 공생활 중 주님의 하루가 어떠하셨는지를 보여줍니다. 이렇게 매일 하셨다면 정말로 초인적인 일정입니다. 아니, 살인적인 일정이라고 함이 좋을 것 같습니다. 하루 종일 그리고 밤늦게까지 병자들에게 시달릴 뿐 아니라 한 곳에 안정적으로 ...
    Date2015.01.14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1 Views2801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874 875 876 877 878 879 880 881 882 883 ... 1300 Next ›
/ 1300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