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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근래 좋은 영적 체험을 하였습니다.
거창하지도 않고 아주 잔잔한 내적 체험입니다.

며칠 전 대화를 하다가 과거 일에 대한 시비가 붙었습니다.
그때 일을 끄집어낼 생각 없이 일반적인 얘기를 하는 중이었는데
그분은 그때 일이 아직도 풀리지 않았었는지
제 얘기를 그 일과 즉시 연관시켜 제가 잘못을 했다는 것입니다.
저는 물론 잘못이 없고 그분이 잘못했다고 생각했기에
그것이 아니라고 저의 생각을 얘기했습니다.
그랬더니 그분은 더 강하게 그리고 감정까지 실어서
제가 잘못했기 때문에 당신도 잘못했다는 논조를 폈습니다.
그러니 저도 지지 않으려는 마음,
아니 이기려는 마음이 생기는 것입니다.
그 순간, 이기려는 저를 보면서 지자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곧 이어서
아니 지지도 이기지도 말자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고 이기고를 초월하는 사람이 되자고 마음을 먹으니
즉시 마음이 편안해지면서 이기려는 나를 이긴,
진정한 내적 승리감이 번져가며 기쁨이 스며들었습니다.
왜 이기려고 하는지.....
내가 이기면 지는 사람이 있는데,
지고 슬퍼하는 사람의 그 눈물을 보고 마음이 편할까?
지고 분해하는 사람의 그 괴로움을 보고 통쾌해 할 수 있을까?

그러나 우리가 이기려들지 말아야 함은
사실 지고 괴로워 할 그 사람을 위해서가 아닙니다.
나를 위해서이고 우리를 위해서입니다.
이기려는 데서 싸움이 시작되고
그래서 이기려 함은 싸움의 상태로 접어드는 것입니다.
이기기 위해서 상대에게 더 큰 가격을 가할 때
상대도 더 큰 가격을 나에게 가해 올 것이 아니겠습니까?
그러나 무엇보다도 상대를 파괴하고자 하는 그 파괴적인 마음이
사실은 나를 심대하게 파괴할 것입니다.

며칠 전에는 저희 형제들이 기본적으로 배려해 줘야 할 것을
저를 위해 배려해주지 않았습니다.
그때, “왜 나만 형제들을 위해 배려해야 돼?”
“나도 이젠 배려하지 않을 거야!”하는
작은 앙갚음의 생각이 들었습니다.
순간, “앙갚음의 마음이 내 안에 있으면 누구 손해인가?
하느님 사랑 때문에 사랑하자!”는 마음을 먹었습니다.
마음이 편안해지고 차분해지면서
이 일이 있기 전보다 사랑의 마음이 더 일었습니다.

요즘 남북 관계는 대단한 난타전입니다.
지려드는 것도 바보짓이지만
이기려드는 것도 바보짓입니다.
더욱이 같은 민족끼리 그러는 것은
다른 나라 사람들이 볼 때 얼마나 우스운 일입니까?
크리스티안인 우리는 여기에 절대 동의하지 말아야 합니다.
사실 요즘 남북 관계의 악화에는 남북의 지도자들의
자기 정권 유지 차원에서의 노림수가 숨어있습니다.
반대자들의 소리를 누르고 자기 정권의 위기를 덮기 위해
일부러 긴장 국면을 조성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것일까요?
생떼를 쓰는 북한에게 져서는 절대 안 되고
그들의 버르장머리를 고쳐주어야 한다고 하며
북한과의 대결을 지지하는데,
이것이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것일까요?
만일 이것이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것이라고 주장하는 사람이 있다면
나를 반대하는 사람은 다 악의 축이라고 하는
기독교 근본주의자들과 같은 사람입니다.

우리는 대결해서 이기는 사람이 아니라
그 저급한 가치와 생각을 뛰어넘음으로써
이기는 사람이 돼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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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홈페이지 허밍 2009.06.26 10:54:21
    정말 옳으신 말씀입니다. 세상을 이기신 예수님을 믿습니다.
  • ?
    홈페이지 요셉 2009.06.26 10:54:21
    우리가 생각하는 이기고 진다는 그 기준을 어디다 두고
    무엇이 지는 것이고 또 무엇이 이기는 것일까!
    그 참 의미도 모르며 개인적이고 또는 초록은 동색인 식의
    감정에 휘말린 후 제 정신을 차리면
    굳이 하느님을 거론하지 않아도 그 때 좀 참을 걸!
    하는 후회가 어디 한 두 번이던가요.

    그제야 '지는 것이 이기는 것"이라는 그 속뜻을 알게 되더이다.
    어렸을 때 어머니께서 "얘야! 정신을 어디다 두고 사느냐! 정신을 차리어라!"
    하셨던 말씀이 기억납니다.
    그래요. 어머니! 당신의 말씀을 알아듣기에는
    지금까지의 이만한 시간이 필요했나 봅니다.

    순수한 마음으로 행하는 일이
    효과주의 결과주의로 평가 받는 현실에서
    깨진 독에 물 붓기 식이라는 비난을 거슬러 지속한다는 건,

    더구나 굶주린 북한 동포들을 위한 식량을 북한 정권이
    오히려 우리의 생명을 노리는 총알로 악용 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과
    그러한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여론에도 불구하고,
    인간적인 고뇌가 따를 수밖에 없음을 절감합니다.

    2000년 전 인간 예수의 고뇌가
    오늘을 사는 그리스도인의 고뇌와 별반 다르지 않아야 한다면
    남 이야기 할 것 없이 그리스도인인 나는 그 고뇌에
    얼마만큼 동참하고 있는가! 물어야 할 것입니다.
    고맙습니다.
  • ?
    홈페이지 뭉게구름 2009.06.26 10:54:21
    그리스도의 십자가 때문에
    이기지도 않고, 져도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그리스도의 십자가는
    늘 , 항상 사랑을 쏟아주고 계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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