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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로이 2009.06.14 11:43

껍데기는 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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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껍데기는 가라!”

성체성혈 대축일 복음말씀을 읽으면서 지금까지 살아온 내 생애의 짧은 시간을 뒤돌아보게 된다. 갓난아이로 태어나 어머니 품에 안기면서 사람들과 함께하기 시작했고, 만남을 가졌던 사람들과 관계를 맺어면서 ‘나’라는 자아를 형성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시간들 안에서 기쁨과 슬픔, 행복과 고통이 교차하는 순간들은 나도 모르는 사이에 어떤 하나의 질서지어진 사람으로 만들고 있었던 것이리라.
좋게 말해서 질서지어진 사람이지 나쁘게 말하면, 옳고 그름을 이분법적으로 구분하며, 선함과 악함을 내가 결정지우고, 나와 뜻이 맞지 않거나 다르면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는 평행선 인생이라고 얘기할 수 있을 것이다.

이와 같은 나의 내면의 흐름들이 지금의 우리 사회를 그대로 반영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정치권에서는 진보와 보수로 팽팽하게 나뉘져있고, 노사관계 안에서는 관리자와 노동자의 헤어날 수 없는 약육강식의 자본주의 논리체계들, 부익부 빈익빈의 헤어날 수 없는 사회구조들... 많은 사회문제들을 생각하면 마음이 아파온다. 어떻게 이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예수님이 지금 우리 사회에 오시면 어떻게 할 수 있을까? 성령께서 우리와 함께 하신다는데 그분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 것일까? 이런 저런 생각을 해보면서 다시 나의 내면으로 향하게 된다. 복음으로 향하게 된다. 사회구조의 문제 이전에 근본적으로 사람 마음의 문제이며 영혼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받아라, 이는 내 몸이다.” “이는 많은 사람을 위하여 흘리는 내 계약의 피다.”
부유한 사람 굶주리는 사람, 죄지은 사람 선한 사람, 권력가들 힘없는 사람 등 모든 이들에게 똑같이 내어주는 사랑의 말씀이다. 사람을 살리고 살찌우는 생명의 말씀인 것이다. 지금도 예수님께서는 십자가에 못 박혀 우리를 바라보고 계시며 살과 피를 기꺼이 내어주신다. 이는 곧 그 사랑을 우리 모두에게 보여주시려고 함이다. 하지만 그것을 바라보지 못하고 서로에게 살과 피가 되어주지 못함은 바로 나를 형성하고 있는, 내가 만들어놓은 껍데기임을 깨닫게 된다. 선함과 악함을 구분하려는 나의 평행선 인생이 껍데기였음을 오늘 성찬례 복음은 너무도 정확히 말씀해주고 계신다.

예수님의 누룩없는 성체와 성혈의 모습은 모든 이들에게 나누어준 사랑이다. 한 사람도 예외가 아니다. 우리가 정말 싫어하고 경멸하고 죽이고 싶은 사람도 예수님께서는 몸을 떼어주신다. 그 사람을 사랑하기 때문이다. 사회구조의 변화 혹은 내 마음의 성화는 이 모든 것이 그분의 몸과 피를 내어주는 사랑임을 깊이 인식할 때만 가능하다.

내 마음과 영혼, 우리 세상의 정신문화가 제일먼저 지향해야 할 바가 있다면, 나와는 다른 사람을 변화시키려 애쓰는 태도가 아니라 그분의 성체와 성혈을 받아 모셔 그 사랑을 깨닫고 서로에게 먼저 생명이 되어 주는 길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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