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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쇠 2009.04.09 06:06

요한 수난기 묵상

조회 수 1128 추천 수 0 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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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라도는 다시 유다인들이 있는 곳으로 나가 그들에게 말하였다.
“여러분이 데려다가 십자가에 못 박으시오.
나는 이 사람에게서 아무런 죄목도 찾지 못하겠소.”
그러자 유다인들은 “그 자는 죽어 마땅하오.
자기가 하느님의 아들이라고 자처하였기 때문이오.”하고 말하였다.
빌라도는 이 말을 듣고 두려운 생각이 들어 관저로 들어가 예수님께
“당신은 어디서 왔소?
나는 당신을 풀어줄 권한도 있고
당신을 십자가에 못 박을 권한도 있다는 것을 모르시오?”하고
예수님께 말하였다.
예수님께서 그에게 대답하셨다.
“네가 위로부터 권한을 받지 않았으면
나에 대해 아무런 권한도 없었을 것이다.
그러므로 나를 너에게 넘긴 자의 죄가 더 크다.”
그때부터 빌라도는 예수님을 풀어줄 방도를 찾았다.
그러나 유다인들은
'그 사람을 풀어주면 총독께서는 황제의 친구가 아니오.
누구든지 자기가 임금이라고 자처하는 자는
황제에게 대항하는 것이오.'하고 외쳤다.
그리하여 빌라도는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으라고 그들에게 넘겨주었다."(요한19,1-16)

주님, 저희는 “당하다”는 표현을 잘 씁니다.
수난을 당하다.
모욕을 당하다.
창피를 당하다.
놀림을 당하다.
그리고 사형을 당하다.
예수님, 당신은 사형을 당하신 것입니까?
옆에서 지켜본 저의 눈에 당신은 사형을 당하신 것이 아니라
사형을 선택하셨습니다.

땅을 보면
인간들의 온갖 추악한 음모와 타협과 작당이
당신을 사형에 이르게 한 것 같지만
하늘을 보면
당신의 죽음은 그런 것과 전혀 상관이 없는 것 같습니다.
당신은 위에서 오신 분, 하느님 아버지의 아들이십니다.
그래서 당신은 세상에 순종치 않으시고 아버지께 순종하신 것입니다. 세상의 음모에 희생당하신 것이 아니라
아버지의 구원 계획을 따르신 것입니다.

요셉이 에집트로 팔려 간 것이
아버지 야곱의 편애와 형제들의 시기질투 때문인 것처럼 보이지만
악을 가지고도 선을 이루시고,
밤 또한 낮과 같이 밝으신 하느님께서
이스라엘을 구원하기 위한 것이었듯이
당신이 인간 권력과 죄에 희생당하신 것은
아버지의 구원을 이루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그들은 예수님을 넘겨받았다.
예수님께서는 몸소 십자가를 지시고 ‘해골 터’라는 곳으로 나가셨다. 그곳은 히브리말로 골고타라고 한다.
거기에서 그들은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았다."(요한19,17-18)

당신은 베드로와 저의 형제를 특별히 사랑하시어
저희를 따로 데리시고 타볼산을 오르신 적이 있으시지요.
그 황홀한 신비 체험은 지금도 생생한데,
너무도 황홀하여 저는 아무 소리도 못하고
베드로만이 그저 무슨 말씀이라도 드려야 할 것 같아,
“주님, 저희가 여기서 지내면 좋겠습니다.
원하시면 제가 초막 셋을 지어
하나는 주님께,
하나는 모세께,
또 하나는 엘리아께 드리겠습니다.”하고 횡설수설하였지요.
그러나 당신은 그곳에 영원히 있고 싶어 하는 저희에게
“사람의 아들은 고난을 받을 것이다.”하고 말씀하셨지요.

영원히 있어야 할 곳은 지상 타볼산이 아니라 천상 타볼산이고,
천상 타볼산을 오르기 전에 해골산을 올라야 한다는 말씀이셨지요.
나이 먹은 지금에서야 깨닫습니다.
당신은 해골산을 오르기 위해 타볼산을 내려오신 것입니다.
그러니 우리 인생 여정도 당신을 따라 타볼산에서 해골산으로,
해골산에서 다시 천상 타볼산으로 가는 여정입니다.
해골산을 오르시고 십자가에 오르신 당신을 오늘 관상합니다.

아니 십자가에 못 박히신 당신을 관상합니다.
십자가에 목 박히셨기에
이제 십자가 없이 당신을 관상할 수 없습니다.
물론 당신은 3년이라는 긴 기간을 쉼 없이 다니셨습니다.
당신은 언젠가 당신을 자기 마을에 더 오래 붙들어두려는 사람들에게 “나는 하느님 나라의 기쁜 소식을 다른 고을에도 전해야 한다.
사실 나는 그 일을 하도록 파견된 것이다.”하셨지요.
그래서 이스라엘의 어디고 당신의 발길이 닿지 않은 곳이 없으며
하느님 나라가 도래했다는 그 표지를
당신이 보이지 않은 곳이 없었습니다.
그 중에서도 저희 형제가 처음 당신의 부르심을 받을 때
그물이 찢어지게 고기를 잡게 하신 그 기적,
바다 위를 걸으시고, 바다의 풍랑을 잠재우신 기적,
손을 얹어 눈 먼 이의 눈을 고쳐주시고,
심지어 죽은 아이들을 일으켜 세우신 기적은 대단했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그래도 저의 뇌리에는
십자가에 못 박히신 당신이 더 강렬하게 남아있습니다.
당신의 사랑은 그 어떤 기적보다도
이 십자가의 사랑에서 더 완전하기 때문이겠지요.
그렇습니다, 주님.
사랑은 너에게 베푼 기적에서 더 강하게 드러나는 것이 아니고
너를 위한 수난에서 더 강하게 드러납니다.
이 사랑의 수난, 아니 이 수난의 사랑이 Passio, Passion이지요.

그렇습니다.
당신의 사랑을 더 완전하게 드러내시기 위해,
당신의 사랑을 더 강렬하게 드러내시기 위해 곳곳을 다니시던
당신의 발과
그렇게 많은 기적을 일으키신
당신의 손이
이제는 단단히 십자가에 못 박히셨습니다.
그래서 이제는 십자가 없이 당신을 관상할 수 없습니다.
십자가에 못 박히신 당신을 관상하는 것이
어떤 때 너무 괴로워 십자가를 떼고 당신을 관상하려 해도
당신이 너무 십자가에 단단히 박혀 계시기에
십자가 없이 당신을 관상할 수가 없습니다.

그러나 십자가에 못 박히신 당신을 관상만 하고 있을 수 없습니다.
이제는 제가
십자가에 못 박히신 당신의 손과 발이 되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당신이 가셔야 할 그곳에 당신의 발이 되어 제가 가고,
당신이 손길을 내밀어야 할 곳에 제 손이 당신의 손이 되어야 합니다. 이것이 십자가에 못 박히신 당신을 관상할 때마다
당신이 재촉하시는 것입니다.
보지만 말고 행동하라고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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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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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홈페이지 허밍 2009.04.09 13:06:40
    "...십자가 없이 당신을 관상할 수가 없습니다."

    신부님 주님의 은총 많이 받으시기를 기도합니다.
  • ?
    홈페이지 수선화 2009.04.09 13:06:40
    신부님 고맙습니다!
  • ?
    홈페이지 뭉게구름 2009.04.09 13:06:40
    불쌍한 이 죄인은
    주님의 수난영화(The passion of the Christ) 를
    볼때마다 울기만 했지 울은 만큼 그렇게 살지를 못하고 있습니다.
  • ?
    홈페이지 요셉 2009.04.09 13:06:40
    네, 고맙습니다.
  • ?
    홈페이지 당쇠 2009.04.09 13:06:40
    오늘 성 목요일 말씀 나누기는 이따가 만찬 미사(밤 8시) 끝난 다음 올리겠습니다.

말씀 나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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