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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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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론을 준비하면서 화장은 어떻게 할까 생각해보았습니다.
화장을 잘 하려면 화장을 잘 지워야 할 것 같습니다.
이전의 화장을 잘 지워내고 얼굴을 깨끗이 닦아내야
그 위에 새로운 화장을 할 수 있겠지요.
마치 깨끗한 도화지 위에 그림을 그려야지
그렇지 않고 이미 그려져 있는 그림 위에 그림을 그리면
아무리 덧칠을 해도 원하는 그림을 그릴 수 없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건축으로 치면 리모델링보다는 부수고 새로 짓는 것이 낳을 것입니다.
원하는 그림을 얻고 원하는 집을 짓기 위해서는,
그래서 기존 것을 파괴하는 과격함이 요구됩니다.

오늘 복음의 예수님께서는 말씀하십니다.
“이 성전을 허물어라. 그러면 내가 사흘 안에 다시 세우겠다.”
성전을 정화하는 것으로도 부족하여 성전을 허물라 하십니다.
얼마나 과격합니까?
그러나 이렇게 과격하지 않으면 이전 것의 단절이 어렵습니다.

성 프란치스코의 얘기는 이 면에서 교훈을 줍니다.
“그는 어느 사순절에 시간을 낭비하지 않기 위하여
자유 시간을 이용하여 작은 잔을 하나 만들었다.
어느 날 삼시경을 열심히 바치다가
우연히 작은 잔이 그의 눈에 들어왔다.
그는 마음의 열정이 헤살 당했음을 느꼈다.
마음의 소리가 하느님의 귓전에 가납되는 것이 차단되자,
그는 괴로운 나머지
삼시경이 끝난 다음에 형제들이 듣는 데서 말하였다.
‘아아, 슬픕니다.
하잘 것 없는 일이 나를 덮쳐 나의 마음을 거기로 끌다니!
주님의 희생이 그것으로 방해를 받았으니
내가 그것을 주님께 희생물로 바치리라.
이 말을 하고 그는 작은 잔을 불 속에 던져 태워버렸다.”
이런 과격함과 단호함이 없으면
이전 것의 정화, 청소는 이뤄지지 않습니다.

제가 부산 봉래동 성당에 있을 때 일입니다.
그때는 사제 형제의 수가 부족해서 혼자서 사목을 하고 있었는데
밤에 신자들이 썰물 빠지듯 다 집에 돌아가시고 나서
문단속하고 수도원에 들어오면 그렇게 외롭고 허전하여
자동적으로 T.V를 틀게 되는 것이었습니다.
성서를 읽고 내일 강론을 준비해야지 마음을 먹어도,
마음 뿐 손은 저절로 T.V로 가는 것이었습니다.
이러기를 며칠, 이래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
그길로 아예 T.V를 없애버렸습니다.
머뭇거리면 안 될 것 같아 즉시 행동으로 옮긴 것입니다.
휴게실 가운데를 차지하고 있던 T.V가
휴게실만 중심을 차지한 것이 아니고
제 마음에도 주님 대신 중심을 차지하고 있었는데
이 T.V를 치운 순간 하느님이 제 마음 한 가운데로 들어오시고
음악과 함께 하느님의 말씀을 듣는 것이 그렇게 감미로웠습니다.
외로움과 허전함도 사라지고
함께 계시는 하느님이 차향처럼 느껴졌습니다.

하느님 모시는 성전이 되기 위해서는 Radicality가 필요합니다.
예수님도 프란치스코도
하느님을 위해서, 복음을 위해서는 radical하였습니다.
프란치스코는 하느님을 아버지라 부르기 위해 아버지를 버렸습니다.
하느님의 성전이 되기 위해 그 많은 재산을 다 포기하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를 하느님의 성전으로 만드시기 위해
당신의 형제를 버리고 우리를 당신 형제로 삼아주셨습니다.
그리고 하느님의 성전을 다시 세우기 위해
심지어 당신 성전을 허무셨습니다.
끈으로 채찍을 만드시어 장사꾼들을 성전에서 쫓아내시고
환전상들의 돈을 쏟아 버리시고,
탁자들을 엎어 버리시는 오늘 복음의 예수님에게서
우리는 하느님 집에 대한 열정을 느낀 제자들처럼
어떤 결기를 느낍니다.
그 누구도 말릴 수 없는 결기 말입니다.
회개의 사순시기,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 이 결기가 아닐까 묵상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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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홈페이지 뭉게구름 2009.03.15 13:56:11
    나에게, 내일이 없습니다.
    지금, 여기에서 결단을 내립니다.

    마당쇠 신부님의 전공은 청소가 아닌가요 !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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