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조회 수 1220 추천 수 4 댓글 2
매일미사 말씀 보기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No Attached Image

나는 세상에 불을 지르러 왔다.

그 불이 이미 타올랐으면 얼마나 좋으랴!

 

화이부동和而不同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평화롭게 지내지만 같지는 않다는 뜻이고,

평화를 위해 같아져야 한다고 생각할 필요가 없다는 뜻입니다.

 

이것을 뒤집으면

성격도 다르고,

취향도 다르고,

생각도 다르고,

의견도 다르고,

종교도 다르고,

영성도 다르고,

그야말로 많은 면에서 달라도 평화롭게 지낸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평화롭지만 같지 않고, 다르지만 평화로울 수 있기 위해서

전 단계가 있고, 이런 단계들을 거쳐야 합니다.

다름과 화해和解하는 단계와,

다름과 조화調和를 이루는 단계입니다.

그러니까 이런 단계를 거쳐야 다른 것과도 평화로워지는 것입니다.

 

이는 우리가 종종 다르다는 것 때문에 싸우고,

다르다는 것 때문에 사랑을 포기하고, 사랑을 포기함으로써

불화와 갈등을 해결하려는 의지마저 포기하기 쉬운데 그러지 않고,

너와 다른 내가 존중받고 싶듯이 나와 다른 너를 사랑으로 존중하는 겁니다.

 

그런데 이처럼 그저 다른 것일 뿐이라면 우리는 평화로우면서도 다르고,

다르더라도 평화로울 수 있어야 하겠지요.

그러나 어떤 사람이 또는 어떤 무엇이 그저 다른 것이 아니고

틀린 것이거나 옳지 않는 것일 경우에도 평화로워서는 안 됩니다.

 

그렇습니다. 진리와 정의 안에서 평화로운 것이어야지

거짓과 불의와도 평화로워서는 안 된다는 것이

오늘 주님께서 말씀하시는 것의 요지입니다.

 

우리는 종종 좋은 것이 좋지라고 생각하고

거짓과 불의를 거슬러 싸우는 의지를 꺾거나 접습니다.

싸우는 것이 귀찮고, 버겁고, 힘들고, 괴롭기 때문이고,

더 나아가 내게 불이익이 닥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진리와 정의, 더 정확히 얘기하면 하느님의 진리와 정의를 위해

내가 힘들고, 고통당하고, 손해 볼 필요가 뭐 있어 하며

세상의 거짓과 불의와 적당히 타협을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거짓과 불의와 싸우지 않는 또 다른 이유가 있습니다.

자기의 안위와 평안을 위해 비겁하게 타협하는 것이 아니라

도덕적인 힘과 사랑의 힘이 내게 부족하기에 싸우지 않는 겁니다.

 

무슨 얘기냐 하면 내게도 거짓과 불의가 있기 때문이고,

그것을 고치려는 회개의 의지가 약하기 때문이며,

나와 공동체를 하느님 뜻에 맞게 고치려는

더 큰 사랑과 진정한 사랑의 힘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주님께서는 세상에 불을 지르러 왔다고 하시며

우리의 이 약한 사랑의 불이 당신이 지르시는 불로

활활 타올랐으면 좋겠다고 하십니다.

 

사실 하느님 사랑이 불을 붙이지 않으면 우리가 어떻게 타오겠습니까?

그래서 클라라 성녀는 이렇게 노래하지요.

님의 사랑은 우리의 사랑에 불을 붙입니다.

님에 대한 관상은 우리의 휴식이고, 님의 어지심은 우리의 만족입니다.”

 

그렇습니다. 우리는 불을 붙여도 붙지 않고

열을 가해도 뜨거워지지 않는 그런 불연 존재가 아니라

가연성可燃性의 존재들, 곧 불을 지르면 불이 붙는 존재여야겠습니다.

 

서비스 선택
<-클릭 로그인해주세요.
댓글
?
Powered by SocialXE


말씀 나눔

매일미사 독서와 복음, 그리고 성 프란치스코의 글 묵상나눔

  1. No Image 28Oct

    성 시몬과 성 유다 사도 축일

     복음에서 열두 사도를 뽑으신 이야기는  공관복음 세 군데에 모두 나타납니다.  하지만 그에 앞서서 예수님께서 전도를 시작하시고,  그 과정 중에서 제자들을 하나씩 부르신 이야기를  전하고 있습니다.  즉 예수님께서는 그렇게 하나 둘씩 모으신...
    Date2017.10.28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명겸요한 Reply0 Views491
    Read More
  2. No Image 28Oct

    성 시몬과 성 유다 사도 축일-부르심에 조건은 없지만 응답은 있어야

    “날이 새자 제자들을 부르시어 그들 가운데에서 열둘을 뽑으셨다. 그들을 사도라고도 부르셨는데, 그들은 베드로라고 이름을 지어 주신 시몬,... 그리고 열혈당원이라고 불리는 시몬, 야고보의 아들 유다이다.”   오늘은 두 사도의 축일을 지내며 왜 이 ...
    Date2017.10.28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2 Views1178
    Read More
  3. No Image 27Oct

    연중 29주 금요일-유능한 엄마와 사랑의 엄마 중에서 어떤 엄마를.

    “선을 바라면서도 하지 못하고 악을 바라지 않으면서도 그것을 하고 맙니다. 그래서 내가 바라지 않는 것을 하면, 그 일을 하는 것은 더 이상 내가 아니라 내 안에 자리 잡은 죄입니다.”   오늘 바오로 사도의 말씀은 참으로 절절합니다. 피 한 방울 안 ...
    Date2017.10.27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1 Views1544
    Read More
  4. No Image 26Oct

    연중 29주 목요일-화이부동和而不同

    “나는 세상에 불을 지르러 왔다. 그 불이 이미 타올랐으면 얼마나 좋으랴!   화이부동和而不同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평화롭게 지내지만 같지는 않다는 뜻이고, 평화를 위해 같아져야 한다고 생각할 필요가 없다는 뜻입니다.   이것을 뒤집으면 ...
    Date2017.10.26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2 Views1220
    Read More
  5. No Image 24Oct

    연중 29주 화요일-기쁨과 감사 중에 어떤 것이?

    “그 주인은 띠를 매고 그들을 식탁에 앉게 한 다음, 그들 곁으로 가서 시중을 들 것이다.”   “행복하여라, 주인이 와서 볼 때에 깨어 있는 종들! 오늘 주님 말씀을 듣고 문득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종이라면 누구나 주인을 위해 깨어있지, 깨어있지 않...
    Date2017.10.24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2 Views1428
    Read More
  6. No Image 23Oct

    연중 제 29주간 월요일 복음 나눔 -부유한 신앙인-

    T. 평화를 빕니다.   저는 수도원에 입회를 하고 얼마 되지 않아서 10박11일일 동안 무전여행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말 그대로 무전여행이기 때문에 무일푼으로 11일일 동안 전국을 돌아다니면서 먹고 자고 차를 타고 하는 것들은 스스로 알아서 해...
    Date2017.10.23 Category말씀나누기 By일어나는불꽃 Reply1 Views598
    Read More
  7. No Image 23Oct

    연중 29주 월요일-사는 것이 사는 것이 되려면?

    “너희는 주의하여라. 모든 탐욕을 경계하여라. 아무리 부유하더라도 사람의 생명은 그의 재산에 달려 있지 않다.”   사람의 생명이 재산에 달려 있지 않다고 할 때 이때의 생명이란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요? 오래 살고 일찍 죽고 하는 그런 길이의 생...
    Date2017.10.23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3 Views1274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715 716 717 718 719 720 721 722 723 724 ... 1299 Next ›
/ 1299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