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조회 수 1496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T 온 누리에 평화

 

  공부들 하시느라 어려웠던 여러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노라니,

잊혀졌던 그 반대의 옛 일들이 하나 둘 떠오릅니다.

 

  초등학교 6학년 때 한동안 과외를 했지요.

너나없이 넉넉지 않았던 그 시절에, 엄마는 제가 원하는 거면 다 해주실 정도로

뒷바라지를 잘해 주셨거던요.  아마도 그때 과외를 하지 않았다면 제 성적이 그렇게 상위권에 들지는

못했으리라 봅니다.  

 

  과외 선생님이 어찌나 요점 정리를 잘 프린트해서 주셨던지...아주 쏙쏙 머리에 잘 들어와 재미가 있었고,

한 10명 정도의 과외 그룹 맴버중에서 저는 늘 1등 자리를 지켜, 선생님 편에서도 제가 늘 자랑스런

제자였다는 것을 느끼셨을 테지요.

 

  그렇게 저는 당시 서울시 입확률 중에서도 가장 높았던 '덕수중학교'에 1/4의 경쟁률을 뚫고 

그것도 아주 상위 성적으로 무난하게 입학할 수 있었습니다.

 

  그제나 지금이나 저는 원래 무어든 잘 먹지를 않고 소식하는 편이어서

한때는 "영양실조"라는 진단이 나와 '원기소'라는 영양제를 복용하기도 했죠.

얼마나 덩치가 작았던지, 중학교 입학 당시 학교에서 준 커다란 국어사전을 하학길에 들고 오는데,

제가 생각해도 국어사전이 저보다 더 큰 것 같은...그렇게 낑낑대며 겨우 들고 집으로 왔던 자신의

왜소한 자화상이 지금도 잊혀지지 않으니...!

  훗날 엄마로부터 가끔,  "예야, 왜 난 너에게 그토록 좋아하던 제과점 빵같은 걸 가끔 사 줄 수 있는

형편이었는데도, 할머니 할아버지를 챙겨드리는 데만 신경을 썼단다." 라면서 후회의 말씀을 하시곤

했습니다.  "엄마, 괜찮아요.  대신 할머니가 절 끔찍히도 잘 해 주셨잖아요."        

 

  그런 어린시절에 비하면 비록 여전히 소식이지만, 가리는 것 없이 얼마나 잘 먹고 지내는지 

제 자신이 대견스러운 겁니다.   

 

  아, '만주벌판'이란 여러분의 쓰거운 체험과는 달리, 동작동에서 흑석 2동으로 이사한 동네가

바로 중앙대학교 옆이요 상도동 고개로 넘어가기 바로 전에 있던 기와집이었지요.  그게 초교 4학년 무렵이었고, 어느 날 막내 삼촌의 심부름으로 아랫 동네의 만화가계에서 여러 권의 만화책을 빌려 왔죠.  그 중에

'복수의 칼'이란 제목의 만화를 신파극처럼 흥미진진하게 읽었고, 이후 돈만 생기면 쪼르르 만화방으로 달려가는 재미를 쏠쏠히 붙혔답니다.

  "할머니, 만화...!"하면, 금새 눈치를 채시곤 두 말씀 없이 쌈지돈을 꺼내주시곤 했으니,

그렇게 만화는 곧 상상력을 잘 길러준 제 어린시절 정서의 큰 몫이었습니다. 

  제가 유독 여행을 잘 할 수 있고 호기심이 많은 근간도 만화에서 길러진 것이라면 좀 과언일런가요?

 

  또 하나 제 뇌리에 잊혀지지 않는 황량했던 '상도동으로 넘어가는 고갯 길'!

  저는 그 길을 떠올리면, 마치 산적이라도 나오거나 서낭당이라도 있어야 할  법한 인적이 매우 드믄

비포장 도로였지요.  아마도 긴 세월 동안 별로 아주 드믈게 흑석동에서 상도동으로 넘어가는 고갯길이어서

자못 그 길을 넘노라면 잡초조차도 자라기 싫은 황량함에 지신 밟듯 가야하는 매우 한적한 길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들 곤 했죠.  그런 고갯길을 동재기 시절, 몸에 탈이 나면 할머니와 함께 '이화약방'이라는 곳을

찾아가기 위해 넘은 적이 여러번 있었습니다.  지금도 그곳엘 가면 남바위 쓰신 할머니의 모습이 선연히

나타나실 둣 하답니다.   

 

  중대 옆 동네에서(초교 4학년 때) 할머니는 저희 집 최초로 '허 마리아'란 본명으로 영세를 하셨지요.

  매일 새벽 미사를 마다하지 않으셨던 할머니를 쫒아 그 추운 엄동설한에도 성당엘 가면- 당시 가난했던

시절이라 성당에 어디 난방을 했나요?, 유독 손발을 시려하는 저였지만 한결같이 할머니 꽁무니를 쫒아

다녔으니, 그 기도의 염력이 지금의 생활에도 변함없이 생기는 거지요. 

  그런 은총의 고리를 주신 하느님과 할머니께 더없이 감사!!!


생활나눔

일상의 삶의 체험을 나눕니다.

  1. No Image

    '만주벌판....'과는 전혀 다른 좋은 추억들

    T 온 누리에 평화     공부들 하시느라 어려웠던 여러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노라니, 잊혀졌던 그 반대의 옛 일들이 하나 둘 떠오릅니다.     초등학교 6학년 때 한동안 과외를 했지요. 너나없이 넉넉지 않았던 그 시절에, 엄마는 제가 원하는 거면 다 해...
    Date2015.03.09 By김맛세오 Reply0 Views1496
    Read More
  2. No Image

    고향마을 소묘

    T 온 누리에 평화     만일 내 고향(지금의 동작동 현충원)에 현충원이 자리해 있지 않았다면 지금쯤 그 모습이 어땠을까? 아마도 그 넘어 반포나 흑석동처럼 고층 아파트로 빽빽하게 자리해 있을 터.   거기에 존재하던 옛 동리 이름들- '위말, 아랫말, ...
    Date2015.03.03 By김맛세오 Reply0 Views1442
    Read More
  3. No Image

    인왕산 호랑이...?

    T 평화/ 선   이렇듯 가까운 곳에 마음만 먹으면 기꺼이 산책이나 등산을 할 수 있는 산이 있다는 건 얼마나 큰 축복인지요. 바로 지기지우(知己之友)와 같은 인왕산(仁旺山)!   그런데 인왕산...하면, 제 뇌리에 호랑이가 붙따르는 걸 보면, 까마득한 ...
    Date2015.02.16 By김맛세오 Reply2 Views1702
    Read More
  4. No Image

    오묘한 자연의 신비 (3) - 말벌

    T 평화와 선   "에∼효!  무서운 녀석들!"   말벌을 떠올리면 제일 먼저 위와같은 섬찍한 말을 되뇌이게 됩니다. 왜냐구요?  역시 성거산에서 지내을 때의 일이지요. 두 번 말벌에게 쏘여, 병원 응급실에 찾아가 주사를 맞아도 약을 먹어도 상당한 여러 ...
    Date2015.02.02 By김맛세오 Reply0 Views1484
    Read More
  5. No Image

    오묘한 자연의 신비 (2) - 도롱뇽과의 동거...?

    T 온 누리에 평화   도롱뇽하면, 가끔 판도라의 시간 속에서 기쁘고 무서워했던 성거산의 추억, 그 시절을 떠올리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도롱뇽에 대하여 도마 위에 가장 많이 올랐던 것은, 아마도 수년 전, 천성산인가(?)에서 산허리를 관통하는 터...
    Date2015.01.26 By김맛세오 Reply0 Views1467
    Read More
  6. No Image

    오묘한 자연의 신비! (1)

    T 온 누리에 평화   얼핏 지나간 옛 일이 떠집니다. 천안 근교 깊은 산 속, 성거산 수도원에서 지냈을 때(2006∼2012년)의 일이죠.   어느 할아버지가 손뼘만한 크기의 작은 무궁화 묘목을 적잖이 가져다 주셨습니다. 수도원 건물을 리모델링한 직후라 무...
    Date2015.01.19 By김맛세오 Reply0 Views1255
    Read More
  7. No Image

    매일이 어제만 같아라!

    T 평화를 빌며.   어제는 참으로 기분 짱인 날이었습니다. 대전 대흥동 주교좌 성당에서 우리 형제들 3명(사제2/ 부제1)이 서품을 받았거던요.   원래 저는 업무상 자리를 비울 수가 없어 그곳 서품식에 참석한다는 건 언감생심! 그러나 주님께서 제 속 ...
    Date2015.01.13 By김맛세오 Reply0 Views1508
    Read More
  8. No Image

    내 인생의 소중한 인연들

    T 온 누리에 평화   아마도 살아가면서 인간관계나 하는 일에 있어서 많이 회자되는 것 중의 하나가  인연(因緣)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애초에 불교에서 나온 용어로, 결과를 만드는 직접적인 원인인 인(因)과 간접적인 원인인 연(緣)을 아울러 이...
    Date2014.12.16 By김맛세오 Reply0 Views1497
    Read More
  9. No Image

    겨울 새들아, 춥지않니!?

    T 평화 & 선   이렇게 날씨가 추운 날에 외출이라도 하면, 체질적으로 추위를 많이 타 우선 손발이 시려워 4계절중 겨울은 제발 '빨리가라...' 하는 게 솔직한 심정이다. 그러나 어쩌랴?  "추위야 더위야, 주님을 찬양하라.  얼음과 눈들아, 주님을 찬...
    Date2014.12.08 By김맛세오 Reply0 Views1344
    Read More
  10. No Image

    입을 복, 먹을 복

    T 평화가 강물처럼...   어린시절, 저희 집 마루 선반 위엔 거의 늘 꿀단지가 올려져 있었습니다. 그 때만 해도 가짜 꿀이 아니어서 혀가 얼얼할 정도로 당도가 높은 진짜 자연산 꿀이었던 거죠. 그런데 저는 워낙 먹는 데 신경을 쓰는 아이가 아니라, 할...
    Date2014.12.08 By김맛세오 Reply0 Views1447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 52 Next ›
/ 52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