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조회 수 2420 추천 수 0 댓글 3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T 평화/ 선

보통 큰 공동체에선 이런 날이면
여러 형제들과 함께 하는 시간들이라
웬지 설왕설래하는 들뜬 마음이기 쉽다.

이곳 성거산 같은 작은 공동체의 분위기는 지극히 다른 분위기...
늘 그렇듯이 고요와 침묵이 넘처흘러,
시끌벅절한 전례와는 달리
스치는 바람, 낙엽 소리에도 예민해져 예사롭게 들리지 않는
자연의 자매 형제들과 교감을 나누는 장(場)이 된다.

* * *

간밤 한차례 또 빗줄기가 지나갔나보다.
깜깜한 새벽 동쪽 하늘 더없이 맑은 자매 공기를 품은
초롱초롱 별자매들이 하늘의 밀어들을 도란도란 속삭이고 있고,
신선한 가을 바람 자매들이 콧끝을 간드리며
맑디 맑은 정기가 온 몸을 휘감는다.
추석의 보름달이 어제련듯, 어느덧 초생달처럼 가늘어진
하현달은 내려다 보는 여인의 가는 눈과 눈썹처럼
아름답고 요염하기조차하다.

아침 기도가 끝나
늘 그랬듯이 연못가로 달려가면,
거기엔 비단 잉어 자매들이 먹이를 기다리고 있어
그 뻐끔뻐끔하 입을 벌리며 달려오는 소리가
여간 귀여운 게 아니다.

"안녕, 잉어 자매들, 잘들 잤니?"
"맛...님도 잘 잤나요?"
"오늘이 무슨 날인 줄 아니? 프란치스코 성인 대축일이란다."
"알다마다요. 저희들에게도 사부님인걸요.
추카,추카,...함께 축하 많이 드려요!"

"맛...님, 저희들과는 축하 안하나요?"
(새벽 차가운 바람결에 살랑 살랑 흔들어 대는 소나무 잎들)
"응, 너희들도 거기 있었구나.
소나무 자매들, 바람 자매들,...아무렴, 모두 함께 축하하고 말고!
성인께선 성탄 대축일같은 날, 담벼락이라도 고기를 실컷 발라
먹여야한다고 하셨거늘, 오늘같은 좋은 날 서로들 기쁨의 축하를
해야하지 않겠니?"

다른 한 쪽 구석으론, 옅은 구름들이 웅성이며 몰려오는 걸 보니,
연극의 막처럼 새벽 하늘의 달, 별 자매들의 다음 차례를 기다리고
있는 게라, 좀 있음 또 비 자매들을 출현할 모양.

은총의 자매 비가 내리는 성거산 자락에
자연의 온갖 형제 자매들의 한마당 축제가 벌어지겠다.
장관스런 형제 폭포의 내달리는 소리와 함께...
  • Agnes 2010.11.01 07:42
    정원에 잔듸형제 몸매를 다듬어 주고 들어와 이제사 이글을 만났읍니다 맛님 고맙읍니다.
  • 변마르타 2010.11.01 07:42
    앞 글에 산토끼 자매라고 쓰셔서....
    자매인지 형제인지 어찌 아시고 그리 쓰셨냐구 여쭐려고 했는데....
    이 글에서 보니 신부님께는 모든 자연이 자매이시군요.ㅎㅎ
  • 2010.11.01 07:42
    T ^*^..것두 재밋는 질문이시네요. 제가 형제이니 대화의 상대는 남성, 여성격을 떠나서...아무려나 자매들이 이야기(수다?)를 잘 하잖아요.

생활나눔

일상의 삶의 체험을 나눕니다.

  1. No Image

    또 다른 만남

    T 평화와 선 성거산 줄무덤 성지 미사에 참례하러 가끔 뒷 산을 오르는 요즘... 하루가 다르게 짙어가는 가을 단풍에 넋을 잃게 만다. 역시 가을은 생각이 깊어지게 하는 계절! 급경사진 '십자가의 길'은, 말로 만의 십자가 길이 아닌 땀을 훔뻑 흘리게 하는 ...
    Date2010.11.07 By Reply2 Views2499
    Read More
  2. No Image

    가을...!

    T 온 누리에 평화 휘영청 달이 무척 밝은 걸 보니 '한가위' 명절이 지난 지 벌써 한 달이 지났나 보다. 저렇듯 온 누리에 형광등처럼 달 빛이 밝은 날 밤에는, 한참 취해 있을 3시경인데도 불면의 즐거움에 취해 야밤 산보를 한다. 한동안 자취를 감추었던 산...
    Date2010.10.23 By Reply3 Views2569
    Read More
  3. No Image

    용산 전쟁기념관...

    주님을 찬미 합니다~!!! 제가 지난 주말(10월9일)에는 모처럼 서울에 다녀왔습니다. 얼마 전(지난 9월 중순)에 제 휴대폰으로 전화가 한 통화 왔었어요. “여보세요?” (여자분 목소리) “아, 자매님이세요?” [제 휴대폰으로 전화해올 사람은 저희 식구 아니면 본...
    Date2010.10.11 By김성호 돈보스코 Reply0 Views3194
    Read More
  4. No Image

    이홍재 목사님

    T 온누리에 평화 세월의 먼 뒤안길 다시 뵙고픈 몇 분이 늘 내 안에 자리해 있다. 아주 어린 동지기(현 현충원 자리) 꼬맹이 시절, 서글서글하시던 옆 집 아줌마- 보선 엄마가 그 중 한 분이요 장교로서 우리 집 사랑방에 세들어 사시던, 부여가 고향인 안나 ...
    Date2010.10.09 By Reply0 Views2548
    Read More
  5. 환절기 면역력 높여주는 한방차 5가지

    환절기 면역력 높여주는 한방차 5가지 아침저녁과 한낮의 일교차가 크게 벌어지는 환절기라 감기나 호흡기 환자가 늘고 있다. 아침저녁으로 쌀쌀한데다 건조한 날씨가 계속 되면 면역력이 떨어지고 피부는 건조해지기 쉽다. 이럴 때는 따뜻하고 향기 좋은 한...
    Date2010.10.08 By이소영 Reply1 Views2706
    Read More
  6. No Image

    물매화를 보셨나요?

    T 평화/ 선 벌써 몇년째 성거산에 살다 보니, 이곳 토양에 무엇이 잘 자라는지 확연히 알게 되었다. 주로 소나무, 참나무, 영지,더덕, 도라지, 취나물, 밤...등 그래선지 먹거리가 풍부해 야생 동물들의 천국이기도 하다. 이맘때면 빼어 놓을 수 없는 몇몇 야...
    Date2010.10.05 By Reply0 Views2539
    Read More
  7. No Image

    성 프란치스코 대축일 아침에

    T 평화/ 선 보통 큰 공동체에선 이런 날이면 여러 형제들과 함께 하는 시간들이라 웬지 설왕설래하는 들뜬 마음이기 쉽다. 이곳 성거산 같은 작은 공동체의 분위기는 지극히 다른 분위기... 늘 그렇듯이 고요와 침묵이 넘처흘러, 시끌벅절한 전례와는 달리 스...
    Date2010.10.04 By Reply3 Views2420
    Read More
  8. No Image

    그래도 감사지정에 폭 빠져...!

    T 온누리에 평화 파아란 가을 하늘에 햇곡식이며 주렁주렁 먹음직스런 햇과일들! 예년의 추석 명절엔 늘 그랬었는 데... 계속되는 이상 기온으로 계절조차 정신을 못차리고 갈팡질팡... 추석 전야...절묘한 달빛을 보기엔 언감생심의 날씨라 그냥 추적거리는 ...
    Date2010.09.22 By Reply0 Views2359
    Read More
  9. No Image

    지난 주 이야기...

    주님을 찬미합니다~!!! 지난 주 목요일(9월16일) 저는 퇴근시간인 오후6시가 되자 사무실을 나와 은행동 으능정이 쪽으로 걸어갔습니다. 대전시내를 잘 아시는 분들은 으능정이 거리가 대전 구도심지역의 중심가라는 건 알고 계실테죠? 그쪽에 일이 있어 간 건...
    Date2010.09.20 By김성호 돈보스코 Reply1 Views2623
    Read More
  10. No Image

    무지 바빴던 어제 하루이야기.

    주님을 찬미합니다~!!! 제가 어제(9월12일)는 제11회 대전마라톤대회에 참가하여 완주했습니다. 오전8시부터 시작된 이 대회는 5km(건강코스), 10km(미니코스), 21.0975km(하프코스) 3개 종목으로 열렸지요. 어제 저는 10km를 뛰었구요. 그동안 열두번 마라톤...
    Date2010.09.13 By김성호 Reply2 Views2270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27 28 29 30 31 32 33 34 35 36 ... 52 Next ›
/ 52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