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조회 수 596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죄가 드러나는 곳엔 진리가 있다.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할 것이다.

죄를 짓는 자는 누구나 죄의 종이다.” (요한 8,32, 34)

 

나는 진리이신 분을 따라가는 과정에서

진리가 나를 자유롭게 하기 전에 나를 비참하게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진리라는 거울에 비친 나의 잘못과 나약함을 바로 보는 데서 오는 비참이었다.

아버지께서 그리스도 예수를 통하여 보여주신 크신 사랑과 자비를 경험했을 때

나는 슬픔과 함께 겸손하게 내면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죄의 종살이하는 나를 바라보면서 그 죄에서 벗어나기 위해

내 안에 있는 죄와 어둠과 싸우면서 더 깊은 의식으로

십자가의 예수님과 만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죄를 완벽하게 피할 수는 없었지만

나는 내 죄와 싸우면서 그 과정에서 얻는 깨달음이 있었고 지혜를 얻었다.

 

하느님께서 나의 죄를 허용하시는 것은 벌을 주기 위한 것이 아니라

더욱 진실하고 겸손하며 너그러워지게 하시기 위함이라는 확신이 생겼다.

이러한 확신이 없는 믿음은 늘 불안하고 초조하고 두려움 속에 머문다.

스스로 볼 수 없고 보고 싶지도 않고 차마 볼 용기도 없는 힘든 인간관계,

갈등과 실수와 큰소리치다가 당하는 망신, 심지어 원수처럼 생각되는 사람들,

그것들은 나를 비추는 거울이었다.

 

우리가 우리의 모습을 비추는 그러한 거울 앞에 바로 설 때,

남들을 비난하고 책망하고 부정하는 짓을 멈추게 되고

내 눈에 박힌 들보를 뽑아내는 일을 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해방이 주는 자유로 너를 받아들일 공간이 마련되는 것이다.

 

남들이 나를 사랑하기 쉽게 만든다는 것은

하느님께서 들어오실 공간을 만드는 일이다.

남들이 나를 사랑하기 쉽게 만들기 위해서는

겸손하고 정직하게 단점들을 순순히 인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정직과 겸손이야말로 하느님이 바라시는 것이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들을 사랑하기 위해서 먼저 해야 할 일이 그것이다.

하느님께서는 자기 잘못과 한계를 솔직히 시인하는 사람들과 더불어

하느님 나라의 현재를 보여주시고 드러내시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하느님 나라는 죄인들의 공동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죄가 드러나는 곳엔 진리가 있다.

우리의 악을 완벽하게 선으로 바꿔놓으시는 분께서

우리의 죄를 이용하여 우리를 온전하게 만드신다.

우리가 저지른 허물과 잘못을 통하여

건강한 의식과 깨어난 양심으로 데려가신다.

덩달아 나도 선해 지도록

 

2020, 6,7. 삼위일체 대축일에

이기남 마르첼리노 마리아 형제 o.f.m



서비스 선택
<-클릭 로그인해주세요.
댓글
?
Powered by SocialXE

자유나눔 게시판

자유롭게 글을 남겨주세요.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585 병상에서 쓴 묵상 글 1 마지막 저녁 식사 병상에서 쓴 묵상 글 1   1. 마지막 저녁식사   내어주는 몸과 쏟는 피의 성사 구원의 역사를 몸으로 쓰시는 분   내려놓는 힘의 무게 내어 맡기는 자유의 무게  ... 이마르첼리노M 2025.05.01 79
1584 스물 둘째 날: 침묵과 나아가 고독에 맛들이기 스물 둘째 날: 침묵과 나아가 고독에 맛들이기 당신은 어떤 식으로 자신을 새롭게 했고 자신에게 다가왔던 침묵을 경험한 장소들을 생각해보시오. 다음으로, 지금... 김상욱요셉 2025.04.24 118
1583 꽃들의 추위를 神의 제단에 꽃들의 추위를 神의 제단에   수술하러 떠나기 전날 갑자기 추워진 날씨처럼 통증도 변덕스럽다.   복사꽃 위에 쌓인 눈 배꽃 위에 쌓인 눈 꽃들은 얼마나 시릴... 이마르첼리노M 2025.04.15 82
1582 스물 첫째 날: 스스로에게 하는 말 스물 첫째 날: 스스로에게 하는 말 하루 중에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 중이나 일어난 후, 당신의 머리 속에서 일어나는 독백에 대해 더 잘 살펴보시오. 당신 스스로... 김상욱요셉 2025.04.14 68
1581 인식의 상반된 얼굴 인식의 상반된 얼굴   위가 어딘지 알려면 아래로 내려가야 합니다. 빛을 알려면 어둠을 경험해야 합니다. 하늘을 알려면 땅을 알아야 하고 영광을 알기까지 고... 이마르첼리노M 2025.04.10 126
1580 하느님 안에서 누리는 자유를 향해 길을 내다. 하느님 안에서 누리는 자유를 향해 길을 내다.   “너희가 내 말을 마음에 새기고 산다면, 나의 제자가 되어 진리를 알게 되고 진리가 너희에게 자유를 주리라.” ... 이마르첼리노M 2025.04.09 208
1579 하느님으로부터 사랑받고 있다는 믿음에서 나오는 선 하느님으로부터 사랑받고 있다는 믿음에서 나오는 선   하느님으로부터 사랑받고 있다는 믿음에서 나오는 선은 친절과 협력으로 조화와 균형을 만들어냅니다. 개... 이마르첼리노M 2025.04.07 107
1578 善의 속성과 얼굴 善의 속성과 얼굴   우리는 종종 선(善)을 추상적으로만 이해하려 합니다. 선의 속성과 얼굴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용서를 구하는 선, 용서하는 선, 기다... 이마르첼리노M 2025.04.02 203
1577 스무째 날: 생명의 한계 스무째 날: 생명의 한계 사람들 대부분은 우리 삶에서 진정한 한계는 우리가 죽음에 있다고 믿는다. 그런데 생명의 길이는 단순히 당신이 삶의 진가를 살고 있음... 김상욱요셉 2025.04.01 151
1576 꽃샘추위 그리고 마음의 겨울 꽃샘추위, 그리고 마음의 겨울   봄은 언제나 기대와 설렘으로 다가온다. 얼었던 대지를 녹이고 꽃봉오리가 부풀어 오르며 따스한 바람이 마음을 간지럽힌다. 그... 이마르첼리노M 2025.03.30 189
1575 삼위일체 하느님의 선에 참여하게 하는 앎 삼위일체 하느님의 선에 참여하게 하는 앎   외로움의 포로가 된 이들의 대부분은 자기를 지나치게 자아와 일치시켜 홀로 떨어진 존재라는 인식에서 나오는 독립... 이마르첼리노M 2025.03.19 191
1574 영원한 생명에 이르게 하는 생명의 빵 영원한 생명에 이르게 하는 생명의 빵   “나는 하늘에서 내려온 빵이다. 이 빵을 먹으면 영원히 살 것이다.”(요한 6,5) 예수께서 당신 자신을 생명의 빵으로 주... 이마르첼리노M 2025.03.17 187
1573 봄비 오는 날 봄비 오는 날   봄비 머금은 매화 꽃망울 눈물처럼 맺힌 생의 기쁨   수선화의 목을 뽑아 올리는 손 부드러운 바람으로 생명을 불어넣네   산수유의 노랑 저고리... 이마르첼리노M 2025.03.15 173
1572 기도할 때 먼저 청해야 하는 것 기도할 때 먼저 청해야 하는 것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마실까? 또 무엇을 입을까? 하고 걱정하지 말아라 이런 것들은 모두 이방인들이 찾는 것이다. 하늘에 ... 이마르첼리노M 2025.03.13 262
1571 봄의 교향곡 봄의 교향곡   매화꽃 수선화 산수유의 손끝에서 민들레와 진달래의 숨결 사이로 꽃들이 악보를 펼친다.   물오른 벚나무 가지마다 만삭이 된 꽃망울은 봄의 설... 이마르첼리노M 2025.03.11 213
Board Pagination ‹ Prev 1 2 3 4 5 6 7 8 9 10 ... 108 Next ›
/ 108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